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Film/Horror

앙코르 _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나카이즈미 유야 감독

그냥_ 2021. 7. 13. 06:30
728x90

 

 

# 0.

 

보통 맛있는 음식은 두 번 먹어도 맛있습니다.

처음 먹을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말이죠.

 

 

 

 

 

 

 

 

'나카이즈미 유야' 감독,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

カメラ を止めるな! スピンオフハリウッド大作戦!』입니다.

 

 

 

 

 

# 1.

 

최대 강점은 '컨셉을 잘 잡았다.'라는 점일 겁니다. 속편이 아니라 '스핀오프'를 기획했다는 점 말이죠. 속편은 전작과 동등한 위계에서 온전한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증명해야 합니다. 충분한 볼륨은 물론이거니와 시리즈물로서의 일관성은 유지하면서 동시에 고유의 차별점 혹은 개선책을 준비해야 하죠. 특히 전작이 많은 사랑을 받은 명작이라면 난이도는 급상승합니다. 고생해서 잘 만들어 놓으면 겨우 '당연한 거 아냐?'라는 소리밖에 못 듣는 반면, 못 만들기라도 했다간 욕만 바가지로 먹을 가능성이 농후하거든요. 소포모어 징크스. 특히 영화판에 한해 통용되는 <2탄의 저주>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죠.

 

 

 

 

 

 

# 2.

 

제목에서부터 원작을 고스란히 가져온 스핀오프라는 것을 명확히 합니다. 원작을 사랑해준 팬들에 대한 팬서비스이자, 즐겁게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을 위한 앙코르라는 점을 명확히 합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2018)>에서 배경만 살짝 달리했을 뿐 똑같은 구성을 한번 더 우려낼 테니 어깨에 힘 빼고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오라는 거죠.

 

실제 원작 감독인 '우에다 신이치로'는 각본에만 참여할 뿐 조감독이었던 '나카이즈미 유야'에게 메가폰을 넘겼습니다. 온전한 장편영화로서 96분의 런타임을 가졌던 원작과는 달리 58분, 1시간 안쪽으로 다이어트도 확실히 해뒀죠. 초반부터 들이미는 노골적인 배우 개그들. 반가운 얼굴들의 반가운 액션이 관객을 친절히 맞이합니다. 날아갈 듯 가벼운 팬서비스다 보니 원작 훼손의 리스크도 전무하구요. 밑도 끝도 없어 보이는 '할리우드'라는 설정은, 되려 이 프로젝트가 취하고 있는 안전한 접근법을 역으로 증명하고 있다 할 수 있을 겁니다.

 

 

 

 

 

 

# 3.

 

본편의 리뷰 말미에서 "수많은 레이어들을 공부하듯 정리하는 시선으로 본다면 아마도 흥미가 크게 떨어질 겁니다. 논픽션의 레이어들 속으로 기꺼이 몸 던져 들어간 후 픽션의 훼이크에 구출되어 나오는 과정이야말로 작품의 진짜 묘미라 할 수 있겠죠." 라 말씀드렸었는데요. 이번 작품의 한계는 바로 위의 대목. '수많은 레이어들을 공부하듯 정리하는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일 겁니다. 어떤 식의 구성, 어떤 식의 재미를 주려는 작품인지 관객들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보다 보면 첫 좀비 등장에서부터 나도 모르게 예외적 상황들을 차곡차곡 정리하게 됩니다. 저기서 토하는 거 보니 저 인간 또 술 마셨나 보네. 저기 가발 벗겨지는 거 두고 당황하는 장면 나오겠군. 저기서 주인공이 허둥대는 걸 보니 시간을 끌어달라 했나 보지? 갑자기 제트스워드 꺼내는 거 보니까 원작 도끼 메타 오마쥬인 건가. 첫 20분 극중극 나오고, 20분 '마오' 등의 이야기 나왔으니, 이후 20분은 다시 촬영 현장 나올 테고, 그렇지. 마지막 스탭 롤과 함께 실제 스탭과 배우들의 화기애애한 모습 나오겠지... 등등 말이죠. 괴랄한 전개들 속에 담긴 부자연스러움을 충분히 즐길 수 없다는 건 분명 치명적입니다. 반전을 알고 보는 반전 영화와 같은 경험적 한계라 할 수 있죠.

 

 

 

 

 

 

# 4.

 

원작을 본 관객에게 있어 이야기 구조를 즐기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데요. 감독은 장르 경험의 공백이란 문제를 '짧은 런타임의 산뜻함'과, '특유의 B급스러운 분위기', '일본식 코미디'를 통해 효과적으로 극복합니다. 팬서비스성 작품 안에서 다시 팬서비스를 말하는 위트 넘치는 구성 또한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시리즈 만의 재미라 할 수 있겠죠.

 

원작 역시 관객에게 전달되는 화면 뒤에 숨은 영화인들에 대한 찬사가 핵심 주제의식 중 하나이긴 합니다만, 이 작품은 없는 런타임을 아껴 고군분투하는 스텝들의 노고와 팀워크를 묘사하는 것에 조금 더 과감히 투자한 모양새입니다. 코미디와 호러 위주의 전작에 비해 마치 소년 만화스러운, 확연히 더 따뜻한 분위기로 연출됩니다. 그래요. 커튼콜에 올라 고생한 스텝들을 추켜세우는 건 국룰이죠.

 

전작 밈들 알뜰살뜰 모아 돌려주는 와중에 '마오'와 '할리우드'에 얽힌, 시리즈를 관통하는 <진정성을 담아 발로 뛰는 영화의 가치>라는 주제의식까지 깨알같이 챙겨놓고 있습니다. 58분짜리 거대한 농담과 같은 영화입니다만, 그럼에도 갖출 건 다 갖춘 작품이라는 거죠. '나카이즈미 유야' 감독,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이었습니다.

 

# +5. 역시 좋은 영화는 좋은 각본에서 출발하나 봅니다.

# +6. 좀비가 나타나도 하나만 기억하면 안심입니다. 퐁!

# +7. 마오 졸귀. :)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 본 블로그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글에서 다루는 작품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댓글", "포스트를 자신의 블로그로 유인하는 데 이용하려는 댓글", "무분별한 맞팔로우 신청 댓글" 등은 삭제 후 IP 차단될 수 있습니다.

 

 

"좋아요", "댓글""구독"

 

은 블로거에게 큰 응원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