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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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170

단편영화가 외면받는 이유 _ 차장님은 연애 중, 안지희 감독

# 0. 단편영화를 권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강제규 감독의 을 리뷰했었는데요. 이 영화는 그와 정반대 되는 영화라 할 수 있겠네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단편영화에 대한 선입견들이 없지 않죠. 이 영화는 그 모든 부정적인 선입견들의 집합이라 할 법합니다. '안지희' 감독, 『차장님은 연애 중 :: Boss in Love』입니다. # 1. 좋은 퀴어영화는 몰입해 보다 보면 어느새 퀴어로서의 속성이 느껴지지 않도록 만든 영화들입니다. 사랑이나 우정과 같은 감정의 보편성이 육체적, 정신적 성별이나 지향성을 아득히 극복한다는 것을 정서적으로 증명함으로써 막연한 선입견과 차별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보여주는 영화들이죠. 평등은 결과의 양적 균형만을 위해 다양성이 말살된 세상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의 ..

Film/Comedy 2019.03.11

돈과 시간을 아끼세요. ⅰ _ 자전차왕 엄복동, 김유성 감독

# 0. 추위 타는 걸 끔찍이도 싫어해 겨울철이면 평소만큼 영화관을 자주 찾지 않습니다만 이 영화만큼은 꼭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올해는 요놈이네요. 스크린 쿼터제가 필요한 것일까라는 비판에 대한 강력한 근거. 여신 김러브 최악의 흑역사 『누가 그녀와 잤을까』 감독 연출. 제대로 된 필모를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월드 스타 주연배우. 불순한 의도가 가득한 개봉 타이밍. 애저녁에 뒤져버린 개연성과 폭력적 국뽕과 억지 신파의 환장하는 콜라보. 공중분해된 투자자들의 멘탈과 관객의 어처구니. 이 모든 것들이 총 동원된 매년 분기마다 꼬박꼬박 등장하는 한국영화의 '똥'들. '김유성' 감독, 『자전차왕 엄복동 :: Race to Freedom : Um Bok Dong』 입니다. # 1. 사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Film/Drama 2019.03.01

단편영화를 권하는 이유 _ 민우씨 오는 날, 강제규 감독

# 0. 아직도 나는 당신의 모습 보지 못하고 당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다만 내 집 문 앞을 지나시는 당신의 조용한 발걸음 소리를 들었을 뿐입니다. '강제규' 감독, 『민우씨 오는 날 :: Awaiting』 입니다. # 1. 쉽지 않네요. 리뷰마다 없는 글재주 짜내느라 나름의 고충이 있습니다만, 이 작품은 평소의 그것보다 조금 더 힘든 느낌입니다. 단편영화들은 아무래도 간결한 이야기 속에 선명한 메시지를 담는 작품들이 많은데요. 생각나는 얘기를 함부로 했다가 이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과 이 이야기에 얽힌 삶을 사시는 분들께 폐가 될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죠.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은 가급적 글을 읽지 마시고 영화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이 영화는 소중한 시간과 돈을 들여 보아도 아깝지 않은 완..

Film/Drama 2019.02.08

영화 - 배우 = 0 _ 마약왕, 우민호 감독

# 0. 벌써 2018년도 다 지나갔네요. 야심한 밤, 미떼 광고 속 아저씨들처럼 스웨터 차림에 핫초코 한잔 뽑아 들고 창가에 서서 지난 한 해를 떠올려 봅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2017년은 아마도 김수현 주연 의 광풍이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간 해로 기억되시겠죠. 곱게 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날 모텔로 향하는 커플을 본 솔로의 마음처럼 너덜너덜 해진 팬들에게, 12월 끝자락에 혜성같이 나타난 장준환 감독의 은 1달 만에 뽑기 성공한 무신사 할인 쿠폰처럼 따뜻하셨을 겁니다. 다행히 올해 2018년은 과 같은 인피니티 건틀렛 장착한 타노스가 나타나진 않았습니다만, 슬프게도 유례를 찾기 힘든 망작의 다단 히트에 멍든 한 해로 기억됩니다. 관상과 이승기 팬덤 빨로 날로 먹으려다 체한 이..

