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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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영화 18

장르는 퍼즐 _ 머시니스트, 브래드 앤더슨 감독

# 0. ⓧ 버튼을 눌러서 조의를 표하십시오. 브래드 앤더슨 감독,『머시니스트 :: The Machinist』입니다. # 1. 위키는 작품을 스릴러로 소개하고 있고 대부분의 관객 역시 그러하겠으나, 개인적으론 달리 해석한다. 이 영화의 메인 장르는 '퍼즐'이고 그 뒤로 호러, 액션, 어드벤처가 적절히 혼합된 것이라고 말이다. 물론 이렇게 들으면 번뜩 거부감이 들 것이다. '미스터리도 아니고 퍼즐은 뭐래. 무슨 게임도 아니고...' 그렇다. 필자는 크리스찬 베일이 살 빼느라 개고생 한 것으로 유명해진 영화를, 숄더뷰로 진행되는 3인칭 호러 퍼즐 게임의 시네마틱 모음이라 주장하려는 것이다. 사실 영화의 내러티브는 평이하다. 자수하고 광명 찾자가 전부다. 되려 작품의 매력은 공포의 주체와 ..

헤어지는 중입니다 _ 휴먼 보이스,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 0. 예술로 사색한다는 것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휴먼 보이스 :: The Human Voice』입니다. # 1. 폭이 넓은 붉은 드레스의 틸다 스윈튼이다. 건조한 스튜디오를 걸어 의자에 앉는다. 창백해서 더욱 미술적인 마스크 위로 강한 그림자가 떨어진다. 검은색 드레스로 갈아입은 배우는 다시 스튜디오를 가로지른다. 오프닝이다. 푸른 정장의 여자는 도끼를 산다. 영수증은 거절. 교환할 일은 없다. 볼일을 마친 여자는 키우는 개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집을 수놓고 있는 수많은 그림들을 뒤로한 채. 개는 줄지은 여행가방의 냄새를 맡는다. 여자는 4년간 사귀었던 애인과 사흘 전에 헤어졌다. 책과 앨범을 정리한 그녀는 스튜디오의 콘크리트 벽이 눈앞에 펼쳐진 테라스에서 담배를 피운다. ..

Film/Drama 2025.03.24

그렇게 어른이 된다 _ 보이, 호르헤 M. 폰타나 감독

# 0. 그날 이후, 내가 알던 모든 것이 달라졌다 호르헤 M. 폰타나 감독,『보이 :: Boi』입니다. # 1. 이름은 보이. 마지막 스펠링은 i다. 짓궂은 농담에 익숙하다는 듯 y가 아니라 답하지만 사실 그렇기에 y다. 누가 보더라도 보이가 아니라면 질문받을 일도 답할 필요도 없다. 영화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다시피 거대한 분기를 눈앞에 둔 소년의 성장 영화다. 전반부는 인물의 미숙함과 미숙한 존재가 느낄 당혹스러움을 다방면에서 묘사하고 있고, 후반부는 방황하던 소년이 몇몇의 타협과 결심 끝에 자신의 자아를 조금씩 되찾아가는 과정으로 귀결된다. 생소한 스페인 영화는 다각도에 걸친 메타포를 과격한 내러티브에 얹어 불친절하게 묘사하지만, 로네츠의 명곡을 번안한 를 비롯한 ost, 고..

부끄부끄 _ 오퍼나지 비밀의 계단,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

# 0. 부끄부끄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오퍼나지 비밀의 계단 :: The Orphanage』입니다. # 1. 물론 제작자의 명성이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오히려 노련한 관객들은 수상할 정도로 스타 제작자의 이름값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에 강한 경계심을 내비칠 정도다. 그럼에도 몇몇의 작품들은 왜 저 양반이 이 영화를 선택한 건지 알겠다 싶기도 한데, 스페인 감독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의 데뷔작은 좋은 예라 할 수 있겠다. 고아원(Orphanage)에서 펼쳐지는 잔혹 동화를 특유의 서정성으로 엮어낸 작품이다.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린 아들을 찾아 헤매는 간절한 어머니의 이야기로, 나름 호러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휘발적인 몇몇의 효과에 의존하는 대신 진중하게 ..

