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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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개봉 99

쉬운 정답, 어려운 풀이 _ 아우슈비츠의 회계원, 매튜 쇼이쳇 감독

# 0. 1명이 마약을 하면 그 1명을 구속하면 됩니다. 10명이 100명이 1000명이 마약을 해도 체포하고 구속하면 되죠. 하지만 그 수가 10만 명, 100만 명, 1000만 명에 달해도 그럴 수 있을까요? 사람이 그렇게까지나 불어나버린 상황에서 무작정 모두를 범죄자로 삼아 체포하려 들면 사회는 급격하게 음성화 되고 부작용을 낳게 될 겁니다. 이런 문제에 직면한 경우 보통 사회는 문제의 해악과는 별개로 해당 사안을 그냥 끌어안아버리려 합니다. 대마나 담배나 별 차이가 없음에도 대마는 불법으로 삼고 담배는 국가가 판매하는 이유죠. 사회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렇게 정의롭지 않습니다. 같은 값이면 올바르려 노력하기는 하겠지만 그 올바름이 사회가 스스로를 유지하려는 본능에 우선하지는 않죠. 간혹 올..

갑자기 분위기 기독교 _ 나의 마더, 그랜트 스퍼토어 감독

# 0. 신뢰는 연역적 결과인 걸까요 귀납적 결과물인 걸까요. 영화는 두 견해의 극단적이고 구체적인 충돌을 다룹니다. 믿음직스러운 행동을 하는 신뢰할 수 없는 존재와,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경쟁적으로 딸의 마음을 사기 위해 대립합니다. 각각을 대변하는 '마더'와 '여자'라는 강렬한 대척점에 사이에서 딸은 갈등합니다. '그랜트 스퍼토어' 감독, 『나의 마더 :: I am Mother』입니다. # 1. '마더'는 분명 딸을 헌신적으로 보살폈습니다. 동시에 프로그래밍에 의해 작동하는 로봇이기도 하죠. 마더가 딸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핀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여타의 인간과 같이 존재론적인 측면에서 자신의 딸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딸을 보살피는 행위는 여러 가지 목적으..

Film/SF & Fantasy 2019.07.06

위조지폐 ⅱ _ 돈, 박누리 감독

위조지폐 ⅰ _ 돈, 박누리 감독 # 0. 우리는 이런 류의 영화를 왜 볼까요. 베일 듯 날카로운 계획과 이해관계의 충돌, 냉혹하게 말라붙은 인간성, 돈에 매몰된 인간들의 타버릴 듯한 광기, 눈과 귀를 어지럽히는 휘향 찬란한 돈 morgosound.tistory.com # 11. 번호표는 명실공히 최악의 캐릭터입니다. 캐릭터성, 설정, 연기, 대사 모든 게 구리죠. 당장에 드는 의문만 해도 얘는 무슨 능력으로 그런 작전을 세우는 거지? 어떤 과정으로 그런 작전들을 세우는 거야? 왜 브로커들이 얘한테만 목을 매는 거지? 번호표가 얘 하나뿐인 건 아닐 거 아냐? 접선을 위해 그렇게 신중을 기하는 인간이 나중 가면 사람 득실득실한 지하철역에서 만난다고? 자기 집에까지 부른다고? 정도가 있습니다. 예전에 을 리..

Film/Thriller 2019.03.26

위조지폐 ⅰ _ 돈, 박누리 감독

# 0. 우리는 이런 류의 영화를 왜 볼까요. 베일 듯 날카로운 계획과 이해관계의 충돌, 냉혹하게 말라붙은 인간성, 돈에 매몰된 인간들의 타버릴 듯한 광기, 눈과 귀를 어지럽히는 휘향 찬란한 돈지랄. 네 개의 엔진을 동력으로 달려 나가는 성공과 폭망의 롤러코스터. 그거 보러 가는 거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화는 한없이 허술하고 무딘 계획과, 감정에 찐득찐득하게 녹아내린 인간성, 돈보다 더 중요한 목적으로 움직이는 겁쟁이들의 비겁함과, 제대로 돈지랄조차 할 줄 모르는 소심함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롤러코스터는 빈약하다 못해 선로를 벗어나 시공으로 날아가버리는군요. '박누리' 감독, 『돈 :: Money』입니다. # 1. 의문입니다. 감독은 시나리오를 한 번도 읽어보지 않은 게 아닐까. 비꼬는 게 아니라 진..

