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해석할 수 있는 권력에 반기를 들다 하태민 감독,『피사체 :: Subject』입니다. # 1. 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해서 매번 눈에 불을 켜고 사진을 찍는 건 아니다. 그저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짐을 느끼는 게 즐겁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주변의 사물들을 조금 더 몰입해서 보게 되는 데, 그것이 마치 세상의 해상도를 높이는 듯한 착각이 든달까. 처음엔 건물, 꽃, 간판, 장식, 음식 따위만 찍어도 즐겁다. 점점 구도나 화각, 렌즈, 보정도 달리해보고, 같은 사물이 빛의 드라마틱한 효과에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에 매료되는 것도 즐겁지만, 결국엔 예정된 갈증에 도달한다. 역동성이 없는 사진들을 돌려 보는 동안의 공허함. 살아있는 사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