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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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영화 4

반칙 _ 토토리!, 아릴 외스틴 오문센 / 실리에 살로몬센 감독

# 0. 자연과 인물의 위력이 완성도를 무시한다. 아릴 외스틴 오문센 / 실리에 살로몬센 감독, 『토토리! 우리 둘만의 여름 :: Tottori! Sommeren Vi Var Alene』입니다. # 1. 딸아이 둘 데리고 캠핑 떠난 안전불감증 아빠가, 아내가 알았으면 곱게 죽지 못할 대형 사고를 친 걸, 9살짜리 첫째와 5살짜리 둘째가 2박 3일간 찍으면서 수습한다는 내용의, 효도 영화입니다. 진짜루요. 사실 서사만 떼어놓고 보면 제법 가혹하고 엉성하고 심지어 나태합니다. 떨어지면 어쩌려는 건지 싶은 높다란 나무에 맨몸으로 불쑥 올라간다거나, 맨손으로 물고기 낚아보겠다고 까불다 개천에 빠진다거나, 절벽에서 겁도 없이 뒷걸음질 치다 추락하는 등 아빠는 못 죽어 안달 난 듯한 한심한 행동을 반복합니다. 다리..

Film/Drama 2023.11.02

아이템 원툴 _ 트롤의 습격, 로아 우다우그 감독

# 0. 주제의식만 가지고 영화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일관된 주제의식 하나 없이 영화를 만들 수도 없는 법이죠. 로아 우다우그 감독, 『트롤의 역습 :: Troll』입니다. # 1. 클리셰가 많다? 그 수준이 아닙니다. 이 정도면 괴수물 클리셰를 일부러 모아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초반엔 무슨 영화를 이렇게 만들었지 싶어 짜증스럽기도 했습니다만 어느 순간부터 그래 어디까지 가나 보자 싶은 생각에 되려 흥미진진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캐릭터, 서사, 플롯, 설정, 공간, 코미디, 액션, 구도, 묘사, 편집 등등등. 거의 모든 부분들이 30년 지기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반가워 영화 내내 감동의 눈물이 흘러내립니다. 물론 타겟층이 명확한 작품이라는 걸 감안하긴 해야 합니다. 등산 마니아 아빠가 ..

Film/Action 2022.12.08

그림 일기 _ 새들의 노래가 들려요, 트리네 발레비크 호비에르그 감독

# 0. 내전을 겪은 후 라이베리아 난민촌에서 지내고 있는 코트디부아르 출신 아이들과의 대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한 8분짜리 단편 다큐멘터리입니다. '트리네 발레비크 호비에르그' 감독, 『새들의 노래가 들려요 :: When i hear the birds sing』입니다. # 1. 감독은 카메라 앞에 앉은 아이들의 목소리만을 온전히 주목합니다. 그동안 어떤 일을 겪었는지, 지금 심정은 어떠한지, 장래의 꿈은 무엇인지 따위를 질문하고 있습니다만 정작 질문 그 자체 조차 영화 속에 담아내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상황을 부연 설명하는 대목에서 조차 간결한 텍스트를 통해 정보만 전달할 뿐, 그 흔한 내레이터 조차 일절 쓰지 않습니다. 보통의 다큐멘터리들이 높은 현장감을 지향하는 것과는 달리, 이 작품은 현장감을 ..

Documentary/Social 2020.05.11

7000원에 영화 세편 _ 델마, 요아킴 트리에 감독

# 0. 영화의 서사는 간결합니다. 초능력 가진 짱짱녀 딸이 각성 전에 사고를 치고, 딸의 능력을 두려워하는 엄마 아빠가 딸을 담그려 하지만 역관광 당하고, 마침내 능력을 각성한 딸이 여자 친구와 뽀뽀한다는 영화죠. 네. 이 영화는 백하ㅂ... 간결한 서사임에도 관객의 머릴 아프게 만드는 건 116분의 런타임 내내 쏟아지는 수많은 상징과 은유 때문입니다. 그것도 적당히 아는 놈 알고 모르는 놈 몰라란 식으로 숨겨두는 것도 아니고 대놓고 쏟아냅니다. 눈앞에다 흔들면서 '야! 이거 암시야, 암시! 뭐게! 맞춰봐!' 라 합니다. 관객들은 놀란만으로도 충분히 벅찹니다. 왜 북유럽 갬성 형님들까지 이러시는 건가요. '요하킴 트리에' 감독, 『델마 :: Thelma』입니다. # 1. 엄마는 하반신 불구입니다. 아빠..

Film/Thriller 2018.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