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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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개봉 109

컨트리 뮤직 메들리 _ 하늘 높이, 오틸리아 포르틸로 파두아 감독

# 0. 경쾌한 컨트리 음악 같은 다큐멘터리입니다. 현란하면서 푸근한 중저음의 기타 소리, 늘어난 테이프처럼 몸을 기대게 만드는 나무의자, 붉은빛과 노란빛이 연인처럼 뒤엉켜 펼쳐지는 노을, 희끗희끗한 덥수룩 수염의 다소 마초적인 할아버지의 느낌입니다. 하늘을 나는 새들의 자유로움과, 새들이 살아 숨 쉬는 자연의 평화로움과, 그들을 관찰하는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37분간 잔잔한 메들리처럼 흐릅니다. '오틸리아 포르틸로 파두아' 감독, 『하늘 높이 - 국경의 철새들 :: Birders』 입니다. # 1. 우리말 제목은 입니다만 원제는 입니다. Bird + er + s. 직역하자면 '새... 사람' 쯤 되려나요? 접미사 '-er'은 행위자를 의미합니다. manager, player, employer 등 대부분 ..

꼭. 이렇게. 어려워야만. 속이 후련했냐! _ 아니마,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 0. 미술관에 갈 때가 있습니다. 친구 없는 찐따가 혼자 다니면서 쪽팔리지 않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죠. 쥐뿔 아는 게 없더라도 온 바닥청소 다하고 다닐 것만 같은 롱코트와 와인색 스웨터에 뿔테 안경을 끼고 한 손엔 스마트폰, 한 손엔 전시 브로셔를 든 채 팔짱을 끼고 천천히 걸으면 손쉽게 지적인 느낌의 쿨한 인싸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꿀팁이니 메모해 두세요. 요즘엔 워낙 갤러리도 많고 양질의 전시도 많다 보니 사진전이나 고전 미술, 조형예술, 행위예술 등 다양한 전시들이 걸리긴 합니다만, 그래도 역시나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건 만만한 현대미술입니다. 현대미술 전시장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2/3 지점 즈음 후미진 곳에 영상을 무한 반복해둔 암실 같은 게 곧잘 있는데요. 그런 모퉁이진 곳..

Film/Drama 2019.09.24

블랙 코미디 _ 첼시의 백인 특권 전격 해부, 알렉스 스테이플튼 감독

# 0. 첼시는 능청스럽게 '백인스러움'을 연기합니다. 여기에서의 '백인스러움'이란 무신경하고 단편적이며 자기 확신이 강하고 자의식이 과잉되어 있고 철없어 보일 정도로 낙관적이고 오지랖을 부리고 무례하게 따지고 드는, 학습된 더 훌륭한 백인으로서의 행동 양식에 따라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알렉스 스테이플튼 감독, 『첼시의 백인 특권 전격 해부 :: Hello, Privilege. It's Me, Chelsea.』입니다. # 1. 백인의 특권을 전격 해부 하겠다 말하는 동안 유색인종 가사도우미와 운전기사는 존재 자체로 풍자적입니다. 불편을 감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의 최대한의 도덕적 무장을 위한 위선을 꼬집습니다. 스스로 희화되는 걸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모른척 뻔뻔하게 연기하는 '..

Documentary/Social 2019.09.22

야한 척 _ 오, 라모나!, 크리스티나 제이콥 감독

# 0. 『몽정기』 같은 영화입니다. 사춘기 언저리의 사랑... 이라는 말로 순화된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청춘들의 영화죠. 이런 류는 기본적으로 유치할 수밖에 없습니다. 찌질할 수밖에 없고 민망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아무리 유치하더라도 그보다는 더 귀여워야 합니다. 아무리 찌질하더라도 그보다는 더 순수해야 하고 아무리 민망하더라도 그보다는 더 솔직해야 합니다. '크리스티나 제이콥' 감독, 『오, 라모나! :: Oh, Ramona!』 입니다. # 1. 누가 봐도 잘생기고 비율 좋은 남자 주인공이 찐따라 우기며 등장합니다. 수다스러운 동성친구와 함께 앉아 있는 테이블 맞은편에는 첫눈에 반한 퀸카가 자리하고 있죠. 결국 영화는 저 퀸카 '라모나'와 어떻게든 한번 자보려는 발버둥... 인가 싶었는데 어라? ..

