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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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아 3

푸른 밤의 사색 _ 여섯 개의 밤, 최창환 감독

# 0. 모든 여행은 여행자가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 최창환 감독, 『여섯 개의 밤 :: The Layover』입니다. # 1. 오스트리아 철학자 마틴 부버의 글귀와 함께 시작됩니다. 해당 글귀를 인용함은,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여행자로 규정한다는 의미임과 동시에, 작품을 통해 탐구하고자 하는 바가 눈에 드러나는 목표가 아닌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목적지'라는 것에 있음을 의미하는 거겠죠. 알 수 없다는 것은 통제 불가능한 불확실성을 의미할 텐데요. 예측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개인의 나약함으로도, 계획 밖의 영역에 대한 가능성과 풍요로움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영화가 탐구하려는 목적지란 것이 문자 그대로의 장소라거나 성취와 같은 것은 아닙니다. 타인과 함께 하는 ..

Film/Romance 2023.11.12

미소를 잃은 사람들 ⅱ _ 소공녀, 전고운 감독

미소를 잃은 사람들 ⅰ _ 소공녀, 전고운 감독 # 0. 화려한 싱글라이프와 프로 가사도우미 '미소'의 등장입니다. 배우 이솜의 신비로운 마스크와 앳된 얼굴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희끗희끗한 흰머리와 전동 드릴에 걸린 진한 분홍색 청소솔이 morgosound.tistory.com # 8. 힘든 사람들만을 조명하게 되면 자칫 경쟁에서 패배한 개인을 질책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인물들을 과장된 문법으로 표현함으로써 어떤 군상의 표상처럼 다루고자 하는 작품의 기조를 생각할 때 곤란한 일이죠. 감독은 마지막으로 미소를 으리으리한 대궐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전직 기타리스트, '정미'의 집으로 보냄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어디 부자는 늘 행복할 수 있는지 지켜보자는 거죠. 정미와의 첫 대화에서부터..

Film/Drama 2019.05.20

미소를 잃은 사람들 ⅰ _ 소공녀, 전고운 감독

# 0. 화려한 싱글라이프와 프로 가사도우미 '미소'의 등장입니다. 배우 이솜의 신비로운 마스크와 앳된 얼굴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희끗희끗한 흰머리와 전동 드릴에 걸린 진한 분홍색 청소솔이 도드라지는군요. 이목을 끄는 인상적인 오프닝입니다. 미소가 청소하는 곳은 친구의 집이었네요. 커피 한잔 하자는 말을 냉정하게 거절당하면서도 천연덕스레 쌀을 빌려달라 말하는 미소. 한심한 듯 쳐다보는 친구의 시선과 그런 난처한 상황에서의 곤란함으로 전혀 인지하지 않는 미소의 대사와 표정에서 굉장한 캐릭터성을 읽게 됩니다. 친구에게 빌린 (이라 쓰고 동냥받은 이라 읽을) 쌀을 허술하게 비둘기에게 모이로 주고서 별 수 없다는 듯 고즈넉한 바에서 담배에 위스키를 즐기는 여기까지 3분. 감독은 독특하고 독보적인 캐릭터를 멋지게..

Film/Drama 2019.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