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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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리 3

폭주하는 자기애 _ 필름시대사랑, 장률 감독

# 0. 확실히 해이해진 요즘입니다. 며칠 연이어 편하게 떠먹여 주는 영화들만 골라봤다 싶죠. 조수석에 앉아 감독이 직접 말하는 대화만 따라가면 되는 . 타란티노 옆에서 미녀의 발가락이나 빨면 되는 . 세상 친절한 옴니버스 음식 영화 까지. 이쯤되면 슬슬 스스로의 기강을 잡을 때가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리스트에 묵혀뒀던 비장의 카드를 꺼내야겠군요. '장률' 감독, 『필름시대사랑 :: Love and...』입니다. # 1. 제목부터 피곤합니다. 각기 따로 노는 어휘뿐 아니라 특히 혼란스러운 건 조사助詞가 없기 때문이겠죠. 필름 시대의 사랑인 건지, 필름과 시대와 사랑인 건지 아니면 필름으로 담은 시대적 사랑인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으니까요. 영화가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감독이 직접 내건 제목을 만나게..

Film/Drama 2021.11.14

김종관의 영화세계 _ 최악의 하루, 김종관 감독

# 0. 감독 김종관의 영화입니다. 김종관 감독, 『최악의 하루 :: Worst Woman』입니다. # 1. 골목길입니다. 물리적인 '방향성'과 다양한 골목들의 '보편성'과 좁은 곳을 파고드는 '탐구성'의 이미지입니다. 폭이 있는 도로를 구태여 한 곳으로 몰아 잘라버릴 정도로 감독은 좁고 깊은 길을 집요하게 묘사합니다. 한 일본인이 골목길을 걷습니다. 길가에 앉은 할머니가 엄한 외국인을 보며 다른 사람을 찾는 것은 이 인물에게 겉으로 보이는 모습 외에 다른 함의가 있음을 암시합니다. 길을 걷다 말고 공사장의 구멍을 들여다보는 장면 역시 이 인물이 무언가 혹은 누군가의 속을 들여다보게 될 인물임을 암시합니다. 한예리입니다. 레슨을 진행하는 교수가 연기하는 동안 그녀는 거울을 등지고 앉아 있습니다. 거울은 ..

Film/Romance 2021.06.15

봄날의 수채화 _ 더 테이블, 김종관 감독

# 0. 섬세한 이야기꾼의 습작입니다. 날씨 좋은 날의 한가한 오후. 소소한 약속이 있어 찾은 카페. 작은 눈과 덥수룩한 머리의 사람 좋아 보이는 중년 작가. 한가로이 사람들을 구경하며 무심하게 눈앞에 놓인 테이블과 음료 두어 잔을 바라보다,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를 낡은 재킷 주머니에 걸어둔 만년필을 꺼내 냅킨에 쓱쓱 써 내려간듯한 영화입니다. '김종관' 감독, 『더 테이블 :: The Table』 입니다. # 1. 유명 배우 '유진'과 전 남자 친구 '창석'의 대화는 다른 입장으로 인한 거리감을 다룹니다. 창석은 셀러브리티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고 유진은 평범한 직장인의 마인드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수차례 건네는 '변했다'란 말은 '이해할 수 없다'의 완곡한 표현이죠. 둘은 다른 이유에서..

Film/Romance 2019.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