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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SF & Fantasy

정도껏 하지 ⅱ _ 정도, 진덕삼 감독

그냥_ 2020. 7.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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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껏 하지 -1- [정도, 진덕삼 감독]

# 0. 무슨 일이든 편견을 가진다는 건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누적된 경험이 만든 귀납적 결과가 무조건적으로 무시되는 것 역시 합리적이지는 않습니다. 드라마의 경우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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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아직 영화가 절반이나 남은 줄 미처 몰랐던 동일롱과 진강은 열심히 추훈을 설득합니다. 설득의 내용이라는 건 '천하제일 무술대회를 우승해 대장군이 되고 나면 관 태사를 탄핵할 수 있지 않느냐'는 거네요. 그러니까 관 태사는 스스로 대회를 열어 자신만큼 권력이 큰 직책을 스스로 만들었다는 거군요. 동시에 누가 될는지는 몰라도 누군가는 반드시 우승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대평가 토너먼트 대회의 후보자들 허리춤에 쇠사슬을 끼워 넣은 거구요. 거 참 똑똑하네요.

 

 

 

 

 

 

# 11.

 

출발 드림팀 테마의 천하제일 무술대회 1라운드가 끝나고. 2라운드는 드래곤 레이드입니다.

 

독을 퍼트리는 꽃과 미녀들을 휘감은 촉수물을 지나 서양식 드래곤과 동양식 용을 반반 무마니 한 조잡한 괴수가 등장해 오래전 『디 워』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꽃의 독을 낫게 하는 해독제가 왜 괴수 뚝배기에 묻어 있는 건지는 도통 모르겠습니다만 식도를 채 넘어가기도 전에 싹 낫는 걸 보니 약빨 하나는 죽이네요.

 

 

 

 

 

 

# 12.

 

우리의 모범 청년 동일롱은 그 와중에 오지랖이 폭발해 용가리를 구하러 갑니다. 무슨 대단한 봉인도 아니고 직전까지 이리 저리 날아다니던 괴수가 머리에 박힌 쇳덩이 하나 어쩌지 못한다는 게 어처구니가 없습니다만, 그것보단 얘가 중국어를 알아듣는다는 게 조금 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편안하게 앉아 쉬다가 동생들이 똥꼬쑈로 구해 온 해독제 먹고 간신히 살아난 추훈이, 자기 힘으로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말하며 자뻑하는 모습과 함께 2라운드는 적당히 정리됩니다. 

 

 

 

 

 

 

# 13.

 

관 태사가 나타나 3라운드는 주인공 3인조의 내전 데스매치라 선언합니다. 곤란해하는 주인공 파티 앞으로 영화 시작부터 자꾸 알짱거리던 파란 아줌마가 나타나 밑도 끝도 없이 영적인 공간으로 안내하는군요. 그러더니 갑자기 동일롱이 북연의 왕자랍니다. 근데 그걸 확인할 방법은 자기 피를 자기 팔에 묻히는 거라네요. 그럼 문장이 보인데요. 그냥 그렇답니다. 

 

이 초현실적인 파트를 '이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 아니 그냥 불가능합니다. 설정을 풀어놓는 동안의 합리성이나 서사성은 전무합니다. 저 순서대로 그러려니 하는 수밖에 없죠.

 

 

 

 

 

 

# 14.

 

직전까지 브로맨스 뽐내던 추훈은 대차게 동생을 저버리고 고작 핏줄에 삐진 쫌생이가 화를 내는 동안, 진강은 출발 드림팀과 드래곤 레이드가 겁나 재미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 그 누구도 아무런 관심이 없을 노예녀가 갑툭튀 해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자신의 내적 성장을 고백한 후 떠납니다. 내적 성장을 듣자마자 삐진 게 풀린 쫌생이는 다시 동생을 찾아 나서지만, 저런. 진강은 때 마침 관 태사의 손에 떨어져 있군요. 빌런은 최대한 관객에게 밉상으로 보이기 위해 무려 머리카락 뜯기를 시전 하고. 오빠 추훈은 헤어스타일에 한창 민감할 소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만 결국 징강은 목숨을 잃고 맙니다.

 

이 파트는 여캐의 목숨과 빌런의 어그로를 1:1로 교환하는 대목인 셈이죠.

 

 

 

 

 

 

# 15.

 

앞서 말씀드린 대로 멍청한 관 태사는 자기가 스스로 달아준 자신과 같은 계급장에 발목이 잡히며 어찌어찌 천하제일 무술대회 3라운드가 열리게 됩니다. 3라운드는 타임어택 디펜스라네요.

 

 

 

 

 

 

# 16.

 

주인공 형제가 타임어택을 하든 말든 어쨌든 빌런은 반란을 위한 폭동을 강행합니다. 전혀 의미 없는 얼굴에 낙인찍힌 무술대회 탈락자들이 궁으로 돌아오는 동안 식전 행사로 <주인공 형제 vs 심복 + 검은 개의 2:2 팀 배틀>이 펼쳐집니다. 반란을 일으킨 메인 빌런은 죽여버리면 간단할 황제를 굳이 가둬둡니다. 다수의 인간들이 벌이는 무자비한 동물학대가 끝남과 동시에 뜬금없이 비극적 로맨스가 한바탕 펼쳐집니다.

 

 

 

 

 

 

# 17.

 

황제가 있는 궁궐에 대체 어떻게 아무도 모르게 기름 폭포를 쳐 만들어뒀는지 1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폭포를 쳐 만든 빌런이 행글라이더를 타고 빤스런을 하는 마당에 뭔 일인들 없을까 싶긴 합니다. 허접스럽기 짝이 없는 CG불길 속에서 황제를 구하고 나면 남은 건 업보 청산뿐이겠죠. 추훈이 메인 빌런을 잔혹하게 조지는 장면을 끝으로 반란은 일단락됩니다.

 

죽은 동생 진강의 조각상은 궁궐 한복판에 만들어 뒀지만 묘는 이장하지 않은 채 언덕 등성이에 내팽개쳐져 있고. 동생 묘 보러 가는 데 왜 병사들을 떼로 끌고 와야 했던 건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만 알게 뭡니까. 잘생긴 헨리가 무대에 오를 때처럼 그루브를 타며 카메라를 향해 걸어오는 얼굴이나 한 번 더 보고 가시죠.

 

 

 

 

 

 

# 18.

 

그래서 이 괴랄한 '판타지 어드벤처 액션 모험 역사 정치 코미디 로맨스 브로맨스 오리엔탈 촉수물 버라이어티' 영화의 한 줄 요약이 뭐냐?

 

"덕삼이 형... 우리 진짜 '정도'껏 합시다."

 

 

'진덕삼' 감독, 『정도』였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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