Film/Thriller 2019.03.25

개콘식 공감물 _ 어쩌다 로맨스, 토드 스트라우스 슐슨 감독

# 0. 원래 계획은 를 리뷰하려 했습니다. 근데 관뒀어요. 창밖 미세먼지를 보자니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기 싫었기 때문이죠. 해도 해도 너무하네요. 편서풍대라고 대놓고 서해안 쪽에다 온갖 공단에 쓰레기 소각장까지 몽땅 몰아다 지어놓고 우리더러 국내 요인이나 찾아보라 말하는 중국의 뻔뻔함에 없던 암까지 생길 것 같습니다. 안 되겠네요. 오늘은 중국과 미세먼지가 없는 이세계물이나 하나 봐야겠습니다. '토드 스트라우스 슐슨' 감독, 『어쩌다 로맨스 :: Isn't It Romantic』입니다. # 1. 인기 없는 건축가였던 내가 이세계에선 로코 히로인?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를 극혐 하는 뚱실한 건축가 주인공이 훤칠한 소매치기를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나 명치에 꽂힌 팔콘 펀치와 중요부위 어퍼컷을 맞교..

Film/Comedy 2019.03.08

돈과 시간을 아끼세요. ⅰ _ 자전차왕 엄복동, 김유성 감독

# 0. 추위 타는 걸 끔찍이도 싫어해 겨울철이면 평소만큼 영화관을 자주 찾지 않습니다만 이 영화만큼은 꼭 영화관에서 보고 싶었습니다. 올해는 요놈이네요. 스크린 쿼터제가 필요한 것일까라는 비판에 대한 강력한 근거. 여신 김러브 최악의 흑역사 『누가 그녀와 잤을까』 감독 연출. 제대로 된 필모를 만들어 본 적이 없는 월드 스타 주연배우. 불순한 의도가 가득한 개봉 타이밍. 애저녁에 뒤져버린 개연성과 폭력적 국뽕과 억지 신파의 환장하는 콜라보. 공중분해된 투자자들의 멘탈과 관객의 어처구니. 이 모든 것들이 총 동원된 매년 분기마다 꼬박꼬박 등장하는 한국영화의 '똥'들. '김유성' 감독, 『자전차왕 엄복동 :: Race to Freedom : Um Bok Dong』 입니다. # 1. 사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Film/Drama 2019.03.01

찐따들의 대환장파티 _ 엄브렐라 아카데미, 피터 호어 감독

# 0. 뭔가 하나를 재밌게 즐기고 나면 뽕이 남아 비슷한 걸 더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여행을 가도, 게임을 해도, 쇼핑을 해도, 영화를 봐도 그렇죠. 이번에도 여지없이 버릇이 터져 『킹덤』으로 생긴 드라마뽕이 와버렸네요. 그런 우스갯소리가 있죠. YG는 '니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내가 좋아하는 걸 준비했어', JYP는 '니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날 준비했어.', SM은 '니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그냥 다 넣어봤어'라는 마인드로 아이돌을 만든다고 말이죠. 이 드라마는 'SM 식 사고방식'의 결정체라 할법합니다. 어쩌면 당신이 좋아할지도 모를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그게 효과적이냐 아니냐는 둘째치고 말이죠. '제라드 웨이' 원작, '피터 호어' 감독, 『엄브렐라 아카데미 :: The Umbrel..

Series/SF & Fantasy 2019.02.18

창궐 이펙트 _ 드라마 킹덤, 김성훈 감독

# 0. 단점이 전혀 없는 시리즈는 아닙니다만 이 드라마의 최고 강점은 때를 잘 만났다는 겁니다. 작년에 하필 꼴통 좀비 영화가 한편 나왔었거든요. 영화빠라는 게 부끄러워 접시물에 코라도 박고 싶어 지게 하는 졸속 좀비 영화 이 비교 대상이라면 얘기는 전혀 달라집니다. 김은희 작가, 김성훈 감독, 『킹덤 :: Kingdom』 시즌1 입니다. # 1. 하필 이름도 같네요. 드라마의 김성훈 감독은 의 김성훈 감독 집 방향으로 매일 절이라도 하셔야 합니다. 이 드라마가 국내에서 받는 호평에는 분명 과 에 적지 않은 빚이 있으니까요. 특히 창궐을 본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는 빛 그 자체였을 겁니다. 창궐에 비하면야 이 드라마는 모든 것이 완벽해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장동건과 현빈의 참담한 만행에 사망선고가 떨어..

Series/Horror 2019.02.13

샤말란이 돌아왔다?! _ 글래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 0. 트릴로지를 좋아합니다. 단편 영화들은 선명하고 간결한 맛은 있지만 아무래도 세계관에 대한 묘사가 부실할 수밖에 없고, TV 드라마물은 섬세하게 긴 호흡의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대신 무난하게 늘어지는 감이 있죠. 트릴로지는 이 두 가지의 장점을 적절히 섞은 시리즈라 할 수 있습니다. 역시 어딜 가나 반반이 정답이네요. 일방적으로 후라이드나 양념을 강요하는 독재자들은 이참에 반성하시길 바랍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글래스 :: Glass』 입니다. # 1. 슈퍼히어로물의 21세기적 재해석의 모범이라 할 법한 샘 레이미 감독의 나 역대 최고의 슈퍼히어로 시리즈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는 대사를 달달 외울 만큼 좋았습니다. 역시 훌륭하죠. 윌 스미스의 촐싹거림과 외..

Film/SF & Fantasy 2019.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