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728x90

2000개봉 7

원래 그런 거야 _ 무서운 영화,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스 감독

# 0. 원래 그런 거야, 인마~ 키넌 아이보리 웨이언스 감독, 『무서운 영화 :: Scary Movie』입니다. # 1.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매년 설추석이면 특수를 노리고 여러 신작들이 개봉되곤 합니다만, 그래도 명절엔 추억의 옛날 영화죠. 2000년에 개봉한 영화를 옛날 영화라 이야기하는 게 어색하긴 한데요. 벌써 2024년이니까요. 세월 참 빠르군요. 개막장 B급 싼마이 코미디 영화 되시겠습니다. 명작의 반열에 오른 이나 007 시리즈를 가지고 논 등과 함께 가장 성공적인 패러디 영화이기도 하죠. 속편은 없다!! 라는 선언이 무색하게 무려 다섯 편에 걸쳐 제작된 시리즈물이기도 한데요. 언제나 그렇듯 첫 편의 용머리 이후로는 지난한 뱀꼬리가 이어지니 굳이 찾아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로부터 2년 ..

Film/Comedy 2024.02.12

하얀색, 검은색, 붉은색 ⅱ _ 아메리칸 사이코, 메리 해론 감독

하얀색, 검은색, 붉은색 ⅰ _ 아메리칸 사이코, 메리 해론 감독 # 0. 하얀색 검은색 그 사이 3초 그 짧은 시간 메리 해론 감독, 『아메리칸 사이코 :: American Psycho』입니다. # 1. 사이코에 대한 이야기로만 흘러갈 뿐, 미국인과 타국인이 대결하는 식의 내셔널리즘 morgosound.tistory.com # 6. "나는 인간의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살, 혈액, 피부, 머리카락. 그런데 확실한 감정이 하나도 없다. 탐욕과 혐오감을 빼고는." 살인보다 흥미로운 것은 살인의 방식인 거겠죠. 앞서 말씀드린 대로 사이코의 폭력성을 아메리칸스러움이 과격하게 투사되는 순간이라 이해한다면, 살인이 이루어지는 순간은 여피의 특성이 가장 진하게 묻어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쾌락적이고 과시적이고 ..

Film/Horror 2022.09.10

하얀색, 검은색, 붉은색 ⅰ _ 아메리칸 사이코, 메리 해론 감독

# 0. 하얀색 검은색 그 사이 3초 그 짧은 시간 메리 해론 감독, 『아메리칸 사이코 :: American Psycho』입니다. # 1. 사이코에 대한 이야기로만 흘러갈 뿐, 미국인과 타국인이 대결하는 식의 내셔널리즘과 관련된 설정은 발견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감독은 '패트릭 베이트먼'이라는 괴물에게 아메리칸 사이코라 이름 붙였죠. '아메리칸'이라는 출신이 '사이코'라는 정체성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이고, 폭력의 뿌리에 구체적 개인의 기질 외에 출신과 깊은 연관관계가 있음을 추론케 합니다. 실제 영화는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무리들에게 1990년대 여피(Yuppie)의 스테레오 타입을 강박적으로 부여하는 것을 넘어, 아예 여피를 의인화시킨 우화처럼 그리고 있죠. 사이코는 아메리칸스러움의 극단적인 형태로 ..

Film/Horror 2022.09.08

바보에게 바보가 _ 스몰 타임 크룩스, 우디 엘런 감독

# 0. He is arrogant. Like all people with timid personalities, his arrogance is ­unlimited. Anybody who speaks quietly and shrivels up in company is unbelievably ­arrogant. He acts shy, but he’s not. He’s scared. He hates himself, and he loves himself, a very tense situation. To me, it’s the most embarrassing thing in the world—a man who presents himself at his worst to get laughs, in order to f..

Film/Comedy 2021.07.29

날개 없이 추락하는 자들을 위한 _ 레퀴엠,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 0. 레퀴엠 [ requiem] 위령 미사 때 드리는 음악. 정식명은 이지만 가사의 첫마디가 "requiem (안식을...)"으로 시작하는 데서 이와 같이 부르게 된 것이다. 진혼곡, 장송 또는 진혼미사곡 등으로 번역되어 쓰이기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레퀴엠 [requiem] (두산백과)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레퀴엠 :: Requiem for a Dream』입니다. # 1. 고차원적인 철학적 사유나, 다양한 층위에서의 감정적 낙차, 치밀하게 조립된 서사를 즐기는 영화는 아닙니다. 충격적인 연출에 힘입은 전율이 일 정도의 육중한 감수성입니다. 글의 제목 그대로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계곡 아래로 날개 없이 추락하는 자들의 비장한 마지막을 달래는 진혼곡입니다. 서사의 완성도를 짚는 건 부..

Film/Drama 2020.07.14

모자이크 _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 아녜스 바르다 감독

# 0. 영화의 제목은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입니다. 영화는 '이삭'의 의미와 '줍는 행위'의 의미와 '사람'의 의미와 '들'의 의미와 이들을 다시 줍고 다니는 '나, 아녜스 바르다'의 의미. 그리고 이 모든 '의미'들 속에서 다시금 자신이 찾던 것들을 주워갈 관객들의 의미를 관조합니다. '아녜스 바르다' 감독,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 :: Les Glaneurs Et La Glaneuse』입니다. # 1. 작품 속에는 다양한 이삭들이 등장합니다. 땡볕 아래 아녀자들이 생계를 유지하게 했던 밀 이삭. 한숨짓는 싱글맘이 아이들을 먹일 감자. 비루한 행색의 노숙자가 뒤지는 쓰레기통과, 노련한 셰프의 와인이 되어줄 포도. 나눔을 역설하는 오래된 법전에 쓰인 양배추. 예술 작품을 하기 위해 주워지는 잡동사니. 줍..

Documentary/Social 2020.06.12

언젠가 4월이었을 당신에게 _ 4월 이야기, 이와이 슌지 감독

# 0. 일본 영화 좋아하시나요? 일본 영화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뇨, 애니메 말구요. 아뇨, 빌어먹을 코스프레 특촬물 말구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나 『지금 만나러 갑니다』. 혹은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나 『바닷마을 다이어리』 같은 영화들 말이죠. 글쎄요. 저는 말보다 장면이 먼저 떠오릅니다. 약간은 게슴츠레하게 뜬 눈을 슬쩍 사선으로 올려다보며 무언가를 회상하는 사람. 피식 웃는 입꼬리는 한쪽만 가볍게 올라가고, 마음속 깊이 쌓인 무언가를 숨에 담아 긴 호흡에 내보내는 소리가 들리는 그 순간. 언제든 자리를 뜰 수 있다는 듯 어설피 걸터앉은 엉덩이에,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 한가로운 오후 하늘을 올려..

Film/Drama 2018.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