Film/Thriller 2018.12.20

20% 부족할 때 _ 아메리카 타운, 전수일 감독

# 0. 미군부대 근처에 만들어진 기지촌, 그곳에서 자의 반 타의 반의 성매매를 했던 소위 '양공주'들과 그런 양공주에게 첫사랑을 느낀 사진관 소년의 비극입니다. 오프닝의 콘돔이 버려진 차갑고 건조한 벌판, 그 위를 가르는 찢어질 듯한 비행기 소리처럼 일관되게 삭막하고 투박합니다. 모든 순간에 온기도 정서도 없습니다. 다들 나름의 절실함을 살지만 그들 모두는 방치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사는 게 당연한 줄만 알았던 시대, 그렇게 사는 게 당연한 줄만 알았던 공간을 다룹니다. 아이템은 매력적이죠. 아이템만 매력적이란 게 문제지만요. 전수일 감독, 『아메리카 타운 :: America Town』 입니다. # 1. 냉정히 만족스러운 점수를 주진 못할 것 같습니다. 주조연 가릴 것 없이 배우들의 억양이나 대사처리에..

Film/Drama 2018.12.18

HELLO, HOW ARE YOU, WHO ARE YOU _ 김씨표류기, 이해준 감독

# 0. 『천하장사 마돈나』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키덜트 한진우 박사를 데려다 살을 뒤룩뒤룩 찌우게 만들어 성전환 수술을 꿈꾸는 트랜스젠더 씨름 선수로 만든 미친 영화죠. 짝사랑하는 선생님은 초난강, 씨름부 감독은 백윤식, 쿵짝을 맞추는 동료는 개그맨 문세윤입니다. 막장 영화 아니냐구요? 전혀요. 주연 류덕환은 천하장사 마돈나로 그해 대종상과 청룡영화상을 비롯한 7개의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게 되는걸요. 이 골 때리는 영화를 만든 사람이 2009년 차기작이라고 가져온 영화가 바로 이 작품입니다. 천만명이 사는 서울 한복판에 표류된 남자를 다룬 케스트 어웨이. '이해준' 감독, 『김씨표류기 :: Castaway on the Moon』 입니다. # 1. 남자 김씨는 신용불량자입니다. 부모의 무모한 기대, ..

Film/Comedy 2018.12.17

역설로 빚은 잔혹동화 _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안국진 감독

# 0. 빈방이 있습니다. 각진 빈방을 노려보던 감독은 창문과 문이 거꾸로 매달리게끔 방을 뒤집습니다. 침대를 거꾸로 천장에 붙입니다. 협탁과 수납장 역시 천장에 뒤집어 붙입니다. 책상도 의자도 붙입니다. 이불과 배게, 카펫, 거울, 그 외 사소한 장식 모두 빠짐없이 거꾸로 매답니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앨리스를 방에 들여보냅니다. 눈 앞에 모든 것이 뒤집힌 세상이 보입니다. 어지럽네요. 다행히 감독의 생각을 이해한 성실한 주인공은 스스로의 몸도 천장에 거꾸로 매답니다. 그랬더니 어머나. 모든 것이 뒤집힌 세상이 잔인하리만치 똑바르게 보이지 뭐예요. '안국진' 감독,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 Alice In Earnestland』 입니다. # 1. 모든 것을 뒤집어 세상을 적나라하게 비추려 드는 ..

Film/Drama 2018.12.10

두 글자로, 손절 [성난황소, 김민호 감독]

전작 『동네사람들』 리뷰에서 '김새론' 양을 너무 심하게 까서 였을까요. 납치에도 고작 셀프 이발만 했던 아저씨가, 웬 듣도 보도 못한 리뷰어 따위에게 아끼던 동네 꼬맹이가 털리는 걸 보더니 머리끝까지 화가 나 벌크업을 잔뜩 하고 장첸에게 죽은 장이수를 예토 전생시켜 옆구리에 차고 득달같이 쫒아옵니다. 정신 나간 불수능에 야귀가 되어버린 수험생들을 현빈마냥 무찌르며 가까스로 도착한 극장에서 거친 숨을 몰아 쉬는 찰나. 기어코 그곳까지 쫒아온 아저씨는 범죄도시,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이라는 탄환을 제 멘탈의 방탄유리에 꽂아 넣고 선 이렇게 말합니다. "아직 한발 남았다." '김민호' 감독,『성난황소』 입니다. 클리셰를 찾아라 예상하시는 그 영화, 그 대로입니다. 그 배우 주연, 그 배우들 조연. 그 플..

