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goodbye son.
데릭 응우옌 감독,
『더 리젬블런스 :: The resemblance 』입니다.
# 1.
부부에겐 아들이 있다. 아니, 아들이 있었다. 아버지와의 마찰로 집을 나간 아들은 2년 전 쓸쓸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부모에게 하나뿐인 아들의 상실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혼자만 다른 시간을 사는 화분처럼, 매일 꺼지지 않는 향처럼, 여전히 액자 속에서 웃고 있는 얼굴처럼 말이다. 과거에 정체된 부부는 서비스를 하나 신청한다. 패밀리 렌털 서비스는 가족과 최대한 닮은 배우를 단기 고용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고객들은 치유의 목적으로 신청한다 소개된다. 일종의 연극치료 같은 것이다.
물론 확신은 없다. 제 손으로 장례를 치른 죽은 아들과 닮은 배우를 만나 역할극을 한다는 것이 마뜩잖은 것은 당연하다. 겉으로 의심하는 남편과 달리 아내는 독려하는 듯 보이지만, 그녀 역시 스스로를 설득하기 위해 애쓰고 있음은 다르지 않다. 약속의 날, 집을 찾아온 남자의 모습에 부부는 적잖이 당황한다. 아들과 놀라울 정도로 닮았기 때문이다. 엄마와 아빠를 부르는 자연스러움을 시작으로, 아들만의 사소한 습관들과 심지어 누구도 알지 못할 가족의 기억을 이야기하는 남자. 영화는 다소 초현실적인 영역으로 옮겨간다.
아버지는 믿기지 않는 일 앞에서 아들을 인정하지 못했던 과거를 눈물로 사과한다. 세 사람은 마지막으로 서로를 끌어안는다. 한결 편안해진 얼굴의 부부는 남자와 작별인사를 한다. Goodbye son. We love you. I love you, too. 아들을 닮은 남자는 어둠 속으로 멀어져 가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 2.
코고나다의 <애프터 양>(2022)을 연상시키는 듯한 동양적 테마와 차분한 톤이 인상적인 단편은 상실에 관한 것이다. 감독은 강렬한 사건으로 인해 정체된 인간의 다각화된 인격의 조각을 탐구하고 있고, 이는 거울에 비친 다양한 얼굴을 나눠 보여줌으로써 암시된다.
작품의 주제의식을 대변하는 캐릭터는 역시나 아버지다. 아들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버지와, 그럼에도 그리워하는 아버지와, 모진 말에 죄책감을 느끼는 아버지와, 미안함을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버지를 지나, 그 두려움을 극복해 낸 아버지가 점진적으로 펼쳐진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외면하고 있던 기억과 좌절을 스스로 직시하는 것. 데릭 응우옌 감독의 치유는 그런 것이다.
남자는 회사의 빅데이터에 힘입어 다니엘을 완벽히 연기한 배우인 걸까. 모종의 초현실적 설정을 통해 부모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온 진짜 다니엘인 걸까. 부부는 물론 관객 역시 끝까지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부부가 상실을 극복하고 내일의 평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건 상대가 누구이냐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직시한 결과다. 인터뷰를 진행한 회사의 직원은 '믿음'이 중요하다 말한다. 다소 난해한 영화를 보게 될 관객들에게 감독이 주는 나름의 힌트다. 치유란 나의 내면 깊은 곳의 치부를 꺼내어 마주하는 것이고, 그 부끄러움을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위로하고 용서할 것이라 믿음이다. 사랑을 믿음이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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