Film/Horror 2025.02.20

불안을 다독이는 영화라는 축복 _ 라모나, 안드레아 바그네이 감독

# 0. 안정과 충동 사이에서 불안한 인간 현실과 허구 사이에서 확장되는 시네마 안드레아 바그네이 감독, 『라모나 :: Ramona』입니다. # 1. 주인공은 둘입니다. 하나는 불안한 인간 라모나구요, 둘은 그런 불안한 인간에게 있어 영화의 의미라 할 수 있겠죠. 최대한 있어 보이게끔 말을 굴려보자면 안정과 충동 사이에서 불안한 인간, 현실과 허구 사이에서 확장되는 시네마랄까요. 라모나는 '불안'한 인간입니다. 부정하든 극복하든 분출하든 어떻게든 불안을 처리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자, 희망이나 욕망이 아닌 불안에 근거해 행동하는 사람이죠. 고아라는 설정은 최소한의 기반조차 없다는 면에서 불안에 내동댕이 쳐진 인물의 처지를 과장합니다. 구체적 개인임과 동시에 보편적 도시인이기도 합니다. 클래식 음악 위로 비..

Film/Drama 2024.01.24

모성 만세 _ 노웨어, 알베르트 핀토 감독

# 0. 눈부신 모성을 우러르는 눈물겹고 집요하고 처절하고 지독한 신화적 예찬 알베르트 핀토 감독, 『노웨어 :: Nowhere』입니다. # 1. 요 며칠 깜냥에 맞지 않는 어려운 영화를 연이어 보았는데요. 모처럼 날로 먹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나이스. 모성 만세! 모성에 대한 영화라 말하기도 뭣한 게 그냥 모성이 전부입니다. 아빠는 잘 모르겠고 아무튼 엄마 최고예요 엄마 사랑해요 노래를 부르는 작품이죠. 제한적인 영화라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랍도록 노골적입니다. '연약한 여자'였던 주인공이 '강인한 엄마'로서의 모성을 각성한다는 내용이고, 영화는 그 목표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습니다. 일련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폭력적인 장치들, 이를 테면 위험천만한 컨테이너에..

다음 영화의 공간 _ 크레이지 컴페티션, 마리아노 콘 / 가스톤 두프라트 감독

# 0. 가짜 바위 아래 앉은 위선과 허세를 조소한 끝에 마주하게 될 다음 영화의 공간 마리아노 콘 / 가스톤 두프라트 감독, 『크레이지 컴페티션 :: Competencia oficial』입니다. # 1. 크레이지 컴페티션을 적당히 번역하자면 '미친듯한 경쟁' 쯤 될 텐데요. 아무래도 격정적인 대립과 갈등이 대부분의 분량을 차지한다는 것을 전달하기 위함인 듯 보이죠. 하지만 스페인어 원제는 Competencia oficial. 영어 제목 역시 같은 의미의 Official Competition입니다. 영화제의 경쟁부문 출품작에 대한 은유일 것이라 추측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러운 거겠죠. 결말에서 작중작 을 완성한 롤라와 펠릭스가 브리핑하는 뒤로 영화의 제목과 같은 Official Competition이 떡 ..

Film/Comedy 2023.02.18

설득의 기술 _ 신의 구부러진 선, 오리올 파울로 감독

# 0. 설득을 하는 데 있어 논리만이 반드시 최선일까? 오리올 파울로 감독, 『신의 구부러진 선 :: Los renglones torcidos de Dios』입니다. # 1. 감독 이름이 익숙합니다. 아, 장인의 오르골이라는 다소 호들갑 떠는 제목과 함께 이야기드린 바 있는 의 감독이었군요. 각기 다른 네 개의 시간대에서 벌어진 미스터리한 사건의 실체와, 각자의 이익을 위한 편의적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동안의 서스펜스를 즐기는 스릴러였더랬습니다. 제법 탄탄한 밀도의 이야기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관객이 신뢰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이 없어 수동적인 작품이기도 했다는 평도 함께 드렸던 기억이군요. # 2. 다양한 시점을 이리저리 조립해 미스터리를 만드는 데 능한 감독다운 신작입니다. 독특한 제목처럼..

돈키호테의 선택 _ 더 플랫폼, 갈데르 가스텔루-우루티아 감독

# 0. 상승과 하강으로 과격하게 축조해낸 원론적이면서 허무한 계급 우화?! 갈데르 가스텔루-우루티아 감독, 『더 플랫폼 :: El Hoyo』입니다. # 1. 선입견이라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유럽 영화하면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은 걸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영화들이라는 이미지가 생각나곤 합니다. 가끔은 미술적이고 미학적이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것이 느껴지기도 하는 한국의 영화들과 달리 얘네는 무슨 생각으로 사는 건가 싶을 정도로 뒤 없이 내지르는 맛이 있곤 하죠. 이를테면 봉준호가 음흉한 지하실을 숨기고 있는 고급스러운 저택과 똥물이 역류하는 반지하를 섬세하게 계획하는 동안, 갈데르라는 이름의 스페인 감독은 냅다 333층짜리 탑을 쌓아 버리는 식입니다. 미친놈인가 싶죠. # 2. 황당할..

