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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Drama

어린 공주 _ 버터플라이, 필립 뮬 감독

그냥_ 2021. 6.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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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어린 왕자》(프랑스어: Le Petit Prince)는 프랑스의 비행사이자 작가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1943년 발표한 소설이다.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가 자기의 작은 별에서 여러 별들을 거쳐서 드디어 지상에 내려온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결국 소년이 뱀에게 물려 자신의 별로 돌아갈 때까지의 이야기이다. ... 순결한 소년과 장미(여성)의 사랑 이야기나 갖가지 지상의 성인을 반영하는 다른 별에서 겪은 체험을 통하여 인생에 대한 일종의 초월적 비판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이 비판을 담은 시(童心)는 그것이 비판과 분리되지 않고 일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작자의 심정과 윤리가 혼연히 융합되고 표백(表白)되어 있어, 프랑스는 물론 미국·독일 등 각국에서도 비상한 호평으로 환영하였다.

 

- 위키백과 [어린 왕자] 중에서

 

 

 

 

 

 

 

 

'필립 뮬' 감독,

『버터플라이 :: Le Papillon』입니다.

 

 

 

 

 

# 1.

 

퉁명스러운 나비 채집가 '줄리앙'과,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한 어린 공주 '엘자'의 이야기입니다. 나이 차이는 크지만 서로를 스스럼없이 이름으로 대하는 두 인격이 각자의 '이자벨'을 찾아 떠나는 여정. 그 속에 담긴 어린아이의 깨끗하고 직관적인 동심과 노년의 지혜가 어우러진 통찰입니다.

 

# 2.

 

나비를 찾아 헤매는 동안 주고받는 '간절히 기다려온 이를 향하는' <사랑>과 '한순간 한순간 똑딱똑딱 살아내는' <삶>에 대한 시선입니다. 깊어가는 교감이 의도치 않게 만들어내는 위트입니다. 주근깨가 사랑스러운 '엘자' 역의 배우 '클레어 부아닉'의 맑은 미소와, 집착과 애정과 갈등과 고집을 함께 표현하는 '미셸 세로'의 명품 연기입니다.

 

'엘자'가 부르는 거대한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노래과, 알프스의 시작 '베르꼬르'의 동화적 전경과, 실제 나비가 부화하고 날아오르는 모습의 경이로움입니다. 밤하늘 아래서의 그림자놀이와, 끊임없이 귓가를 어루만지는 새소리 날벌레 소리와, 함께 나눠먹은 도시락과, 처음 만들어본 계란 요리와, 스크린을 넘어 전달되는 듯한 바람 냄새와, 꿈틀거리는 애벌레와,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미끄러져내리는 별똥별입니다.

 

 

 

 

 

 

# 3.

 

여행의 목적은 '이자벨'입니다. 오래전 병으로 아들을 잃은 '줄리앙'은 '이자벨'이라는 이름의 나비를 찾고 있습니다. 그의 집을 가득 채운 죽어 박제된 나비들과, 억지로 고치는 멈춰서 버린 시계는, 그가 과거의 시간에 묶여 있는 인물임을 은유합니다. '줄리앙'의 여행은 '나비'를 찾는 행위로 구체화된 아들에 대한 후회와 집착의 실천이라 할 수 있죠.

 

초반부 투명한 통 안에 박제된 나비를 보여준 후, 연이어 투명한 공중전화 박스를 나오는 '엘자'를 보여주는 연출은, '줄리앙'의 '이자벨'이 곧 '엘자'라는 복선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7박 8일에 걸친 탐험 끝에 수년간 찾아 헤맸던 나비 '이자벨'을 발견하지만, 그만 '엘자'의 실수로 날려 보내게 되는데요. 이 역시 '줄리앙'이 나비 '이자벨'을 찾는다 하더라도 그는 집착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며, 그를 위로해 줄 진정한 '이자벨'은 '엘자'임을 은유한다 할 수 있습니다. 

 

# 4.

 

영화는 노인 '줄리앙'과 소녀 '엘자'의 여행으로 그려지지만, 작품 내내 성장하는 존재는 노인 '줄리앙'입니다. 그는 영화 초반의 무뚝뚝한 태도를 점점 벗어던지며 나비보다는 여행 그 자체를 즐기게 되는데요. 처음으로 누군가와 함께 떠난 8일 간의 여행이 끝난 후. '엘자'를 통해 구원받은 '줄리앙'은 집착과 후회를 벗어던지고 비로소 자신 안에 있던 나비를 발견하게 됩니다. 바깥세상을 자유롭게 노닐던 나비를 <밀렵꾼>처럼 수집하던 '줄리앙'이, 자신의 집에서 태어난 나비를 자유롭게 날려 보내는 모습은 그가 드디어 아들을 잃고 후회하는 아빠 '줄리앙'이 아닌 아들을 사랑하는 '줄리앙'을 완벽히 변태했음을 의미합니다.

 

 

 

 

 

 

# 5.

 

소녀 '엘자' 역시 '이자벨'을 찾고 있습니다. 나비가 아니라 '이자벨'이라는 이름을 가진 엄마의 사랑이죠. 소녀는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난 자신이 엄마에게 사랑받고 있는지를 확신하지 못합니다. 엄마가 낙태를 고민했다는 말을 담담히 하는 9살 소녀는 불행하지 않기 위해 빨리 조숙해지려 합니다. 눈 부신 소녀는 존재만으로 한 닫힌 인격을 구원하게 되고, 구원받은 인격은 엄마를 향한 진심 어린 조언을 통해 다시 소녀의 삶을 구원합니다.

 

'암벽 속'이라는 고치 속에서 줄에 메어져 날아오르는 나비가 된 '엘자'와, '베르꼬르'라는 고치 속에서 헬리콥터에 올라타 날아오르는 나비가 된 '줄리앙'의 모습은, 마지막 나비가 고치를 깨고 부화하는 장면과 함께 영화의 주제의식을 가장 잘 설명한 대표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있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버터플라이입니다.

 

 

 

 

 

 

# 6.

 

소소한 코미디와 따뜻한 주제의식이 가미된 편안한 힐링 드라마입니다. 그 위로 프랑스 영화 특유의 과감함과, '설마 저 순간 저 인물에게 저런 말을 시키겠어?' 싶은 순간 질러버리는 의외성이 작품 고유의 매력을 확보합니다. 물론, 다소 밋밋한 이야기와 대단히 느린 호흡, 형이상학적 대화 중심의 영화라 뜬구름 잡는 듯한 선문답식 형용이 많아 기호를 탈 수도 있겠다 싶은 작품이긴 합니다. 만, 그럼에도 이 정도는 <장르적 특성>이라 이해해야 하는 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군요. 저도, 여러분도 언젠간 내 안의 나비를 찾을 수 있겠죠? '필립 뮬' 감독, <버터플라이>였습니다.

 

# +7. 사실 영화를 보는 동안엔 주제의식이고 나발이고 소녀의 맑고 귀여운 표정에 홀려 계셨을 거라 확신합니다. 실존 인물의 모습에서 동화 삽화를 보는 것만 같은 착각이 느껴지는 어처구니 없는 경험이라니... 가히 치사량의 사랑스러움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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