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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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구 4

원 히트 원더의 딜레마 _ 낙원의 밤, 박훈정 감독

# 0. 감정이든 행위든 합리성이 부재하다 느끼는 순간 우리는 그것을 겉멋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겉멋이냐 간지냐를 구분짓는 건 사소한 디테일을 물고 늘어지는 식의 개연성 진단과는 무관합니다. 오히려 직관의 영역에 가깝죠. '박훈정' 감독, 『낙원의 밤 :: Night in Paradise』입니다. # 1. 엄태구 입니다. 역시 멋있어요. 감독 생각하면 당연히 범죄 누아르일 테고 당연하다는 듯 양복 입은 주인공의 멋있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시한부 설정의 이부 누나가 때마침 생일인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조카를 데리고 등장합니다. 어째 벌써부터 지루하네요. 다행히 전개는 초고속으로 이뤄집니다. 주인공은 역시나 조폭이구요. 도 회장이라는 경쟁자가 있다는군요. 사랑해 마지않는 누나와 조카가 석동출 당하고, 빡..

Film/Thriller 2021.04.12

캐스팅이 80% _ 시시콜콜한 이야기, 조용익 감독

# 0. 장르물의 성패는 대부분 감독의 역량에 의해 좌우되곤 합니다만, 단 하나. 로맨스물 만큼은 감독보다 배우의 개인기에 의해 성패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그 좋은 예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네요. '조용익' 감독, 『시시콜콜한 이야기 :: Trivial Matters』입니다. # 1. 분명 이 영화는 어설픕니다. 평범한 젊은 남녀가 썸을 타는 동안의 말랑말랑한 감수성을 다루는 영화인데 정작 두 주인공의 일상성과 균형이 모두 무너져 있거든요. # 2. '엄태구'의 '도환'은 찐따입니다. 오래 전의 내가 겹쳐 보이는 것만 같은 자연스러움과 민망함이 전달되어야 할 보편적 캐릭터 표현 대신 나와 아무 상관없는 '도환'만의 찌찔함이 묘사됩니다. 인물을 둘러싼 곁가지 설정들 대부분 명확한 계획하에 배치되..

Film/Romance 2020.09.27

과적 금지 _ 판소리 복서, 정혁기 감독

# 0. 병구가 돌린 전단지를 본 민지는 체육관을 찾아와 복싱의 다이어트 효과에 대해 문의합니다. 글쎄요. 다이어트는 날아갈 듯 날씬한 혜리보다 이 영화가 더 필요해 보이는데요? '정혁기' 감독, 『판소리 복서 :: My punch-drunk boxer』입니다. # 1. 번개 같은 주먹! 병구 주먹! 천둥 같은 장단! 민지 장단! 예고편을 본 관객들은 판소리 복서 엄태구가 혜리의 장구 가락에 맞춰 흐느적흐느적 주먹을 휘두르는 걸 본 순간 끝났다 생각했을 겁니다. 아이템의 파괴력만으로도 충분하다, 다른 것 다 필요 없고 이 병신 같지만 멋있는 매력을 찰지게 풀어내기만 하면 무조건 대박이다 생각했을 겁니다. 우리의 주인공 병구가 의 김수현 같은 빙구미를 뽐낼 수만 있다면. 병구와 민지의 투샷이 미묘하게 사랑..

Film/Comedy 2020.05.24

캐릭터를 생성하시겠습니까?_ [안시성, 김광식 감독]

영화 제목을 듣는 순간부터, 우리 모두는 이 영화가 어떻게 흘러갈지 알고 있습니다. 당 태종 이세민이 15만 대군을 우르르 몰고 와서 안시성을 공격하다 우주 방어 전문가 양만춘에게 막혀 열폭하고, 에라이하고 토성 쌓았더니 양만춘이 토성 낼름 뺏어가면서 눈깔 주고 GG친다는 내용이죠. 네? 그걸 어떻게 아냐고요? 저처럼 수업시간에 조셨나 보군요. 이럴 땐 순진하게 모르는 티를 내기 전에 저처럼 꺼무위키를 켜 안시성 전투를 찾아보는 게 좋습니다. '김광식' 감독,『안시성』 입니다. 공들여 만든 전쟁신 물론 그렇다고 2시간 내내 전쟁만 할 수는 없겠죠. 그럴만한 사료도 충분치 않거니와, 사료가 충분하다 하더라도 2시간 내내 전쟁만 하면 추석 기념으로 자식 손주들 거느리고 영화관을 찾은 어르신들이 당 태종보다 ..

Film/Action 2018.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