Film/Comedy 2019.09.21

인형극의 매력 _ 다크 크리스탈 : 저항의 시대, 루이 르테리에 감독

# 0. '짐 헨슨', '프랭크 오즈' 감독의 영화 의 프리퀄입니다. 만 사실 관심 없으시죠? 1982년에 개봉한 양키 꼬꼬마들을 위한 판타지 인형극을 본 우리나라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오래된 원작 역시 넷플릭스에서 함께 서비스하고 있긴 합니다만 이 드라마를 보실 분들 중 99.9999%는 전작을 보지 않으셨다는 데 500원 걸겠습니다. '루이 르테리에' 감독, 『다크 크리스탈 : 저항의 시대 :: The Dark Crystal』 입니다. # 1. 어느 것보다 흥미로운 지점은 굳이 프리퀄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통상 감독이라면 '프리퀄'을 만들 바에야 '리메이크'를 하고 싶었을 텐데요. 40년 가까이 되어가는 원작을 리메이크한다고 해서 욕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을 테니까요. 원작의 주제의식을 계..

Series/SF & Fantasy 2019.09.12

스튜디오 카탈로그 _ 겸손한 영웅, 스튜디오 포녹 단편선

# 0. 동심을 자극하는 상상력.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 동글동글한 작화. 수채화풍의 다채로운 색감. 이 모든 것들 위로 흘러내리듯 어루만지는 음악까지. 아! 이거 '미야자키 하야오'네요. 2000년 전후로 『모노노케 히메』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벼랑 위의 포뇨』를 지나오신 분들이라면 영화가 시작됨과 동시에 아무런 배경 정보 없이도 지브리의 작품들과 풍경과 분위기를 떠올리실 수 있을 겁니다. 단편선을 제작한 '포녹'의 직원들이 '지브리'에서 나온 멤버들이기 때문이죠. 한국 드라마 영화의 특징이 '특별한 상황에 놓인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가득 담긴 진지한 고찰'이라 한다면, 일본 드라마 영화는 '소소한 상황에 놓인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따뜻하고 풍부한 상상력..

Film/Animation 2019.09.07

나디아 여행기 _ 러시아 인형처럼, 레슬리 헤들랜드 제작

# 0. 제목 속 러시아 인형은 아마도 마트료시카Матрёшка를 말하는 거겠죠. 꺼무위키에서는 '어머니를 뜻하는 Мать와 작고 귀여움을 나타내는 접미사인 -ешка의 결합을 어원으로 하는 전통인형으로 다산과 다복, 부유함과 행운을 기원하는 러시아의 상징물'이라고 기술합니다만... 대부분 "그 왜, 오뚝이 같이 생겨 가지고 꺼내고 꺼내고 또 꺼내는 거"라고 하면 알아먹는 목각인형 말하는 게 맞습니다. '레슬리 헤들랜드', '나타샤 리온' 제작, 『러시아 인형처럼 :: Russian Doll』 입니다. # 1. 다복과 다산의 상징답게 인형들은 비슷하지만 다른 생김새를 하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론 각각의 인형이 다음 인형을 낳는다고 보는 게 옳겠습니다만, 보기에 따라선 모母인형을 반으로 가르며 더 깊이 안으..

Series/SF & Fantasy 2019.09.04

본건 있어 가지고 _ 대만 TV 시리즈 괴기특급

# 0.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어떤 느낌을 전달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습니다. 감독은 뭐하는 사람인지 이전에 존재하는 건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193분에 걸쳐 방향성 없는 이미지 과잉이 펼쳐집니다. 중2병 돋는 앵글에 뒤틀린 어미 같은 과장된 연기가 담깁니다. 구청에서 찍어낸 관광지 기념품 같은 싼마이 질감과, 스노우 어플 느낌의 뽀샤시 필터와, 난... ㄱㅏ끔... 눈물을 흘릴... 것만 같은 싸이월드 감성 흑백처리가 애저녁에 죽은 기괴함을 살려보려 인공호흡을 합니다. 감독 자신조차 뭘 하고 싶은 건지 모르는 듯합니다. 어디선가 본 멋있어 보이는 것들을 마구잡이로 수집해 카피하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대만 TV쇼 넷플릭스 시리즈, 『괴기특급 :: Til Death Do Us..

