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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Drama

사그라드는 제국의 선율 _ 클로징 다이너스티, 로이드 리 최 감독

그냥_ 2024. 12. 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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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팔아선 안될 것들을 파는 동안 사그라드는 제국의 선율

 

 

 

 

 

 

 

 

로이드 리 최 감독,

『클로징 다이너스티 :: Closing Dynasty』입니다.

 

 

 

 

 

# 1.

 

위력적인 단편의 결말은 두 가지 이미지의 중첩이다. 하나는 퀴니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이 문을 닫는다는 것, 다른 하나는 소녀가 하루종일 벌어들인 돈을 부모님의 금고에 넣었다는 것이다. 전자를 세계에 대한 감독의 진단이라 한다면, 후자는 그 진단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자 원리다. 즉발적인 감동은 제목의 언어유희와 관련된 폐업을 앞둔 다이너스티의 꺼진 간판에 있을지 모르나, 그럼에도 영화의 본질은 소녀가 돈을 버는 방식과 그 이유에 있다.

 

저연령 빈곤층 이민자라는, 연령과 계급과 신분을 복합적으로 은유하는 퀴니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교환한다. 존재하지 않는 농구부를 핑계로 기금을 모으려 하는 건 사회의 선의를 기망해 이익으로 교환함이다. 뜻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소녀는 재활용 쓰레기를 주워 몇 푼의 보상금과 교환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스스로의 힘으로 열심히 돈을 버는 것은 가짜 다이아몬드를 들고 부자를 꿈꾸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석방의 대화는 희망과 씁쓸한 현실인식을 교환하는 것이다. 입에 물었다 귀에 꽂는 담배꽁초의 함의다.

 

 

 

 

 

 

# 2.

 

사랑을 동경해도 모자란 나이에 조소하게 되어버린 퀴니는 꽃다발을 훔쳐 팔아 돈을 번다. 손쉬운 곱셈보다 다정함이 돈이 된다는 것을 먼저 배운 소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순수성과 입맛 다시게 만드는 탐욕을 교환한다. 늦은 저녁 소녀가 들어가는 폐쇄적인 오픈 하우스(Oepn House)는 열리고 싶은 클로징 다이너스티(Closing Dynasty)와의 친절한 대비다. 극심한 양극화는 거리의 빈민, 소녀의 분투와 교환된 것이다. 그럼에도 어울리지 않는 나이에 철이 들어버린 소녀에게 있어 무엇보다 가혹한 것은 따로 있다. 관객이 함께 한 그녀의 하루는 교육의 기회와 교환된 것이라는 것이다.

 

길가에서 밥을 먹는 아이에게 도시는 놀이터처럼 보이지만 그 옆으론 쉴 새 없이 자동차가 돌아다니는 것마냥 위험하다. 자본주의의 제국에서 아이의 미래를 이익을 교환하고, 가족의 가치를 이익과 교환하는 동안 관객은 착실히 무력감을 느낀다. 교환하지 않아야 할 것들까지 돈과 교환하기 바쁜 맨해튼, 팔아선 안될 것들을 파는 동안 로이드 리 최의 사그라드는 제국은 처연한 피아노 선율만큼이나 서글프다. end.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Netflix, Tving, WatchaPlay, CoupangPlay, Appletv,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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