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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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원 2

팔자 좋네 _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

# 0. 팔자 좋은 영화입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건지 요리사를 준비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애늙은이 '혜원'이나, 수틀린다고 회사 때려치우고 고향 내려가 번듯한 과수원 사장님이 된 '재하'나, 지 승질 못 이기고 부장 머리에 탬버린을 내려쳐도 별 탈 없는 '은숙' 모두 팔자가 좋습니다. 하나뿐인 자식 내팽개치고 훌쩍 집 나가 버린 엄마도, 반찬 몇 개 던져주고 농사일에 조카를 부려먹는 고모도 모두 팔자 좋은 인물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팔자가 좋은 사람은 감독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게으른 사람은 감독이거든요. 임순례 감독, 『리틀 포레스트 :: Little Forest』 입니다. # 1. 살다보면 몸이 안 좋을 수도 있고 지갑이 빈곤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야윌 수도 시간에 쫓길 수도 있습니..

Film/Drama 2019.09.05

봄날의 수채화 _ 더 테이블, 김종관 감독

# 0. 섬세한 이야기꾼의 습작입니다. 날씨 좋은 날의 한가한 오후. 소소한 약속이 있어 찾은 카페. 작은 눈과 덥수룩한 머리의 사람 좋아 보이는 중년 작가. 한가로이 사람들을 구경하며 무심하게 눈앞에 놓인 테이블과 음료 두어 잔을 바라보다,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를 낡은 재킷 주머니에 걸어둔 만년필을 꺼내 냅킨에 쓱쓱 써 내려간듯한 영화입니다. '김종관' 감독, 『더 테이블 :: The Table』 입니다. # 1. 유명 배우 '유진'과 전 남자 친구 '창석'의 대화는 다른 입장으로 인한 거리감을 다룹니다. 창석은 셀러브리티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유진은 평범한 직장인의 마인드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수차례 건네는 '변했다'란 말은 '이해할 수 없다'의 완곡한 표현이죠. 둘은 다른 이유에서..

Film/Romance 2019.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