Film/SF & Fantasy 2022.06.06

철창 안의 새 _ 엘리사와 마르셀라, 이자벨 코이젯트 감독

# 0. 사람들은 대체 왜 그렇게까지 그녀들을 싫어한 걸까.그녀들은 대체 왜 그렇게까지 서로를 사랑한 걸까.        이자벨 코이젯트 감독,『엘리사와 마르셀라 :: Elisa y Marcela』입니다.     # 1.  사랑을 다루고 있음에도 멜로보다는 드라마에 더 가까울 영화입니다. 엘리사와 마르셀라의 사랑이 쌓여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긴 합니다만, 그보다는 두 사람이 시대의 폭력을 피해 정착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떠도는 여정과, 그 과정에서의 존재론적 외로움을 더 많이 포착한 작품이기 때문이죠. 20세기 초 '다양성의 가치'를 '종교적 미덕'이 폭력적으로 압도하던 시대. 두 주인공이 서로 사랑하기 위해 치러야 했던 고통의 시간을 다룹니다. 여기서의 핵심은 사랑하기 위해서라는 점입니다. ..

Film/Drama 2021.04.11

저비용 고효율 _ 강박이 똑똑, 빈센테 빌라누에바 감독

# 0. 저명한 심리 치료 전문가 '팔로메로' 박사를 만나기 위해 상담소를 찾은 중증 강박증 환자! 약속 시간이 되었건만 예기치 않은 비행기 연착으로 인해 박사는 나타나지 않고! 심지어 프로그램 오류로 인해 동시에 여섯이나 되는 환자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기다리다 지친 환자들이 스스로 그룹치료를 통해 강박증을 극복하고자 하는데!! 빈센테 빌라누에바 감독이 여러분을 위해 준비한 웃음과 감동이 가득한 저예산! 휴머니즘! 메디컬! 코미디! 블랙유머! 캐릭터 쇼! 스페인 영화!! '빈센테 빌라누에바' 감독, 『강박이 똑똑! :: Toc Toc』입니다. # 1. 영화라기보다는 연극의 냄새가 짙게 풍깁니다. 신기하다 싶어 찾아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원작이 연극이었군요. 연극에서 영화로 재구성하는 과정 일체를..

Film/Comedy 2021.01.18

난해한 것의 이유 _ 피부, 에두아르도 카사노바 감독

# 0. 장애우 라는 말을 아시나요? 학문의 전당에서 취업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 중인 대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건전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수신료만 받아쳐 먹... 아니, 땀 흘려 일하는 기자님들까지 거침없이 레퍼런스로 인용하곤 하는 민족의 지혜 주머니 킹무위키는 장애우라는 표현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자기들 딴엔 중립적인 단어를 만들어 보겠다고 억지로 밀어붙였지만 끝은 참담했던 사어死語 ... (중략) ... 장애인들이 받아들이기에 장애우란 말은 "너는 불쌍하게도 장애를 가진 사람이니 너무나도 착한 내가 불쌍한 너의 친구가 되어줄게"와 같은 뉘앙스를 지니기에, 실제 장애인 중에는 병신이라는 말보다 장애우라는 말이 더 듣기 싫다는 사람이 많다. '에두아르도 카사노바' 감독, 『피부 :: Piele..

Film/Drama 2020.11.26

아이 착해 _ 클라우스, 세르지오 파블로스 감독

# 0. 매년 한두 편씩은 꼬박꼬박 나오는 겨울겨울 한 분위기의 편안편안하고 선량선량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철딱서니 없는 금수저 '제스퍼'의 개과천선이라는 개인 서사에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신화적 서사를 적절히 엮어낸 순진무구한 동화죠. 안정적인 이야기와 편안한 전개,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들과 선량한 주제의식. 네 축의 든든한 기반 위에 펼쳐지는 풍부한 영상 구성과 장엄하면서도 섬세한 음악을 즐기는. 전형적인 디즈니식 성공 모델을 차용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세르지오 파블로스' 감독, 『클라우스 :: La leyenda de Klaus』입니다. # 1. 장난감 만드는 목수의 이름이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 익숙합니다. 의심을 확신으로 키우는 풍성한 흰 수염의 배불뚝이 외모. 주인공이 드나드는 굴뚝과, 뒤에..

Film/Animation 2020.11.14

카드놀이와 드라이빙 _ 조용한 남자의 분노, 라울 아르바로 감독

# 0. 강도 사건으로 아내를 잃게 된 남자가 범인들을 찾아 복수하는 영화입니다. 건조한 제목만큼이나 담백한 영화죠. 다만, '라울 아르바로' 감독, 『조용한 남자의 분노 :: Tarde para la ira』입니다. # 1. '조용'하기만 할 뿐 '남자'답지도 '분노'에 차 있지도 못합니다. 복수는 허술합니다. 묘사는 빈곤합니다. 감정은 희미합니다. 영화의 단점 대부분은 '쿠로'가 수감된 8년의 시간을 전혀 활용하지 못해 파생되는 문제들입니다. '척 노리스' 닮은 분노의 남자 '호세'가 8년 동안 카드놀이나 즐긴 등신이 되어버리는 순간, 영화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기정사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 2. 쿠로가 출소할 때까지 죽치고 있다가 감옥을 나오면 범인들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겠다!!!! ... 라..

