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Film/Drama

소녀는 개의치 않았다 _ 프로방스, 카토 드 뵈크 감독

그냥_ 2022. 4. 6. 06:30
728x90

 

 

# 0.

 

소녀와 소년입니다. 푸르른 녹음, 맑은 물, 웃음소리, 선명한 색감, 밝게 부서지는 빛 따위는 공통적으로 순수성을 상징합니다. 아이들은 천천히 관객의 방향으로 다가옵니다. 더디지만 신중하게 커 나갑니다. 성장을 이야기하는 영화들의 정석적인 오프닝이죠.

 

 

 

 

 

 

 

 

'카토 드 뵈크' 감독,

『프로방스 :: Provence』입니다.

 

 

 

 

 

# 1.

 

여름방학, 11살 소녀 카미유와 오빠 투르는 가족과 함께 프로방스에 있는 캠핑장에 가게 됩니다. 네덜란드에서 온 두 십 대 소녀를 만나게 되고 카미유는 사랑하는 오빠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 2.

 

성숙한 두 언니들과 2차 성징이 채 오지 않은 어린아이가 대조됩니다. 여성 속옷이 아직 필요치 않은 카미유와 멋들어진 비키니를 입은 언니들입니다. 네덜란드라는 국적은 소녀가 느끼는 시간적-정서적 거리를 물리적 거리감으로 치환해 구체화합니다. 적재적소에 등장해 누나에게 말을 거는 막내 동생의 존재는 아직 소녀보다는 아이에 가까운 카미유의 현실을 구체화합니다.

 

목욕하기 위해 옷을 벗은 어른들을 훔쳐보는 동안 오빠 루트와 두 언니는 웃지만 카미유는 웃지 못합니다. 뭐가 웃긴 건지 모르겠거든요. Truth or Dare 놀이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느냐 묻는 언니들과 달리 귀를 왜 가리느냐는 실없는 질문을 묻습니다. 연애 감정을 자극하는 곤란한 질문이라는 것을 아직 잘 모르겠거든요.

 

자신의 무력함에 속상한 어린 소녀의 마음을 묘사합니다. 나름 애 쓰지만 상황마다 겉도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입니다. 숨길 수 없는 어린아이의 순간들입니다. 속상하지만 애써 티 내고 싶지 않은 소녀의 자존심입니다. 질투심을 몸을 쓰는 투정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미숙함은 특히 귀엽죠.

 

 

 

 

 

 

# 3.

 

늦은 밤 텐트 안에서.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냐 꼬치꼬치 캐묻는 동생의 보챔에 오빠는

"A ... L ..."

 

알렉산더라는 아이를 좋아하는 듯한 뉘앙스를 보입니다. 눈치를 보건대 남자아이인 듯하죠.

 

소년이 정말 남자아이를 좋아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투르가 자신이 남자를 좋아하는 건가 혼란스러워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동생의 귀찮은 질문을 뿌리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죠. 자칫 관객에 따라 당황할 수도 있을 다소 과격한 전개입니다만 그건 별로 중요치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말을 듣게 된 카미유의 반응이죠. 소녀는 해먹에 누워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오빠를 바라봅니다. 벌레를 무서워하던 소녀는 강에 빠져 죽은 벌레들을 고이 건져 돌 위에 올려놓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오빠를 힐끗 보고 웃는 소녀. 소녀의 표정은 분명 '차라리 언니들을 좋아하지 그랬어'와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사랑하는 오빠가 언니들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불안을 떨쳐낸 표정에 가깝죠. 어른이 되어버린 관객들에겐 투르가 남자아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큰 일처럼 받아들여질테지만, 소녀는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그저 여전히 오빠와, 오빠와 함께 한 캠핑장과, 잠에 든 막내 동생을 태운 차를 차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사랑할 뿐이죠. '카토 드 뵈크' 감독, <프로방스>였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 본 블로그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글에서 다루는 작품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댓글", "포스트를 자신의 블로그로 유인하는 데 이용하려는 댓글", "무분별한 맞팔로우 신청 댓글" 등은 삭제 후 IP 차단될 수 있습니다.

 

 

"좋아요", "댓글""구독"

 

은 블로거에게 큰 응원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