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Film/Action

왜 이러는 걸까 ⅰ _ 라스트 데이스 오브 아메리칸 크라임, 올리비에 메가톤 감독

그냥_ 2020. 6. 15. 06:30
728x90

 

 

# 0.

 

적지 않은 영화들을 봐오는 동안 얕게 이해한 영화들도 잘못 이해한 영화들도 많았습니다만, 그래도 뭐 하자는 건지조차 모르겠다 싶었던 영화는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아무래도 이 영화가 그 첫 번째가 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왜 이러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올리비에 메가톤' 감독,

『라스트 데이스 오브 아메리칸 크라임 ::

The Last Days of American Crime』입니다.

 

 

 

 

 

# 1.

 

대체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캐릭터와는 무관하게 X나 느끼한 말투로 허세를 부리는 데 대체 왜 이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캐릭터들을 다 소개받기도 전에 항마력이 남아나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거의 모든 대사는 도치되어 있거나 문학적 수사로 떡칠되어 있습니다. 거의 모든 연기는 여유롭다는 걸 어필하기 위한 겉멋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디스토피아 배경의 범죄 액션이라는 장르적 매력과, 이것들이 허세를 부리는 이유 사이에 어떤 개연성이 있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등장인물들이 좀 닥치고 있으려나 싶으면 귀를 어지럽히는 음악이 쉴 새 없이 쏟아지거나, 그것도 아니면 웬 설명충 내레이션이 등판하는데 얘 역시 누군지 도무지 알 수 없죠.

 

'API 신호'라는 게 있답니다. 시냅스에 자극을 주니 어쩌니 하는 데 언제나처럼 쓸데없는 소리구요. 어쨌든 결론은 '국가에서 외부의 신호를 통해 개인이 범죄 행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뇌를 직접 제어하는 시스템'이라는 배경 설정인 거죠. 안 하면 안 하는 거고 하면 하는 거지. 무슨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처럼 대문짝만 하게 초시계까지 달아가며 약을 올리는 건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설마 주인공 파티가 돌아다닐 시간을 벌기 위한 개수작은 아니겠죠?

 

그래요. 국가가 뇌를 제어하겠다 그러면 혼란이 생길 수는 있죠. 반대파 찬성파가 격렬히 대립하고 폭동이 일어난다. 좋아요. 근데 이쁜 몸매의 인조 가슴 누나는 왜 갑자기 차량 위에서 찌찌를 보여주는 건지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 2.

 

동료들에게 배신당한 우리의 주인공 '브릭'은 이상한 할아버지한테 소련제(!) 신경독(!)을 정가 4000달러에 쿨거래 하구요. 빨간 드레스 위에 김장 비닐을 껴입은 누나가 나타나 대뜸 얼음을 빨아먹더니 술을 사준다는 둥 질척한 대화를 주고받고, 화장실로 들어가 대련 자세를 취한 후 갑자기 섹스를 하는데, 그 위로 감독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스포티한 음악과 액션 스타일의 카메라 구성을 끼얹습니다.

 

폼은 오지게 잡지만 조루인 주인공의 짧은 섹스신이 끝나자마자 5:5 가르마의 비호감 단발머리남이 나타나 구수한 일본식 만담을 벌이는데요. 다섯 단어 타령의 수사적 헛소리들을 싹 걷어내고 나면 결국 동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자신이 알고 있으니 함께 복수를 하자라는 이야기입니다. 만, 방금 섹스한 비닐 재킷 여자는 사실 이 단발머리 남자의 약혼녀라네요.

 

김장 비닐 누나와의 섹스가 어지간히 좋았나 봅니다. 그것 말고는 주인공이 이 해괴망측한 커플을 따라 아지트로 향하는 게 설명이 안되거든요. 최첨단 방범용 고무줄넘기를 한번 가볍게 즐긴 후, 갑자기 은행을 털자(!)는 제안을 받습니다. 이 은행을 터는 게 왜 죽은 동생을 위하는 게 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찰나, 동생과 자신은 운명공동체라던 우애 넘치는 우리의 주인공은 덥석 이 은행털이에 가담하기로 결정합니다.

 

 

 

 

 

 

# 3.

 

카메라는 뜻밖의 4차 산업혁명 탓에 백수가 되어버린 경찰들에게 넘어갑니다. 누군지 모를 피칠갑한 여자 엑스트라가 한 명 등장하고 그녀를 따라온 노숙자 하나가 경찰에 총을 들이밀다 역관광을 당하는데, 동료 경찰들은 방금 다 죽을 뻔한 위기를 넘겨준 생명의 은인에게 집에나 가라고 핀잔을 줍니다.

