# 0. 실존하는 인간의 생이란 매 순간 가감 없이 선명한 것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 The Revenant』입니다. # 1. 〖 1823년 8월, 그랜스 강 유역에서 곰에게 습격당해 살해당한 줄 알았던 아일랜드 이민자 출신 휴 글래스가 6주 동안 320km를 이동해 극적으로 살아 돌아왔다는 소식입니다. 〗 당시에도 신문 같은 것이 있었다면 대충 이런 식이지 않았을까. 기사를 읽은 사람들은 적잖은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느꼈겠으나, 그럼에도 실제 경험한 이에 비하면 심드렁한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것은 비단 19세기 사람들만의 무신경함이 아니다. 지금도 누군가의 비장한 사건이 두어 문장에 실리는 동안 사람들은 찰나와 같은 감상 끝에 흘려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