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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Romance

2학기에서 _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이와이 슌지 감독

그냥_ 2021. 1.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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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쏘아 올린 불꽃을 옆에서 보면 둥글까요, 납작할까요. 불꽃놀이는 어디서 보아야 가장 아름다울까요.

'이와이 슌지'는 왜 이 질문을 관객들에게 건넨 걸까요.

 

 

 

 

 

 

 

 

'이와이 슌지' 감독,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 打ち上げ花火、下から見るか?横から見るか?』입니다.

 

 

 

 

 

# 1.

 

오래된 브라운관 테레비. 촌스럽고 과장된 선전. 잡동사니가 가득한 문방구와, 새빨간 낡은 운동화. 친구 집에서 가지고 놀았던 게임기. 슈퍼마리오. 매주 목이 빠져라 기다렸던 슬램덩크의 신간. 친구들과 하루 종일 뛰놀아도 지친 줄 모르던 깡마른 꼬꼬마 시절의 나, 그리고 우리.

 

 

 

 

 

 

# 2.

 

무더운 여름. 온종일 귓가에 맴도는 매미소리. 8월이면 어김없이 열리던 마을 불꽃축제. 그때만 맛볼 수 있었던 달콤한 솜사탕과 짭조름한 어묵. 간절히 기다리던 여름방학. 마냥 귀찮기만 하던 방학숙제. 향수에 젖어들게 만드는 형형색색 물안경과, 무더위를 날려주던 드넓은 수영장.

 

 

 

 

 

 

# 3.

 

일상의 전부인 것만 같았던 학교. 등굣길 함께 달음박질치던 친구들. 옹기종기 모여 눈을 반짝였던 실험시간. 개구진 친구들과의 유치한 몸싸움. 아이의 눈에도 숨겨지지 않았던 어른의 사정과, 좋아하던 선생님에게 걸었던 짓궂은 장난과, 반에 하나쯤 있던 무서운 친구와, 몰래 짝사랑하던 눈부시게 이뻣던 그녀. 온종일 가슴 뛰게 하던 오후 5시의 약속.

 

 

 

 

 

 

# 4.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친구, 담임 선생님, 연예인, 그리고 세일러문. 꿈에 그리던 사랑의 도피. 마을의 등대. 옹기종기 모여 싸질렀던 오줌과, 함께 지켜봤던 여름날의 불꽃놀이와, 내가 그 수영시합을 이겼더라면 하는 후회와, 나라면 배신하지 않았을 거란 아쉬움. 달빛 아래 수영장에서 그 누구보다 아름다웠던 그녀.

 

그녀. 그녀...

 

이들 모두가 '쏘아 올린 불꽃'입니다.

 

 

 

 

 

 

# 5.

 

불꽃놀이를 옆에서 보면 납작할까요, 둥글까요. 불꽃놀이를 어디서 보면 가장 아름다울까요. 그날의 수영시합에서 '노리미치'가 이겼더라면 우리는 그 순간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요. '유스케'가 이겼더라면 우리의 시간은 달라졌을까요.

 

불꽃놀이 전문가는 "밑에서 보아야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영화에서 가장 눈부신 불꽃놀이는 친구들과 오줌 싸다말고 본 등대에서의 불꽃놀이입니다. 영화는 끝까지 소녀 '나즈나'의 사랑이 누구인지 누가 그녀와 함께 여름밤을 보냈는지 말하지 않습니다. 옆에서 본 불꽃놀이가 둥근지 납작한 지도 이야기하지 않죠.

 

 

 

 

 

 

# 6.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쏘아 올린 불꽃은 밑에서 보나, 옆에서 보나 그저 아름답습니다.

 

당신의 지나간 시간은 눈부시게 불타 올랐다 사라지는 찰나와 같았지만 그 시절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하였든 모두 아름답습니다. 긴 여름 방학을 지나 인생의 2학기에 있을 여러분들이 지나온 우정과, 사랑과, 추억과, 낭만과, 웃음 역시 그때 어떤 선택과 결과를 보았다 하더라도, 지금 어떤 후회와 아쉬움을 가지고 계신다 하더라도, 모두 아름답습니다.

 

어디서 보아도 아름다운 불꽃이었던 당신에게.

먼 훗날 아름다운 불꽃으로 기억될 지금의 당신에게.

1995년의 '이와이 슌지'가.

 

<쏘아 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였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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