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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umentary/Social

알고 기억해달라 _ 홍콩을 위한 전쟁, 로빈 반웰 감독

그냥_ 2021. 5.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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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민주화 시위가 넉 달째 이어지고 있다. 비 근무 경찰관들이 탄 차가 주위를 에워싼다. 이 도시는 막 혼란으로 빠지는 중이다. 14살의 어린 시위자가 총탄에 맞아 상처를 입는다. 세계 경제의 중심지가 어떻게 시위의 도가니에 빠져서 폭력의 현장으로 전락하였는지... 그리고 도대체 언제 끝이 나려나. 이 영화는 그들 인생의 최고의 전쟁을 치르는 중인 다섯 명의 젊은이들의 행적을 좇는다. 시위가 최고조로 치닫는 동안 그들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처절히 투쟁한다. 그들의 상대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독재 정권이다.

 

"우린 홍콩의 미래의 결정자가 중국 공산당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어야 한다고 굳게 믿어요. 이건 분명 독재 국가와 민주주의와의 대결입니다."

 

대부분, 체포될 때 신원이 밝혀질까 봐 두려워서 얼굴에 마스크를 끼고 있다. 여긴 자유와 인권이 아직 남은 중국의 최후 보루지만, 얼마나 더 지속할 수 있을까?

 

 

 

 

 

 

 

 

'로빈 반웰' 감독,

『홍콩을 위한 전쟁 :: Battle for Hong Kong』입니다.

 

 

 

 

 

# 1.

 

2021년 5월, 지금 길을 걷고 있는 누군가에게 우리나라 외 아시아의 민주화 운동을 묻는다면 아마도 '미얀마'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겁니다. 한참 동안 대화를 주고받은 후에서야 간신히 '그런데 홍콩은 어떻게 됐데?' 라는 정도의 물음을 들을 수 있겠죠. 홍콩의 민주화는 이미 지나간 사건. 혹은 '실패'한 사건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아마도 적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 2. 

 

이 글은 한 발짝 떨어진 누군가들이 손쉽게 말하는 실패, 그 속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씁니다. '로빈 반웰' 감독의 연출에 대한 이야기는 구태여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다큐멘터리로서의 특별한 성취가 발견되는 것도 아니거니와, 많은 분들이 제목만 듣고도 예상하고 우려하셨을, 폭압적인 모습 그대로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죠. 다만, 이 작품이 만들어졌을 2019년에 비해 개봉한 2020년은 더 가혹했을 테고, 지금 제가 이 영화를 보는 2021년의 오늘은 그보다 더 가혹할 것이며, 혹여 이 글을 보실 여러분들의 지금은 그보다 더욱 더 가혹하고 절박하리라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3.

 

조악한 제 블로그에는 각기 다른 세 시간대의 홍콩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옴니버스 영화 <10년>이 개봉되었던 2015년. '조슈아 웡'을 집중 조명한 <우산 혁명>이 개봉했던 2017년. 그리고 앞서서의 옴니버스 영화가 그린 영화 속 2025년이죠.

 

영화 <10년>이 그리는 홍콩은 절망적이지만, 작품을 보노라면 10년 후를 상상하는 감독들의 마음에 일말의 설마 하는 마음이 함께 느껴지기도 했던 기억입니다. <우산 혁명> 속 홍콩은 우려하던 일이 결국 벌어지고야 말았지만, 그럼에도 평화로운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거라는 확고한 믿음과 희망이 시대와 동행하고 있었죠.

 

# 4. 

 

하지만, 이번의 다큐멘터리는 결이 다릅니다. 갓 스물 남짓의 청년들이 유서를 이야기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전의 작품들보다 훨씬 더 엄숙하고 육중하며 때론 절망적인 현실을 가감 없이 담아냅니다. 홍콩은 몇 년 전 우려했던 2025년의 암담한 미래를 향해 흘러가고 있습니다. 홍콩 반환이 완료되는 2047년까지, 이제 30년도 채 남지 않았음을 말하며 다큐멘터리는 마무리됩니다.

 

 

 

 

 

 

# 5.

 

1900년대에 이곳에 살았던 누군가는 열강이 침탈하려 하니 알고 도와달라 절규했다 배웠습니다. 1930년대에 이곳을 살았던 누군가는 반인류적 만행과 독립을 위해 투쟁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기억해달라 말하며 목숨을 던졌다 배웠습니다. 1980년대에 이곳을 살았던 누군가 역시 탱크로 무장한 군대가 민주주의를 열망하던 사람들을 학살했음을 알고 기억해달라 호소했다 배웠습니다.

 

그래서 2020년에 이곳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자신의 저항을 알고 기억해달라 말하는 사람들을 알고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한다 믿습니다. '로빈 반웰' 감독, <홍콩을 위한 전쟁>이었습니다.

 

# +6. 위험한 현장에 카메라를 들고 들어간 감독과 촬영진, 특히 인터뷰에 응한 청년들의 용기에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 +7. 홍콩에 자유민주주의의 봄이 오길 기원합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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