귀차니즘 ⅱ _ 시크릿 옵세션, 피터 설리반 감독

귀차니즘 ⅰ _ 시크릿 옵세션, 피터 설리반 감독 # 0. 관객 친화적이지 않습니다. 장르 친화적이지도 않습니다. 주제에 친화적이지도, 공급자 친화적이지도, 심지어 돈줄인 제작자들에 친화적이지도 않습니다. 영화는 엽기적일 정도로 감독에게 morgosound.tistory.com # 7. '페이지' 형사는 딸을 실종으로 잃은 인물로 소개되는데요. 이 설정이 서사에 기여하는 바가 없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없습니다. 딸이 실종된 이유에 대한 설명도, 형사가 하필 이 사건에 매달리는 이유에 대한 설득도 전혀 없습니다. 딸을 유괴한 범인이 알고 보니 제니퍼의 가짜 남편과 동일인물이라거나, 러셀이 딸 실종사건의 주요 참고인이라거나, 실종사건과 제니퍼 사건의 유사성이 있어 기시감이 사명감을 자극한다거나, 제니퍼가..

귀차니즘 ⅰ _ 시크릿 옵세션, 피터 설리반 감독

# 0. 관객 친화적이지 않습니다. 장르 친화적이지도 않습니다. 주제에 친화적이지도, 공급자 친화적이지도, 심지어 돈줄인 제작자들에 친화적이지도 않습니다. 영화는 엽기적일 정도로 감독에게만 친화적입니다. 모든 캐릭터는 감독의 게으름에 복종합니다. 모든 장치들은 감독의 편의에 복무합니다. 모든 서사는 무책임하게 방치됩니다. 이따위 시나리오로 투자를 받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건 자본주의의 신이 감독에게 내린 최고의 축복이자 관객에게 내린 최악의 형벌입니다. 관객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습니다. 장르적 재미란 무엇이며, 그걸 어떻게 전달할까라는 고민 역시 전무하죠. 감독이 영화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없다'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영화를 못 만드는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면 이 영화의 성취는 기념비적이라기에..

쉬운 정답, 어려운 풀이 _ 아우슈비츠의 회계원, 매튜 쇼이쳇 감독

# 0. 1명이 마약을 하면 그 1명을 구속하면 됩니다. 10명이 100명이 1000명이 마약을 해도 체포하고 구속하면 되죠. 하지만 그 수가 10만 명, 100만 명, 1000만 명에 달해도 그럴 수 있을까요? 사람이 그렇게까지나 불어나버린 상황에서 무작정 모두를 범죄자로 삼아 체포하려 들면 사회는 급격하게 음성화 되고 부작용을 낳게 될 겁니다. 이런 문제에 직면한 경우 보통 사회는 문제의 해악과는 별개로 해당 사안을 그냥 끌어안아버리려 합니다. 대마나 담배나 별 차이가 없음에도 대마는 불법으로 삼고 담배는 국가가 판매하는 이유죠. 사회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렇게 정의롭지 않습니다. 같은 값이면 올바르려 노력하기는 하겠지만 그 올바름이 사회가 스스로를 유지하려는 본능에 우선하지는 않죠. 간혹 올..

