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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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 4

Skip _ 투 마더스, 안느 퐁텐 감독

# 0. 두 절친 아줌마가 서로의 아들을 바꿔 연애하는 영화, 즉 불륜물입니다. 관객에 따라선 작품을 보기도 전부터 소재의 파격만으로 혀를 찰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박훈정' 감독의 『V.I.P.』 리뷰에서도 말씀드렸듯 영화의 소재가 그 자체로 문제시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궁금해하고 즐겨야 할 건 소재의 파격성이 아니라 소재로부터 감독이 무엇을 발견하고 있는가여야 하는 거겠죠. '안느 퐁텐' 감독, 『투 마더스 :: ADORE』입니다. # 1. 전반부는 이들의 관계를 최대한 긍정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소위 판을 까는 작업이죠. 아들들은 키 크고 잘생긴 몸짱 출신 서핑 중독자들입니다. 엄마들은 해녀보다 더 자주 물질을 하는 수영의, 보다 정확히는 '수영복'의 화신들이죠. ..

Film/Romance 2021.12.10

가정폭력의 리얼리즘 _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자비에르 르그랑 감독

# 0. 영화를 통해 무언가를 주장하고 싶다면 그래서 관객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설득하고 싶다면 이 정도 정성은 들여야 합니다. 그게 메시지의 당사자들과 관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죠. 제44회 세자르 영화제 작품상, 각본상, 편집상 수상작. 제74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은사자상, 미래의 사자상 수상작입니다. '자비에르 르그랑' 감독, 『아직 끝나지 않았다 :: Jusqu'à la garde』입니다. # 1. 사실 이 작품을 본지는 제법 오래되었습니다. 얼추... 한 3년쯤 된 것 같네요. 가뭄에 콩 나듯 있던 예기치 않은 주중의 휴일, 우연히 들렀던 영화의 전당에서 봤었더랬죠. 운 좋게도 당시 해당 관에는 저를 제외한 관객이 아무도 없었고 운 나쁘게도 이 영화는 넓은 영화관에서 홀로 보기에 ..

Film/Drama 2021.03.05

46년간의 겨울 ⅱ _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46년간의 겨울 ⅰ _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 0. 신기한 영화입니다. 대단히 편안하고 친절한 동화이긴 한데 어린이용 동화로만 보기엔 무지막지하게 많은 코드가 동시에 읽히거든요. 겨우 8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영화 안에 이렇게나 많 morgosound.tistory.com # 10. 아빠곰은 사탕을 팝니다. 엄마곰은 이빨을 팔죠. 돈을 벌 수만 있다면 자신의 자식에겐 절대 권하지 않을 쾌락을 판매하고 그 비용을 다시 판매하는 비윤리적 짓거리를 저지르는 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창고에 숨어든 '어네스트'가 경찰에 잡혀가는 순간 아빠곰은 방금 전까지 자신의 아이에겐 절대 먹지 못하게 할 사탕을 다른 어린아이들을 홀려 팔았던 자신 스스로를 정직한 시민이라 칭합니다. 자본가들의 엘리트 의식과 이중성은 저녁 식..

Film/Animation 2020.06.17

46년간의 겨울 ⅰ _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 0. 신기한 영화입니다. 대단히 편안하고 친절한 동화이긴 한데 어린이용 동화로만 보기엔 무지막지하게 많은 코드가 동시에 읽히거든요. 겨우 8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영화 안에 이렇게나 많은 은유를 녹여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말이죠. 그림쟁이 쥐와 음악가 곰의 사랑스러운 동화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글로 풀어놓을 필요가 없을 만큼 안정적이기에 생략하구요. 이 글에선 제 나름대로 이해한 코드들에 대한 생각들을 조악하게나마 풀어보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 영화를 공산주의 진영(쥐)과 자본주의 진영(곰) 간의 냉전 시대 갈등과 인간성 회복에 대한 우화로 읽었습니다. '뱅상 파타', '스테판 오비에', '벵자맹 레네' 감독,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 Ernest et Céles..

Film/Animation 2020.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