Film/Action 2018.11.26

섹시한 가영씨 _ 밤치기, 정가영 감독

# 0. 영화를 좋아합니다. 좋은 감독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이야기를 듣노라면 고작 두어시간 동안만에 수십년의 인생을 덤으로 사는 느낌이 든 달까요. 문지방을 넘는 데만 성공하면 수백명의 사람들이 수백억의 돈과 수년여의 시간을 들여 만든 온전한 세계를 단돈 만원에 접할 수 있습니다. 엘프와 드워프가 오크 머릿수를 세는 헬름 협곡을 지나, 수다스러운 조지 클루니와 함께하는 우주를 건너, 시가를 비스듬히 문 제이미 폭스의 묵음 D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거 될 수 있는 환상적인 취미죠. 매주 새로운 영화가 개봉하기 무섭게 영화관을 찾는 건 아직 영화보다 더 남는 장사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영화보다 영화관이란 공간을 조금 더 좋아합니다. 사랑하는 커플들과 사랑하려는 사람들, 외로운 솔로들과 자녀 ..

Film/Romance 2018.11.15

너무 비겁한 거 아닌가요? _ 동네사람들, 임진순 감독

# 0. 또 마동석이 또 적당히 개그 치다 또 적당히 아이를 만나 또 적당히 빡치다가 또 나쁜 놈들 후드려 패는 영화입니다. 임진순 감독, 『동네사람들 :: Ordinary People 』입니다. # 1. 카톡은 하지만 SNS는 하지 않는 신기한 시골에서 여고생이 실종되고, 옥상에서 감성 셀카 어플의 파스텔 톤으로 빨래를 하던 김새론이 사라진 친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세상 누구도 도와주지 않고, 슈퍼히어로 마동석이 나타나 어른들은 몰라요! 몸뚱이가 2배로 불어난 아저씨와 친구를 찾지만 주검으로 돌아오고, 피납치 전문가 김새론이 cctv와 사람이 드글드글한 병원 한복판에서 납치되자 빡친 마동석이 이보영 남편 후드려 패고, 장광 코앞까지 가서 친절하게 유리문 열어준다는 영화입니다. 은 액션 스릴러입니..

Film/Action 2018.11.11

아시발꿈 _ 완벽한 타인, 이재규 감독

# 0. 시작부터 독특합니다. 누구나 유해진들이 나올 줄 알았을 텐데 웬 아이들이 물고기 낚시를 하거든요. 늦은 밤 강가에 모여 물고기를 구우며 월식을 구경하면서 그곳이 강인지 바다인지로 다툼을 벌입니다. 쉽게 규정할 수 없는 타인과 개인의 경계를 슬며시 은유하며 이후 어른이 된 캐릭터들도 은근히 들이밉니다. 능구렁이 같네요. 재밌습니다. '이재규' 감독, 『완벽한 타인 :: Intimate Strangers』입니다. # 1. 수십 년이 지나 친구들이 모입니다. 석호의 집들이 겸 월식 구경 겸 식사 모임이네요. 유해진과 염정아, 조진웅과 김지수, 이서진과 송하윤 등의 낯익은 얼굴들이 앞다퉈 스크린에 등장해 무섭게 대사를 쏟아냅니다. 바삐 대화가 오가는 사이 인물들의 배경과 관계, 성격에 대한 소개가 이루..

Film/Comedy 2018.11.05

모두에 대한 모욕 _ 창궐, 김성훈 감독

# 0. 면전에 대놓고 욕을 들으면 이런 기분일까요. 감독이 나타나 얼굴에 침을 뱉고 도망가면 이런 기분일까요. 아닙니다. 그래도 이거보단 기분이 덜 나쁠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얼마들지 않은 관객 중 1/3이 중간에 일어났습니다. 몇몇으로부터는 욕하는 소리도 들었습니다만 그게 제가 한 소린지 나가는 사람들이 한 소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은 관객들은 주요 인물들이 죽어나갈 때마다 실소를 터트리거나 짜증을 냅니다. 앞의 관객이 휴대폰을 꺼내도 아무도 화를 내지 않습니다. 누가 전화 통화를 하며 큰 소리로 "야! 지금 ㅈ같은 영화 보고 있어!"라 소리쳐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대단한 영화를 봤습니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습니다. 빨리 가죠. '김성훈' 감독, 『창궐 :: Ram..