갑자기 분위기 기독교 _ 나의 마더, 그랜트 스퍼토어 감독

# 0. 신뢰는 연역적 결과인 걸까요 귀납적 결과물인 걸까요. 영화는 두 견해의 극단적이고 구체적인 충돌을 다룹니다. 믿음직스러운 행동을 하는 신뢰할 수 없는 존재와,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경쟁적으로 딸의 마음을 사기 위해 대립합니다. 각각을 대변하는 '마더'와 '여자'라는 강렬한 대척점에 사이에서 딸은 갈등합니다. '그랜트 스퍼토어' 감독, 『나의 마더 :: I am Mother』입니다. # 1. '마더'는 분명 딸을 헌신적으로 보살폈습니다. 동시에 프로그래밍에 의해 작동하는 로봇이기도 하죠. 마더가 딸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핀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여타의 인간과 같이 존재론적인 측면에서 자신의 딸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딸을 보살피는 행위는 여러 가지 목적으..

Film/SF & Fantasy 2019.07.06

위조지폐 ⅱ _ 돈, 박누리 감독

위조지폐 ⅰ _ 돈, 박누리 감독 # 0. 우리는 이런 류의 영화를 왜 볼까요. 베일 듯 날카로운 계획과 이해관계의 충돌, 냉혹하게 말라붙은 인간성, 돈에 매몰된 인간들의 타버릴 듯한 광기, 눈과 귀를 어지럽히는 휘향 찬란한 돈 morgosound.tistory.com # 11. 번호표는 명실공히 최악의 캐릭터입니다. 캐릭터성, 설정, 연기, 대사 모든 게 구리죠. 당장에 드는 의문만 해도 얘는 무슨 능력으로 그런 작전을 세우는 거지? 어떤 과정으로 그런 작전들을 세우는 거야? 왜 브로커들이 얘한테만 목을 매는 거지? 번호표가 얘 하나뿐인 건 아닐 거 아냐? 접선을 위해 그렇게 신중을 기하는 인간이 나중 가면 사람 득실득실한 지하철역에서 만난다고? 자기 집에까지 부른다고? 정도가 있습니다. 예전에 을 리..

위조지폐 ⅰ _ 돈, 박누리 감독

# 0. 우리는 이런 류의 영화를 왜 볼까요. 베일 듯 날카로운 계획과 이해관계의 충돌, 냉혹하게 말라붙은 인간성, 돈에 매몰된 인간들의 타버릴 듯한 광기, 눈과 귀를 어지럽히는 휘향 찬란한 돈지랄. 네 개의 엔진을 동력으로 달려 나가는 성공과 폭망의 롤러코스터. 그거 보러 가는 거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화는 한없이 허술하고 무딘 계획과, 감정에 찐득찐득하게 녹아내린 인간성, 돈보다 더 중요한 목적으로 움직이는 겁쟁이들의 비겁함과, 제대로 돈지랄조차 할 줄 모르는 소심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롤러코스터는 빈약하다 못해 선로를 벗어나 시공으로 날아가버리는군요. '박누리' 감독, 『돈 :: Money』입니다. # 1. 의문입니다. 감독은 시나리오를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게 아닐까. 비꼬는 게 아니라 진..

개콘식 공감물 _ 어쩌다 로맨스, 토드 스트라우스 슐슨 감독

# 0. 원래 계획은 를 리뷰하려 했습니다. 근데 관뒀어요. 창밖 미세먼지를 보자니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기 싫었기 때문이죠. 해도 해도 너무하네요. 편서풍대라고 대놓고 서해안 쪽에다 온갖 공단에 쓰레기 소각장까지 몽땅 몰아다 지어놓고 우리더러 국내 요인이나 찾아보라 말하는 중국의 뻔뻔함에 없던 암까지 생길 것 같습니다. 안 되겠네요. 오늘은 중국과 미세먼지가 없는 이세계물이나 하나 봐야겠습니다. '토드 스트라우스 슐슨' 감독, 『어쩌다 로맨스 :: Isn't It Romantic』입니다. # 1. 인기 없는 건축가였던 내가 이세계에선 로코 히로인?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를 극혐 하는 뚱실한 건축가 주인공이 훤칠한 소매치기를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나 명치에 꽂힌 팔콘 펀치와 중요부위 어퍼컷을 맞교..

