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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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의 회상

# 0. 2024년 3월 1일. 조산명(鳥山 明) 선생이 향년 68세의 일기로 타계하셨습니다. 『20세기 소년의 회상』 # 1. 그날따라 유난히 낯설게 느껴지는 서재. 먼지 소복한 귀퉁이에서 묵혀지고 있던 드래곤볼을 담담히 읽어나갔죠. 인이 박힐 정도로 많이도 봤던 익숙한 그림체와 익숙한 캐릭터와 익숙한 대사들은 책을 읽는 건지 책 위를 미끄러지는 건지 모를 정도로 책장을 넘기게 만듭니다. 둔하게 읽으리라는 다짐이 무색하게도 한나절이 지나기도 전에 야속한 42권의 마지막 장을 덮었는데요.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양반의 비보임에도 많은 분들이 소감 하시듯 참 헛헛하더군요. 문화의 본질이란 결국 연결인 걸까요. 그러고 보면 영화 개봉을 겸해 다시 읽은 슬램덩크도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요. 그것도 작년 1월..

Bla-bla/Bla-bla-bla 2024.03.26

야만의 세월, 도마 위에 오른다는 것

# 0. 배우 이선균 씨가 향년 48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야만의 세월, 도마 위에 오른다는 것』 # 1. 이원석 감독의 를 이야기하며 연기 정말 잘한다 감탄했었는데요. 그것이 마지막 코멘트일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제와 구태여 사건의 추이를 값싸게 나열할 생각은 없습니다. 고인의 사생활에 대해 가타부타 윤리적 가치판단을 한다거나, 수사도 종결된 마당에 혐의와 관련된 가치판단을 할 생각은 더더욱 없습니다. 그저 쓸쓸한 마지막에 '헛헛하니 아쉽다' 정도의 끝인사를 놓아두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사실 보름 전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글을 쓸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것이 소위 어그로를 끌어 검색량을 늘리기에는 나았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약간의 텀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

Bla-bla/Bla-bla-bla 2024.01.06

빼앗긴 호러에도 여름은 오는가

# 0.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텐트폴까지는 고사하더라도 어째 호러가 한편도 없네? 『빼앗긴 호러에도 여름은 오는가』 # 1. 2023 여름 텐트폴은 류승완 감독의 밀수,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 김용화 감독의 더 문,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입니다. 티켓값이 만만찮은 요즘인 데요. 없는 살림에 전부 극장에서 봤다는 것이 내심 스스로 대견스럽군요. 티켓값에 반비례한 관객의 인내심이 점점 낮아지는 탓에 스코어는 더 엄격하고 냉정해지는 듯합니다. 밀수와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제 예상보다 조금 더 선전하는 것 같구요, 비공식작전과 더 문은 손익분기점을 크게 밑도는 모양새인데요. 갈수록 흥행 성적과 작품성의 괴리가 좁혀지는 듯한 느낌도 있군요. 밀수와 비공식작전은 공통적으로 충무로 특유의 안전제일..

Bla-bla/Bla-bla-bla 2023.08.28

도박을 포기한 관객들과 다음 영화의 풍경

# 0. 개별 작품에 대해서만 이야기했지 조금 넓은 영역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가급적 블로그에 이런 류의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았는데요. 그래도 새로운 영화가 제작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은 팬에게도 뼈 아프다는 점에서 한 번쯤 고민하고 넘어가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 유럽 영화, 아시아 영화, 중동 영화, 남미 영화. 온갖 영화 다 보는 터라 자막에 크게 거리낄 것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기왕이면 자막 없는 영화가 보기 편한 것이 당연합니다. 기왕이면 우리 정서를 배경으로 한 우리말 나오는 우리 영화가 좋은 건 인지상정이죠. 『도박을 포기한 관객들과 다음 영화의 풍경』 # 1. 한국 영화의 침체를 놓고 다양한 진단들이 나오는 듯 보입니다. 관객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Bla-bla/Bla-bla-bla 2023.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