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728x90

이성민 5

번뇌와 번민에 빠진 건 누구? _ 제8일의 밤, 김태형 감독

# 0. 애매하게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기보단 각 잡고 하나를 제대로 하는 편이 낫습니다. 특히나 데뷔작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영화는 크게 불교, 오컬트, 범죄 스릴러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요. 안타깝게도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작동하지 못하는데 그 원인은 각각의 코드가 서로의 발목을 붙잡기 때문인 듯 보입니다. '김태형' 감독, 『제8일의 밤 :: The 8th Night』입니다. # 1. 시작과 동시에 부처님은 눈깔 뽑기 장인이 됩니다. 흔히 불교 하면 떠올릴법한 자비나 참선 등의 이미지와 배치된 다소 폭력적인 설정이지만, 뭐 그럴 수 있죠. 감독은 이 부분의 문제를 후반부 관념화를 통해 극복합니다. 빨간 눈깔은 번뇌하는 눈, 검은 눈깔은 번민하는 눈이라는 건데요. 확실히 이 토대에서라면..

Film/Horror 2021.07.07

엄복동을 이겼다 -2- [미스터 주, 김태윤 감독]

이전글 : 엄복동을 이겼다 -1- [미스터 주, 김태윤 감독] 영화가 자살했다 아주 사소한 장면 하나를 애피타이저 삼아 씹는 걸로 글을 이어갈까요. 어딘지 모를 풀 숲 한가운데 있던 범죄자의 냄새를 쫓는 장면. "잘했어."(주태주), "잘했지."(알리), "제법인데?"(주태주), "제법이지."(알리)로 이어지는 대사는 대체...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서수남', '하청일' 콤비의 만담을 반세기의 시간을 건나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는데요. 그 외에 온갖 단역들이 『서프라이즈』에서도 컷 당할 수준의 오버 연기를 남발하고, 셰퍼드와 대화하기 위해서 흑염소 역시 종에 맞지 않는 개소리를 지껄이지만, 다행히도 이 모든 것들은 판다 옷을 입고 돌려차기 하는 '배정남'만큼 절망적이지는 않습니다. 앞선 글에..

Film/Comedy 2020.04.10

엄복동을 이겼다 -1- [미스터 주, 김태윤 감독]

한국 영화에 새로운 역사가 쓰였습니다. UBD라는 천년의 유산을 남긴 『자전차왕 엄복동』(이하 엄복동)이 『라스트 갓파더』의 시대착오적 코미디와 퓨전해 한층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죠. 이 영화는 무려 '엄복동'을 이깁니다. 심지어 위대한 『리얼』의 아성에까지 도전해 볼 법합니다. '김태윤' 감독, 『미스터 주 _ 사라진 VIP :: MR. ZOO 』입니다. 환상적 스타트 오프닝을 주목해 보는 건 이어 보게 될 영화의 수준을 가늠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명작들은 시작부터 자신이 얼마나 잘 다듬어진 대단한 영화인지를 가감 없이 자랑합니다. '봉준호' 감독 작 『마더』의 압도적인 오프닝 시퀀스는 좋은 예라 할법하죠. 반면, 폭망작들 역시 오프닝에서 자신이 얼마나 망작인지를 가감 ..

Film/Comedy 2020.04.09

영화 - 배우 = 0 _ 마약왕, 우민호 감독

# 0. 벌써 2018년도 다 지나갔네요. 야심한 밤, 미떼 광고 속 아저씨들처럼 스웨터 차림에 핫초코 한잔 뽑아 들고 창가에 서서 지난 한 해를 떠올려 봅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2017년은 아마도 김수현 주연 의 광풍이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간 해로 기억되시겠죠. 곱게 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날 모텔로 향하는 커플을 본 솔로의 마음처럼 너덜너덜 해진 팬들에게, 12월 끝자락에 혜성같이 나타난 장준환 감독의 은 1달 만에 뽑기 성공한 무신사 할인 쿠폰처럼 따뜻하셨을 겁니다. 다행히 올해 2018년은 과 같은 인피니티 건틀렛 장착한 타노스가 나타나진 않았습니다만, 슬프게도 유례를 찾기 힘든 망작의 다단 히트에 멍든 한 해로 기억됩니다. 관상과 이승기 팬덤 빨로 날로 먹으려다 체한 이..

Film/Thriller 2018.12.20

감사, 압도적 감사! [공작, 윤종빈 감독]

올해 개봉작들을 살펴봅시다. 우선, 독전이 나왔네요. 이런저런 문제가 참 많았지만 더 문제가 많았던 다른 영화들 덕에 올 상반기 흥행 1위를 이룬 영화죠. 연상호 감독의 염력이 보이네요. 아.. 이 영화도 참 할 말 많은데요. 시간이 된다면 한 번 갈아 마실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감독의 명성과 실력에 비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았던 버닝이 나왔고요. 보자, 인랑이 나왔네요. 들어가주시고요. 궁합이 나왔네요. 같이 가주시고요. 그것만이 내 세상이라는 영화도 나왔네요. 어디 보자.. 제작사가.. j.. k? 넘어갑시다. 오랜만에 나온 웰메이드 공포영화 곤지암도 나왔네요. 7년의 밤은 사라진 밤이랑 손잡고 7년간 사라져 주시고요. 골든 슬럼버가 나왔네요. 강동원과 한효주는 인랑까지 2연타석 삼진이네요. ..

Film/Thriller 2018.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