Film/Horror 2018.10.30

폭주하는 해방감 _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감독

# 0. 최고의 한국영화가 뭐라 생각하냐 물으신다면 아무래도 을 고를 듯합니다. 하지만 과 중 뭘 보겠느냐 물으신다면 라 답할 겁니다. 만약 박찬욱 최고의 영화가 뭐냐 물으신다면 역시 를 꼽을 듯합니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 영화 중, 아니 한국 영화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뭐냐 물으신다면 전 이 영화를 고르겠습니다. '박찬욱' 감독, 『친절한 금자씨 :: Sympathy for Lady Vengeance』입니다. # 1. 의 주제 의식에 관한 해석은 대충 구글링만 해 봐도 징글징글하게 많이 나옵니다. ⑴ 금자의 뿌리 깊은 죄책감과 그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구에 대한 탐구라든지, ⑵ 천사는 내가 부를 때만 나타난다는 둥의 편의적이고 왜곡된 종교관이라든지, ⑶ 야매 미용실에서의 기도 후 개의 몸을 ..

Film/Thriller 2018.10.25

방치된 사람들에 대한 진중한 시선 [미쓰백, 이지원 감독]

영화는 소외된 사람들의 상처, 그리고 그 모두에 대한 연민을 이야기합니다. 주요 인물들은 모두가 소외되고 고립된 사람들입니다. 미쓰백과 지은은 물론이거니와, 미쓰백에게 절망적인 유년기를 물려준 엄마 정명숙, 심지어 지은의 아비 김일곤과 그 애인 주미경도 악인이긴 하지만 어찌 되었든 의지할 곳을 상실한 사람들이죠. 그들의 서로에 대한 폭력과 냉소의 연쇄, 대물림의 참상이 이어집니다. 그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에 대한 감독 나름의 대답을 이야기의 형식으로 풀어갑니다. '이지원' 감독,『미쓰백』 입니다. 지옥같은 연쇄를 끊어낼 수 있을까 감독은 사각지대에 방치된 위태로운 삶을 이야기합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상처받은 인물들 사이사이로 각자의 일상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

Film/Drama 2018.10.16

범죄 3, 드라마 7 [암수살인, 김태균 감독]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본, 올해 개봉한 한국 상업영화들 중에선 이게 의심의 여지 없이 1등, 1등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 영화도 한 해를 대표할 최고의 영화... 라고 하기면 좀 빠지는 점들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거보다 나은 영화는 없었다. 라고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끽해야 뒤를 이을 괜찮은 영화라면 공작, 안시성, 버닝, 곤지암, 너의 결혼식 정도 될까요? 지갑에 수북이 쌓인 도장 찍힌 티켓들을 보며, 한국영화에 때려 박은 티켓값을 생각하니. 새삼, 씨X이네요. 여튼, 그런 이유로 이 영화는 최대한 스포일러를 피해 리뷰하려 합니다. 같은 돈 써야 한다면 이런 영화에 돈을 써야 한다고 생각하니까요. '김태균' 감독,『암수살인』 입니다. 웰-메이드 범죄 드라마 스스로 살인을 저질렀다..

Film/Drama 2018.10.06

게으르거나 안일하거나 [원더풀 고스트, 조원희 감독]

오늘은 쓸데없는 얘기를 줄이겠습니다. '죽이고 싶은'의 조원희 감독이 이미 죽은 귀신 장르를 데리고 죽이고 싶은 영화를 가지고 왔거든요. 덕분에 영화를 보고 나서 이걸 예매한 절 죽이고 싶었죠. 명절. 감동. 코미디. 어후 지겨워. 저 세 글자만 들어도 딱 각이 나오시죠? 꼰대가 제 멋대로 정의한 훈훈한 청춘, 닭똥 같은 눈물 뚝뚝 흘리는 이쁘장한 아역, 양산형 아침드라마에서나 볼법한 가족과 연인의 어색한 콜라보, 삼류 양아치 팔뚝에 새겨진 '차카게 살자' 식의 권선징악, 억지로 접붙인 공동체와 '씨X 제발 좀 감동해주면 안 될까?'라는 2시간에 걸친 감정 구걸. 배우 이미지와 개인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억지 개그. 네, 정답. 아냐! 이 영화는 명절. 감동. 코미디에 귀신을 더했다고! 아~ 귀신~~?..

