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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잼 ⅵ _ 애니메이션 앤솔로지 러브, 데스 + 로봇

그냥_ 2019. 5. 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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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잼 ⅴ _ 애니메이션 앤솔로지 러브, 데스 + 로봇

꿀잼 ⅳ _ 애니메이션 앤솔로지 러브, 데스 + 로봇 꿀잼 ⅲ _ 애니메이션 앤솔로지 러브, 데스 + 로봇 꿀잼 ⅱ _ 애니메이션 앤솔로지 러브, 데스 + 로봇 꿀잼 ⅰ _ 애니메이션 앤솔로지 러브, 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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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아이스 에이지, 팀 밀러 감독

 

팀 밀러는 치사하게 실사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제작자라 땡깡이라도 부린 걸까요. 남들은 뼈 빠지게 그래픽 만들고 디테일을 다듬고 작화를 하는 동안 제작자 팀 밀러는 배우 '토퍼 그레이스'와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작은 집 한 채를 섭외하는 것으로 영화 한 편을 날로 먹는 데 성공합니다. 역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갑질이 이렇게나 무섭습니다.

 

성에가 두껍게 낀 낡은 냉장고 안에 문명이 발생한다면? 이라는 소소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에피소드입니다. 작품을 보신 분들이라면 배리 소넨필드 감독의 <맨 인 블랙>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겠네요. 새 집으로 이사 간 부부의 냉장고에서 태동한 문명은 원시시대에서 봉건을 지나 순식간에 현대에 다다릅니다. 끔찍한 핵전쟁이 발발하지만 그럼에도 생존에 성공해 발전을 이루어 낸 소인류가 만든 미래사회의 모습과 윤회적 결말이 인상적이군요.

 

딱히 참신하다 하긴 힘들지만 유쾌한 상상력과 과감하고 도발적인 전개가 매력적입니다. 졸지에 팔자에도 없는 신이 되어버린 부부의 대사는 하나하나 흥미롭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딱히 무언가를 할 의지는 없고, 세계 전체를 아끼고 주시하지만 또 개개인의 삶에는 개입하지 않되 그저 잘 흘러가길 응원만 하는 모양새가 기독교 종교철학 속 신의 존재를 효과적으로 묘사합니다.

 

 

 

 

 

 

# 29.

 

핵전쟁으로 붉게 화상 입은 신의 얼굴과 이내 냉장고를 닫아버리고 절망하는 부부의 모습에선 뼈가 느껴집니다. 동시에 그럼에도 살아남아 발전을 이어가는 냉장고 속 소인류의 모습에선 감독의 희망적인 시선이 함께 읽히기도 하는군요. 지금의 기술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는 미래 세계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존재하는 '계'인 냉장고를 뛰어넘어 물리적 자유를 만끽하는 장면은 소박하면서도 상당히 감동적입니다. 종래에 자신들의 차원마저 벗어나 물리적 한계까지 넘어서는 장면에선 SF로 쓰인 동화 같은 느낌도 살짝 드네요.

 

코드를 뽑아버린 냉장고에서 다시 새로운 인류가 등장한다는 반전이 재미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지구에서 발생한 첫 번째 지적 생명체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과 '우리 이후로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환경과 조건에서 출발한 또 다른 지적 생명체가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안정적이고 중의적이면서 동시에 열려있는 마무리군요.

 

전반적으로 이런 류의 상상력을 활용한 SF가 전부터 많았기에 다소 상투적인 감이 없지는 않습니다. 감독이 제시하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미래도시의 모습은 좀 지루하기도 하네요. 그치만 말씀드린 대로 작품 자체의 완결성과 완성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총제작자로서의 체면 치례를 하는군요.

 

 

 

 

 

 

# 30.

 

또 다른 역사, 빅터 말도나도, 알프레도 토레스 감독

 

엉망진창의 밑도 끝도 없는 상상력과 쏟아지는 패러디 + 개드립 + 블랙코미디 난무입니다. 앤솔로지 유일의 정통 코미디 작품이군요. 히틀러가 총통이 되지 못한 채 각종 괴상한 이유에서 죽게 되고, 그로 인한 나비효과로 변하게 될 미래를 예측하는 시뮬레이션이란 설정입니다. 이런 류의 시나리오는 보통 관객의 몰입도를 최대한 높이도록 개연성에 집중하거나, 참신함에 집중해서 유쾌함을 선사하거나 둘 중 한 가지 선택을 하게 되는데요. 이 작품은 괴팍할 정도로 참신함과 개소리에 포커싱을 하고 있군요.