Film/Comedy 2019.03.08

돈과 시간을 아끼세요. ⅰ _ 자전차왕 엄복동, 김유성 감독

# 0. 추위 타는 걸 끔찍이도 싫어해 겨울철이면 평소만큼 영화관을 자주 찾지 않습니다만 이 영화만큼은 꼭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올해는 요놈이네요. 스크린 쿼터제가 필요한 것일까라는 비판에 대한 강력한 근거. 여신 김러브 최악의 흑역사 『누가 그녀와 잤을까』 감독 연출. 제대로 된 필모를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월드 스타 주연배우. 불순한 의도가 가득한 개봉 타이밍. 애저녁에 뒤져버린 개연성과 폭력적 국뽕과 억지 신파의 환장하는 콜라보. 공중분해된 투자자들의 멘탈과 관객의 어처구니. 이 모든 것들이 총 동원된 매년 분기마다 꼬박꼬박 등장하는 한국영화의 '똥'들. '김유성' 감독, 『자전차왕 엄복동 :: Race to Freedom : Um Bok Dong』 입니다. # 1. 사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Film/Drama 2019.03.01

찐따들의 대환장파티 _ 엄브렐라 아카데미, 피터 호어 감독

# 0. 뭔가 하나를 재밌게 즐기고 나면 뽕이 남아 비슷한 걸 더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여행을 가도, 게임을 해도, 쇼핑을 해도, 영화를 봐도 그렇죠. 이번에도 여지없이 버릇이 터져 『킹덤』으로 생긴 드라마뽕이 와버렸네요. 그런 우스갯소리가 있죠. YG는 '니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내가 좋아하는 걸 준비했어', JYP는 '니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날 준비했어.', SM은 '니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그냥 다 넣어봤어'라는 마인드로 아이돌을 만든다고 말이죠. 이 드라마는 'SM 식 사고방식'의 결정체라 할법합니다. 어쩌면 당신이 좋아할지도 모를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그게 효과적이냐 아니냐는 둘째치고 말이죠. '제라드 웨이' 원작, '피터 호어' 감독, 『엄브렐라 아카데미 :: The Umbrel..

Series/SF & Fantasy 2019.02.18

창궐 이펙트 _ 드라마 킹덤, 김성훈 감독

# 0. 단점이 전혀 없는 시리즈는 아닙니다만 이 드라마의 최고 강점은 때를 잘 만났다는 겁니다. 작년에 하필 꼴통 좀비 영화가 한편 나왔었거든요. 영화빠라는 게 부끄러워 접시물에 코라도 박고 싶어 지게 하는 졸속 좀비 영화 이 비교 대상이라면 얘기는 전혀 달라집니다. 김은희 작가, 김성훈 감독, 『킹덤 :: Kingdom』 시즌1 입니다. # 1. 하필 이름도 같네요. 드라마의 김성훈 감독은 의 김성훈 감독 집 방향으로 매일 절이라도 하셔야 합니다. 이 드라마가 국내에서 받는 호평에는 분명 과 에 적지 않은 빚이 있으니까요. 특히 창궐을 본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는 빛 그 자체였을 겁니다. 창궐에 비하면야 이 드라마는 모든 것이 완벽해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장동건과 현빈의 참담한 만행에 사망선고가 떨어..

Series/Horror 2019.02.13

샤말란이 돌아왔다?! _ 글래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 0. 트릴로지를 좋아합니다. 단편 영화들은 선명하고 간결한 맛은 있지만 아무래도 세계관에 대한 묘사가 부실할 수밖에 없고, TV 드라마물은 섬세하게 긴 호흡의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대신 무난하게 늘어지는 감이 있죠. 트릴로지는 이 두 가지의 장점을 적절히 섞은 시리즈라 할 수 있습니다. 역시 어딜 가나 반반이 정답이네요. 일방적으로 후라이드나 양념을 강요하는 독재자들은 이참에 반성하시길 바랍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글래스 :: Glass』 입니다. # 1. 슈퍼히어로물의 21세기적 재해석의 모범이라 할 법한 샘 레이미 감독의 나 역대 최고의 슈퍼히어로 시리즈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는 대사를 달달 외울 만큼 좋았습니다. 역시 훌륭하죠. 윌 스미스의 촐싹거림과 외..

Film/SF & Fantasy 2019.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