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왜 하필 백영수인가. 민병훈 감독, 『가면과 거울 :: Mask and Mirror』입니다. # 1. 백영수 화백(1922~2018)과의 동행입니다. 김환기, 이중섭, 유영국, 장욱진 등과 함께 신사실파(新寫實派)의 일원이었던 것으로 유명한 1세대 원로 화가인 데요. 다소 생소하신 분들조차 대표작이라 할 수 있을 시리즈만큼은 눈에 익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음을 향해 다가가듯, 달아나듯, 밀려나듯 걷는 예술가와 그의 뒤를 쫓는 카메라입니다. 과감한 클로즈업은 인물의 상황에 주목할 것을 반복적으로 요구합니다. 초라하고 무방비한 아침 화장실과, 아래로 낮게 침전되는 동선과, 눈 마주칠 것을 강요하는 거울과, 짐짓 무덤처럼도 보이는 둔덕과, 늙고 마른 나무껍질을 만지는 늙고 마른 손길과, 줄지어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