실신 주의 _ 베리드, 로드리고 코르테스 감독

# 0. 압도적 콘셉트의 영화입니다. 파격적 발상의 영화입니다. 그 어느 작품보다 도발적입니다. 현실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상황을 발견한 후 그 안에서의 심리상태를 추적하는 동안의 집중력이 어마어마합니다. 감독은 배우 한 명 섭외해 관짝에 냅다 집어넣는 걸로 무려 95분을 멋들어지게 비벼내는 데 성공합니다. 심지어 개봉 직후 선댄스와 토론토까지 훔칠 뻔했다죠. 꺼무 위키에 따르면 주인공 '라이언 레이놀즈'는 과호흡으로 7번이나 실신했다고 하는데요. 겨우 7번 밖에 실신하지 않은 배우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로드리고 코르테스' 감독, 『베리드 :: Buried』입니다. # 1. 노골적인 공간에 주인공과 관객을 한데 구겨 넣어 대단히 직관적인 몰입감을 유도하는 데 성공합니다. 한 발자국은커녕 몸..

3분 20초 _ 미드나잇 인 파리, 우디 앨런 감독

# 0. 저는 모타운 음악들을 좋아합니다. 우디 앨런 감독,『미드나잇 인 파리 :: Midnight in Paris』입니다. # 1. 스티비 원더나 템테이션스, 인챈트먼트, 잭슨 5, 마빈 게이, 슈프림즈 같은 이름들이죠. 리뷰를 쓰는 지금은 Superstition으로 유명한 스티비 원더의 『Talking Book』 앨범 수록곡 Lookin' for another pure love이 흘러나오고 있네요. 서른 줄이 넘어가다 보니 새로운 노래들을 찾는 게 점점 힘에 부친 달까요. 안전하고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특정 브랜드에 익숙해져 갑니다. 얼마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녔던 것 같은데요. 갑자기 서글프네요. 물론, 이건 제가 이상한 거구요. 보통 저의 세대에겐 버즈와 SG워너비로 대변되는 ..

Film/Romance 2019.09.27

어쨋든 파비아나는 이쁩니다 _ 히든 페이스, 안드레 바이즈 감독

# 0. 관객의 감상 따위 눈곱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직설적이고 투박한 질감, 무신경한 인물 묘사, 거친 대사가 이어집니다. 왠지 남부 유럽 아니면 프랑스 영화겠거니 싶었는데요. 찾아보니 여지없이 스페인 영화였군요.        안드레 바이즈 감독,『히든 페이스 :: La cara oculta』입니다.     # 1. 학부생 졸작에서나 볼법한 물결치는 제목이 지나기 무섭게 여친에게 차인 주인공 아드리안은 위스키 한잔 땡기러 술집을 향합니다. 누가 봐도 실연당한 표정으로 술을 홀짝이던 아드리안. 난데없이 웬 남자에게 어깨빵을 놓고 지가 먼저 시비 건 주제에 주먹질까지 날리더니 찐따처럼 역관광을 당합니다. 또 다른 주인공 파비아나는 평소 이상형이 찐따였던 건지 생전 처음 본 찐따의 대리기사를 자처합니다..

장인의 오르골 _ 인비저블 게스트, 오리올 파울로 감독

# 0. 불륜을 저지르는 주인공은 가족을 속이고 있습니다. 교통사고에 연루된 불륜녀 역시 거짓말을 하고 있죠. 살인자는 전도유망한 사업가의 탈을 쓰고 있고 피해자의 부모는 가짜 기자 행세를 합니다. 변호사는 사건을 조작하고 살인사건은 교통사고로 둔갑하며 가해자는 보험회사 직원이 되고 피해자는 횡령범이 되죠. 억지로 십자가에 메어진 교활한 마녀가 죄를 고백하는 동안 순진한 표정의 부자는 흉기를 휘두릅니다. 부끄러운 밀회와 사슴 한 마리에서 시작된 사건은 결국 두 사람의 목숨을 무참히 앗아갑니다. 작은 곤란함은 사소한 거짓말과 만나 점점 더 큰 곤란함으로 이어집니다. 거짓말의 연쇄 속에 사건은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르죠. 관객은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어느 부분을 믿고 어느 부분을 의심해야 할지 끊임없이 시험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