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모든 작위에 대해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인 부작위가 존재한다. 정수진 감독,『바질과 데이지 :: Basil and Daisy』입니다. # 1. 성당 문을 빼꼼 들여다보는 오프닝은 안정적이다. 어색한 소녀는 이내 인자한 인상의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풀어놓는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아니라, 이야기를 겪은 화자의 내적 성찰임을 표현하는 작품들의 익숙한 플롯이다. '오이를 붙이고 있었어요, 오이를.' 작품의 인상을 결정하게 될 첫 대사는 힘준 티가 너무 나서 어색하다. '아, 그전에 말씀을 드리면 저는 엄마랑 단 둘이 살아요, 3년 전부터. 아빠는 돌아가셨구요, 되게 오래 아프셨거든요. 그래서 준비를 했었어요, 예상했던 이별이었으니까.' 로 이어지는 도치 4연타가 어색함을 한껏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