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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쉽죠? _ 밥 로스의 그림을 그립시다

그냥_ 2021. 8. 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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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전설의 레전드가 왓챠에 올라왔군요. 

 

 

 

 

 

 

 

 

PBS 예술 교양 프로그램 시리즈,

『밥 로스의 그림을 그립시다 :: The Joy of Painting』입니다.

 

 

 

 

 

# 1.

 

문득 반갑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리 큰 기대를 하진 않는 듯한 미묘한 태도로 1화를 보기 시작합니다. 두어 편 보다 말겠지 생각했는데요. 어디 보자...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서브 모니터에 16화 <달이 있는 풍경>이 흘러나오고 있군요.

 

언제 잠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부드럽고 차분한 김세한 성우의 목소리, 뾰족한 산과 침엽수와 호수의 무한복제가 만들어 내는 시간이 멈춘듯한 목가적 이미지, VHS 비디오 대여점이 주름잡던 시절의 그것과 같은 낡은 화질, 그리고 한없이 따뜻하고 선량한 메시지입니다만 재미있어요. 이걸 내가 왜 재미있어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재미있어요.

 

# 2.

 

아무래도 이번 글은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짧게나마 하게 될 듯합니다. 밥 로스의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어떤 사람의 소감을 두런두런 나누고자 하신다면 읽어주시면 감사할 테구요.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으시다면 다른 블로그를 찾아보실 것을 권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 3.

 

저는 그림을 그리지 않습니다. 기가 막힌 그림들을 뚝딱 연성해내는 금손들이 부러워 한때나마 펜을 깨작여도 봤습니다만, 아무래도 영 재능이 없다는 결론만 얻었더랬죠. 얄미운 재능충들은 자기들도 노력의 산물이라면서 하다 보면 는다는 둥의 말을 소년만화 주인공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내뱉습니다만, 안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태생이 안 되는 놈들도 있다구요 이 나쁜 놈들아.

 

그치만 손재주와 무관하게 어려서부터 그림이 싫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흔히 미술시간이 되면 밀레니엄 잼민이들은 수채화를 그렸었죠. 또도도독 소리를 내며 늘렸다 줄였다 하는 1000원 국룰 플라스틱 물통에 물을 담아다 팔레트에 적당히 덜은 수채물감을 녹여 8절지를 적시듯 번지듯 그리는 걸 '그림'과 동의어라 생각하던 꼬꼬마가, 낡은 브라운관 tv 속에서 꾸덕한 물감을 칼로 쓱쓱 덜어 바르던 털보 아저씨를 봤으니 얼마나 놀라웠겠어요. 당시 뽀글 머리 밥 로스의 그림 시간은 호기심 천국 마지막에 등장하던 타이거 마스크와 더불어 동심을 꿈과 환상의 요술나라로 여행 시켜주는 프로그램으로 기억합니다. 아, 물론 타이거 마스크는 개객끼죠.

 

나이 다 나오네요. :)

 

 

 

 

 

 

# 4.

 

그 꼬꼬마를 자식으로 둔 나이가 되어도 여전히 참 신기합니다. 후에 미리 연습을 하고서 다시 그리는 거라는 걸 알게 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밑그림 하나 없이 색을 바르는 것만으로도 하늘과 구름이 만들어지고 산이 솟아오르고 나무와 풀이 피어나고 오두막이 지어지는 모습은, 적어도 저와 같은 비전공자 일반인에겐 더없이 신기한 경험일 겁니다.

 

다만 보다 보면 새삼스러운 건, 그림보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의 이야기가 더 좋았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줬었던가? 싶을 정도로 말이죠. 예전에 마리텔에 색종이 아저씨 '김영만' 교수가 출연했을 때 또래의 사람들이 느꼈을 위로받는 감정이 조금 더 담백하고 정제된 형태로 살아나는 것만 같은 감각이랄까요. 실제 정주행을 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선가 그림이야 될 대로 되라는 식이 되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티타늄 화이트와 반 다이크 브라운이 그냥 흰색과 갈색이랑 어떻게 다른지는 예나 지금이나 전혀 알 수 없지만, 그런 것 따위 아무 상관없죠.

 

# 5.

 

고마운 콘텐츠를 서비스해준 왓챠에 감사를 표합니다만, 새삼 누군가가 오디오 파일을 만들어봐도 나쁘지 않겠다 싶은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림을 들으며 스르르 잠에 들 수 있는 콘텐츠라. 매력적이지 않을까요? PBS 예술 교양 프로그램 시리즈, 참 쉽... 아니, <밥 로스의 그림을 그립시다>였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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