 

다시 주인공에게 카메라가 넘어갑니다. 알록달록 과잠으로 갈아입은 김장 비닐 '셸비'가 또다시 주인공에 찝쩍댑니다. 애인이 바람나고 있는데 남자 친구 '케빈'은 벽 뒤에 숨어 NTR을 하고 있네요. 얘네 커플은 왜 이 모양인 걸까요.

 

여하튼 '케빈'은 알고 봤더니 돈이 썩어나게 많은 부자아빠를 둔 금수저였답니다. 그런 인간이 왜 굳이 위험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건가 싶었더니, 무려 미국 역사상 마지막 범죄자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따고 싶었다네요. 아... 이 인간이 왜 중2병 허세충짓을 하고 다녔는지 이거 하나는 알겠습니다.

 

 

 

 

 

 

# 4.

 

다시 카메라는 경찰서로 넘어갑니다. 앞서 노숙자 턱주가리에 구멍 뚫었던 경찰이 재출근해 경찰차를 빌려 잔뜩 화가 난 사람들 사이로 드라이브를 즐기면서 싱싱한 채소 수집을 합니다. 안그래도 잔뜩 화가난 사람들의 염장에 불을 지르면서 말이죠. 대체 왜?!

 

다시 카메라는 주인공 파티에게로 돌아갑니다. 세 친구는 이 시국에 겁도 없이 클럽을 가는군요. 얘네가 나누는 대화를 들어봤더니 글쎄... 우리의 여주 '셸비'는 MIT와 FBI를 해킹했답니다! 우와! 짱이다! 그러니까 이게 '우리 아빠 힘 짱쎄거든!', '우리 아빠는 슈퍼맨이거든!', '우리 아빠는 슈퍼 슈퍼맨이거든!!' 같은, 그런 거죠?!

 

누가 보더라도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쓰일게 뻔한 '해킹'이라는 코드가 억지로 주입되자마자, '케빈'은 냅다 '셸비'와 키스를 하며 종전 NTR의 복수를 합니다. 격정적인 키스를 끝낸 '케빈'은 다시 'API가 작동하면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라는, 관객이 40분도 더 전부터 들은 얘기를 반복하고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가운데 역시 커플 아니랄까 봐 '셸비' 역시 치명적인 척을 반복하고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있습니다.

 

 

 

 

 

 

# 5.

 

주인공은 '셸비'와 섹스를 합니다.

 

대체 얘네는 왜 이러는 건지 이 섹스가 왜 필요한 건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고맙습니다. 거사 후 현타 온 '셸비'는 갑자기 사람을 안 믿는다는 둥 싱글맘 밑에서 학대당하며 컸다는 둥의 전혀 궁금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성장 환경에 대한 설명을 하고, 또다시 주인공 '브릭'과 키스를 하는데 갑자기 해가 뜨더니 '셸비'가 사라집니다. 우리 해커 누나 혓바닥에는 마취총이라도 달려 있는 걸까요?

 

온갖 캐릭터들이 고라니 메타로 갑툭튀 하는 게 대체 몇 번째인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이상한 코 큰 아저씨가 또 한 명 등장합니다. 이쯤 되면 인물 구성을 기억하는 것마저 슬슬 버거워집니다. 초면이라 누군진 잘 모르겠습니다만, 주인공과의 대화가 겁나 달달한 걸로 봐선... 아마도 '브릭'의 전 남친이었나 본데요. 이 전 남친이 뭐하는 사람인지 왜 필요한 건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어쨋든 주인공은 혼자 유비에 빙의해 삼고초려의 심정으로 섭외를 뜁니다.

 

# 6.

 

여기까지가 영화의 1/3인 50분입니다. 런타임이 148분이니까 아직 1시간 40분이 남았다는 뜻이죠. 거짓말하지 말라구요? 이딴 말도 안되는 영화가 어딧냐구요? 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다음 글에 계속...)

 

 

왜 이러는 걸까 ⅱ _ 라스트 데이스 오브 아메리칸 크라임, 올리비에 메가톤 감독

왜 이러는 걸까 ⅰ _ 라스트 데이스 오브 아메리칸 크라임, 올리비에 메가톤 감독 # 0. 적지 않은 영화들을 봐오는 동안 얕게 이해한 영화들도 잘못 이해한 영화들도 많았습니다만, 그래도 뭐 하

morgosound.tistory.com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 본 블로그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글에서 다루는 작품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댓글", "포스트를 자신의 블로그로 유인하는 데 이용하려는 댓글", "무분별한 맞팔로우 신청 댓글" 등은 삭제 후 IP 차단될 수 있습니다.

 

 

"좋아요", "댓글""구독"

 

은 블로거에게 큰 응원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