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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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피크닉 3

우희에게 _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임오정 감독

# 0. 연락 드럽게 안 하는 우희가 개 구하러 담 넘는 영화입니다.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옴니버스 영화 중 세 번째 단편, 입니다. '임오정' 감독,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 Call If You Need Me』입니다. # 1. 세 단편 중 가장 이질적입니다. 강동완 감독의 이 연극, 김한라 감독의 이 동화라 한다면 임오정 감독의 영화는 에세이 쪽에 조금 더 가까워 보입니다. 작가의 통제하에 있는 조직된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한 두 작품에 비해 이 영화는 훨씬 일상성이 강조된 구체적인 서사와 표현으로 전개됩니다. 앞선 두 편에서의 피크닉은 각각 캠핑장과 울릉도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그려집니다만, 이 작품에선 독특하게도 그 역할을 [인물]이 대신합니다. 영신이죠. 그녀는 그녀가 가진 풍부한..

Film/Drama 2021.01.15

오그리 토그리 _ 대풍감, 김한라 감독

# 0. 남중, 남고, 공대, 군대를 나온 모솔 남자가 '여고 생활에 대한 시나리오'를 쓰면... 이런 비슷한 게 나오지 않을까요?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옴니버스 영화 중 두 번째 단편, 입니다. '김한라' 감독, 『대풍감 :: The Silver Lining』입니다. # 1. 내러티브를 이해하는 게 어려운 영화는 아닙니다. '대풍감'이라는 지역 명소에 얽힌 설화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그곳을 찾아가는 밝고 건강한 청년들의 여행기라는 이미지를 엮은 후, 순풍 불면 쭉쭉 나아갈 수 있다 뭐 이런 류의 응원 메시지라는 뼈대 위에, 굳이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설정의 집 나간 아빠와 빛이 뿜어져 나오는 열린 문으로 나가는 벌레 등의 메타포를 집어넣어 요리조리 적당히 만들면 아이 따뜻해. 뭐 그런 거..

Film/Drama 2021.01.13

전봇대를 지나 다리를 건너 _ 돌아오는 길엔, 강동완 감독

# 0.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옴니버스 영화 중 첫 번째 단편입니다. 처음엔 세편을 묶어 하나의 글로 써볼까 했습니다만 '일상을 벗어나 관계와 삶을 돌아본다'는 느슨한 테마만 공유할 뿐 각 작품이 추구하는 바와 결이 전혀 다르다 느꼈기에 따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나눠 쓰게 되었네요. '강동완' 감독, 『돌아오는 길엔 :: On the Way Back』입니다. # 1. 앞만 바라보고 있는 뒷모습입니다. 네 사람은 영화 시작부터 끊임없이 말을 하지만 어느 누구의 것 하나 원만한 대화로 이어지지 못합니다. 가족은 각자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할 뿐 듣고 싶지 않은 말은 외면하는 가운데, 자신의 말이 전달되지 않는 것에는 또 상처 받고 있습니다. 작품의 키워드는 단절입니다. 캠핑장에 도착한 ..

Film/Drama 2021.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