Film/Action 2018.10.04

마리오네트 _ 협상, 이종석 감독

# 0. 윤제균 제작자님에 대한 세간의 오해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가슴 아픈 일이죠. 추석 시즌만 되면 영화관에 쓰레기 같은 마이너카피작들 걸어서 돈 빼먹으려 든다라거나, 관객을 대화 상대가 아닌지 주머니 속 호구 물주로만 본다라거나, 사람들을 감정적으로만 자극하는 삼류 신파극만 만든다라거나 하는 식인데요. 이런 비겁한 날조가 아직도 판치다니. 심각한 문제가 아니지 않지 아니할 수 없지 않습니다? 윤제... 아니, 이종석 감독의 『협상 :: THE NEGOTIATION』 입니다. # 1. 감독님에 대한 오해들을 볼 때면 너무나도 마음이 무겁습니다만 제 이런 부질없는 걱정에도 불구하고 우리 한국영화산업의 수호자, 대한민국 크리에이터의 자존심, 매번 참신한 시도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혁명가, 윤제균 감독님은..

Film/Thriller 2018.09.28

캐릭터를 생성하시겠습니까?_ [안시성, 김광식 감독]

영화 제목을 듣는 순간부터, 우리 모두는 이 영화가 어떻게 흘러갈지 알고 있습니다. 당 태종 이세민이 15만 대군을 우르르 몰고 와서 안시성을 공격하다 우주 방어 전문가 양만춘에게 막혀 열폭하고, 에라이하고 토성 쌓았더니 양만춘이 토성 낼름 뺏어가면서 눈깔 주고 GG친다는 내용이죠. 네? 그걸 어떻게 아냐고요? 저처럼 수업시간에 조셨나 보군요. 이럴 땐 순진하게 모르는 티를 내기 전에 저처럼 꺼무위키를 켜 안시성 전투를 찾아보는 게 좋습니다. '김광식' 감독,『안시성』 입니다. 공들여 만든 전쟁신 물론 그렇다고 2시간 내내 전쟁만 할 수는 없겠죠. 그럴만한 사료도 충분치 않거니와, 사료가 충분하다 하더라도 2시간 내내 전쟁만 하면 추석 기념으로 자식 손주들 거느리고 영화관을 찾은 어르신들이 당 태종보다 ..

Film/Action 2018.09.24

땅의, 땅에 의한, 땅을 위한 _ 명당, 박희곤 감독

# 0. 월세 15만 원짜리 반지하 단칸방에서 종부세 기사들을 읽으며 현타가 오던 차에, 민족의 명절 추석을 맞아 조물주 위의 건물주가 되고 싶은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 돈 많은 인간과 권력 잡은 인간과 왕손 금수저가 비싼 땅을 놓고 2시간 동안 싸우는 영화를 만들었다기에 보고 왔습니다. 역시 현실도피엔 대리만족만 한 게 없죠. 문제는 이 영화가 대리만족도 제대로 못시켜주는 영환 줄은 몰랐단 거지만요. '박희곤' 감독, 『명당 :: FENGSHUI』입니다. # 1. 요약이랄 것도 없습니다. 이 영화는 그냥 땅이에요. 모든 게 땅입니다. 이원근이 고생하는 이유도 땅 때문이고, 조승우가 망한 것도 땅 때문이고, 백윤식이 잘 나가는 것도 땅 때문이고, 김성균이 막 나가는 것도 땅 때문이고, 지성이 고종..

Film/Drama 2018.09.24

감사, 압도적 감사! [공작, 윤종빈 감독]

올해 개봉작들을 살펴봅시다. 우선, 독전이 나왔네요. 이런저런 문제가 참 많았지만 더 문제가 많았던 다른 영화들 덕에 올 상반기 흥행 1위를 이룬 영화죠. 연상호 감독의 염력이 보이네요. 아.. 이 영화도 참 할 말 많은데요. 시간이 된다면 한 번 갈아 마실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감독의 명성과 실력에 비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았던 버닝이 나왔고요. 보자, 인랑이 나왔네요. 들어가주시고요. 궁합이 나왔네요. 같이 가주시고요.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는 영화도 나왔네요. 어디 보자.. 제작사가.. j.. k? 넘어갑시다. 오랜만에 나온 웰메이드 공포영화 곤지암도 나왔네요. 7년의 밤은 사라진 밤이랑 손잡고 7년간 사라져 주시고요. 골든 슬럼버가 나왔네요. 강동원과 한효주는 인랑까지 2연타석 삼진이네요. ..

Film/Thriller 2018.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