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핀란드의 갈매기는 뚱뚱하다. 비대한 몸으로 항구를 뒤뚱뒤뚱 걷는 꼴을 보면 초등학교 때 키우던 나나오가 생각난다. 나나오는 10.2킬로나 되는 거대 얼룩 고양이였다. 독불장군에다 툭하면 다른 고양이에게 폭력을 휘둘러 모두가 싫어했다. 하지만 왠지 나한테만은 만져도 화내지 않고 기분 좋은 듯 가르릉 거리기도 했다. 그게 너무 귀여워서 엄마 몰래 먹을 걸 잔뜩 주었더니, 점점 살이 쪄서 결국 죽었다. 나나오가 죽은 다음 해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었다. 엄마를 정말 사랑했지만 어쩐지 나나오 때보다 덜 울었던 것 같다. 그건 무술가인 아버지가 사람들 앞에서는 울지 말라고 했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난 살찐 동물에게 약하다. 맛있게 먹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인다. 엄마는 말라깽이였다. '오기가미 나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