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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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8

케인스의 경고 _ 구명보트,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 0. 궁서설묘(窮鼠齧猫).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문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구명보트 :: Lifeboat』입니다. # 1. 때는 제2차 세계 대전, 독일 잠수함의 공격에 미국 상선이 침몰합니다. 몇몇의 사람들이 구명보트에 간신히 올라 목숨을 부지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되죠. 그러던 중 어느 독일인 병사 하나가 구조되는데요. 사람들은 처음엔 그를 불신하지만, 점점 그의 능력에 의지하고 의존하기 시작합니다. 어느덧 구명선의 키까지 잡게 된 독일인은 그의 입장에서는 자기 방어,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기만적인 행동들을 몇 차례 보이게 되고. 결국 모두에 의해 배 밖으로 떠밀려 처단당하고 말죠. 독일인 선장은 죽었지만 배는 이미 영국의 버뮤다가 아닌 독일의 보급선에 가까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먹..

Film/Drama 2023.09.16

교환살인은 거들 뿐 _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 0. "누구나 없애고 싶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설마 없애고 싶은 사람이 한 명도 없으셨어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열차 안의 낯선 자들 :: Strangers On A Train』입니다. # 1. 교환 살인 [交換殺人] 알리바이를 만들고 동기를 숨기기 위해 둘 이상의 사람들이 서로의 상대를 교환해 대신 죽이는 행위. 고전 명화 하면 가장 먼저 따라붙는 말은 역시나 '교환 살인'일 텐데요. 그렇다고 메인 테마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기껏해야 모티브 정도에 불과하죠. 교환 살인이 메인 테마가 되려면 알리바이가 완벽한 듯한 몇몇의 별건들 사이 인과를 파훼하는 '추리극'이라는 식으로 가는 것이 합당합니다만, 이 작품은 애초에 교환 살인이 완성되지도 않을뿐더러,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이나 전개의 방..

Film/Thriller 2022.08.30

술래잡기 _ 해리의 소동,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 0. 맥거핀 [macguffin] 속임수, 미끼라는 뜻. 영화에서는 서스펜스 장르의 대가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이 고안한 극적 장치를 말한다. 극의 초반부에 중요한 것처럼 등장했다가 사라져 버리는 일종의 ‘헛다리 짚기’ 장치를 말한다. 관객들의 기대 심리를 배반함으로써 노리는 효과는 동일화와 긴장감 유지이다. (후략) [네이버 지식백과] 맥거핀 [macguffin] (영화 사전, 2004. 9. 30., propaganda)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해리의 소동 :: The Trouble With Harry』입니다. # 1. 18분 50초. '윅스' 부인의 가게에 찾아온 '말로우'와 '아이비'입니다. 말로우가 식료품과 담배를 사며 돈이 없다 말합니다. 윅스 부인은 익숙하다..

Film/Comedy 2021.08.08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_ 레베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 0. 넷플릭스의 를 보려 했습니다. 'DELING' 님 댓글 덕에 뮤지컬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요. 살펴봤더니 리메이크 작이더군요. 원작은 무려 1940년 작, 그것도 히치콕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라기에 까흠짝 놀랬더랬죠. 더 놀라운 건 그 마저 1939년에 출간한 '다프네 뒤 모리에'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였다는 점이었습니다. 역시 무식하면 놀랄 일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80년 전 책을 찾아보기엔 너무 게으르고 뮤지컬은 볼 방법이 없다는 핑계로 작품에 대한 감상은 영화 두 편 연이어 보는 것으로 적당히 갈음하려 합니다. 기대되는군요. 오래전 명곡을 리메이크 버전과 비교해 듣는 재미가 있듯 영화 역시 같은 서사를 다루는 두 창작자의 시각을 적절히 비교해 가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니까요. 우선은....

Film/Thriller 2021.03.10

히치콕의 고양이 -2- _ 39계단,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이전글 : 히치콕의 고양이 -1- [39계단,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 10. 좁은 공간에서 속도감 있게 몰아붙이는 전개는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더 이상은 넌센스죠. 감독은 의도적으로 대조적인 도시 외곽으로 장소를 옮깁니다. 역동적인 어드벤처에서 적막 속 스릴러로의 이동이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해석의 차이'라는 작품의 테마는 일관되게 유지됩니다. 농가에서 역시 각 인물들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기준은 모두 다릅니다. '해니'의 머릿속은 자신을 쫓는 경찰들로 가득합니다. 아낙은 매정한 남편과는 달리 잘생기고 신사적인 '해니'에 대한 이성적 호감에 기반한 막연한 선의를 가지고 있죠. 남편은 이들을 불륜에 빠진 남녀라 오해하고 있구요. # 11. '해니'가 경찰의 추격이라는 물리적 압박에 집중하는 ..

Film/Thriller 2020.09.16

히치콕의 고양이 -1- _ 39계단,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 0. 슈뢰딩거의 고양이(Schrödinger's cat)는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을 비판하기 위하여 슈뢰딩거(E. Schrödinger, 1887-1961)가 1935년 고안한 사고 실험이다. 중첩으로 설명할 수 있는 양자 대상이 측정장치(일반적으로는, 인과적으로 연결된 고전 대상)를 함께 고려하면 결국 측정장치도 중첩을 일으켜야 한다는 역설이다. 중첩된 파동 함수가 측정하는 순간 환원된다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이다. 출처 [물리학백과 : 슈뢰딩거의 고양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39계단 :: The 39 Steps』입니다. # 1. 사실 없는 해석은 무의미합니다. 해석되지 않은 사실은 지루합니다. 사건은 개인적 입장에 따른 주관적 관점을 통해 해석되는 순간에서야 비로소 생명력을 가집니다. ..

Film/Thriller 2020.09.15

영화에 관한 영화 ⅱ _ 이창,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영화에 관한 영화 ⅰ _ 이창,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 0. 유명 감독의 대표작들을 볼 때면 그러지 않아야지 하면서도 살짝 움츠러드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무언가 이 대단한 영화가 왜 대단한 건지를 알아 모셔야만 할 것 같은 압력 같은 게 느껴진 morgosound.tistory.com # 4. 대단히 엄격한 구조의 작품입니다만 동시에 대단히 '파괴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종(縱)적인 레이어들과 각각의 레이어 안에서 다시 횡(橫)적으로 분절되는 물리적-서사적 프레임들이 만드는 입체적인 볼륨 위를 주요 인물들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동안 대단한 속도감과 긴장감이 구현됩니다. 명징하게 직조된 일련의 구조를 일탈적으로 넘나드는 순간 마다마다 관객 역시 대단한 해방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각자 장르를 대변..

Film/Thriller 2020.07.05

영화에 관한 영화 ⅰ _ 이창,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 0. 유명 감독의 대표작들을 볼 때면 그러지 않아야지 하면서도 살짝 움츠러드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무언가 이 대단한 영화가 왜 대단한 건지를 알아 모셔야만 할 것 같은 압력 같은 게 느껴진달까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주제 파악 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스스로 영화와 관련된 소양이 한없이 빈곤하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죠. 아는 것도 없고 통찰할 능력도 없는 인간의 글이라는 걸 솔직하게 고백하고서 마음 편하게 거장이 만든 오래된 테마파크를 즐겨보겠습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이창 :: Rear Window』입니다. # 1.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다리를 다친 사진작가 '제프리'가 치료하는 동안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창밖의 이웃들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 이웃 '쏜월드'의 행동에 의아함을 ..

Film/Thriller 2020.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