 

푸딩 폭탄이나 섹스 파티 같은 노골적이고 말초적인 코미디와, '히틀러'에 대한 묘사나 러시아와 '푸틴', 민주주의의 맹점 등에 대한 풍자적 블랙코미디, 터미네이터와 타임 패러독스, 블루스크린 따위 등의 장르를 넘나드는 패러디가 가득가득합니다. 집중해서 하나하나 찾아가며 보는 게 꼭 건빵 속 별사탕을 찾아 먹는 기분이었네요. 다만 굳이 하나하나 짚어가며 글로 옮겨두진 않겠습니다. 작품 보실 분들의 별사탕을 제가 먼저 빼먹어서는 안 될 테니까요. 영화를 보실 때 흘러가듯 보지 마시고, 대사 하나 요소 하나를 따져가며 보시길 권하겠습니다.

 

 

 

 

 

 

# 31.

 

숨겨진 전쟁, 이스트반 조르코지 감독

 

총 18편, 도합 4시간 여에 달하는 앤솔로지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입니다. 처절하고 음울한 전투 액션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습니다. 대단히 잔혹하고 노골적인 유혈 묘사가 긴장감과 공포감과 절망감을 한껏 불러일으킵니다. 더군다나 앞선 작품이 가벼운 코미디라 그 낙차가 더 크게 느껴지는군요.

 

오컬트와 접목된 구울과 러시아 군의 접합이 이질적인 파열음을 만들어 냅니다. 소대의 영웅적 전투를 수준 높은 화면과 사운드로 구현하면서도 동시에 절망적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확대된 감정에 카메라를 조명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단편으로 충분하거나 단편이라 좋았다면, 이 작품은 충분한 호흡으로 전개되는 장편으로 나와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컬트 의식에 대한 배경이나 주요 인물들 각자의 이야기. 구울이 확대되어 나가는 과정과 소대 전투 이후의 전개 등 흥미를 끌만한 이야기가 너무도 많았을뿐더러, 작품을 보고 난 후 그런 의문과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킬 만큼 이 단편의 완성도가 좋았기 때문이죠.

 

 

 

 

 

 

# 32.

 

모처럼 마음에 든 앤솔로지가 이렇게 끝나게 되네요. 강렬한 괴수물이었던 『무적의 소니』, 절망적인 디스토피아를 평화로운 톤으로 전하는 역설적 매력의 『세 대의 로봇』, 화양연화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했던 『목격자』, 아마겟돈과 스타가 떠오를 마초적 작품 『슈트로 무장하고』, 스탠더드 올드 카툰 『무덤을 깨우다』,

 

무거운 이야기를 편하게 전하는 방법의 정석이라 할법한 『요거트가 세상을 지배할 때』, 압도적 코즈믹 호러 『독수리자리 너머』, 오리엔탈리즘과 스팀펑크의 서정적 만남 『굿 헌팅』, 유쾌한 서부극 『쓰레기 더미』, 차별에 대한 인간 본성의 고찰을 다룬 『늑대 인간』, 단편 그레비티 『구원의 손』,

 

환상과 전설의 감각적 구현 『해저의 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교감의 영역의 무한함을 다룬 『행운의 13』, 존재와 행복, 삶에 대한 완벽에 가까운 SF적 고찰 『지마 블루』, 쿨하고 힙하고 췰했던 『사각지대』, 그리고 이 글에서 이야기 나눠봤던 『아이스 에이지』, 『또 다른 역사』, 『숨겨진 전쟁』까지. 하나도 버릴 게 없네요 버릴 게. 글을 정리해 놓고 전 다시 정주행 하러 가보겠습니다. '팀 밀러', '데이빗 핀처' 제작, 『러브, 데스, + 로봇』 이었습니다.

 

 

진라면 순한맛 _ 러브, 데스, +로봇 시즌 2

# 0. 이건 다 매운맛 진영의 모함입니다?! 애니메이션 앤솔로지 『러브, 데스 + 로봇 시즌 2 :: Love, Death + Robots Vol. 2』입니다. # 1. 꿀잼! ... 거리면서 호들갑을 떨었던 <러브, 데스 +로봇>의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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