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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Animation

소품집 _ 톰과 제리 헐리우드 가다!!!, 윌리엄 해나 / 조셉 바베라 감독

그냥_ 2020. 9. 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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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2018년 개봉한 『톰과 제리』 시리즈의 극장판입니다.

 

극. 장. 판... 네, 기대감이 바닥을 뚫고 내려갈 법하죠. 애니메이션 시리즈 극장판이라 하면 보통 주인공 캐릭터들만 뚝 떼서 가져 올뿐 본작의 매력이나 작법, 설정을 개무시한 채 지 마음대로 만든 영화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요. 『톰과 제리』가 뛰어다니는 동안 당연히 나와야 할 찰진 음악은 온 데 간데없고 그 빈자리를 쥐와 고양이가 되지도 않은 목소리로 치는 대사가 메우고 자빠져 있는 걸 보면 작품과 하등 상관없는 관객마저 모욕을 당하고 있는 기분이 들게 됩니다. 만,

 

극장판에 대한 걱정은 MGM 로고 속 사자가 해치웠으니 안심하라구!

 

 

 

 

 

 

 

 

'윌리엄 해나', '조셉 바베라' 감독,

『톰과 제리, 헐리우드 가다!!! :: TOM AND JERRY』입니다.

 

 

 

 

 

# 1.

 

대체 왜!

멀쩡한 영화를!

『헐리우드 가다!!!』라는 조잡한 제목에!

심지어 느낌표를 세 개!!!씩이나 붙여서!

망쳐 놓는 겁니까!

이 이... 배급사 님들아!!!!!!

 

 

 

 

 

 

# 2.

 

낚일 뻔했잖아요! 대체 왜! <톰과 제리의 헐리우드 모험기> 같은 조잡한 극장판으로 오해하기 딱 좋게 만들어 사람들이 작품을 보기도 전부터 지레 겁먹고 거르게 만드는 건가요. 이 영화는 헐리우드와 1도 관련이 없습니다. 1940년에서 1958년까지 제작되었던 여러분들이 『톰과 제리』하면 직관적으로 떠올리실 '해나 - 바베라 단편 시리즈' 중

 

『Professor Tom』, 『Kitty Failed』, 『Part Time Pal』, 『Cat Fishin』, 『Old Rockin Chair Tom』, 『The Hollywood Bowl』, 『Fraidy Cat』, 『The Bowling Alley-cat』, 『Sufferin' Cats!』, 『Baby Puss』, 『Puttin' On The Dog』, 『The Mouse Comes To Dinner』

 

12편을 고스란히 가져와 리마스터한, 일종의 소품집입니다.

 

 

 

 

 

 

# 3.

 

소품집은 음악 앨범에 쓰는 용어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이 작품은 '옴니버스'보다는 '소품집'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작품이죠. 『톰과 제리』 시리즈 특유의 클래식 음악과 컨트리 음악의 적절한 배합에 화려한 브라스 편곡과 그 위로 접시가 깨지고 휘파람을 부는 등 적재적소의 음향 효과가 빚어낸 소리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리듬에 맞춰 펼쳐지는 톰과 제리의 아크로바틱 한 슬랩스틱은 70년의 시간을 훌쩍 초월합니다.

 

 

 

 

 

 

# 4.

 

보통의 평범한 애니메이션들은 어찌 되었든 기본적으론 '이야기'입니다. 이야기가 뼈대가 되고 연기와 묘사, 음향, 편집 따위가 그 이야기를 감싸죠. 하지만, 『톰과 제리』만의 특별함은 '리듬감'에 있습니다. 음악의 리듬감이 영화의 뼈대가 되는 가운데 묘사가 편의적으로 이 운율감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구성됩니다. 모든 에피소드들이 강한 서사성보다는 슬랩스틱으로 연출되는 건, 그래야 이 리듬감을 표현하기 편리하기 때문이죠. 문학에 빗대어 여타 작품들을 일종의 소설이라 한다면 『톰과 제리』는 라 할 수 있겠네요.

 

 

 

 

 

 

# 5.

 

관객은 『톰과 제리』 속 '톰'과 '제리'를 그리워하는 듯 하지만, 사실은 '브래들리 스콧'의 유려한 음악과 이를 조합하는 '윌리엄 해나'와 '조셉 바베라'의 리듬감을 그리워하고 있다 보는 것이 보다 적합할 겁니다. 시리즈 성공의 척도가 캐릭터의 매력과 에피소드의 참신함에 있다 생각한다면 착각이죠. '진 데이지' 단편이나 '척 존스' 단편들 역시 '톰'과 '제리'는 똑같이 등장하고 이들의 슬랩스틱 역시 여전히 유쾌합니다만 그럼에도 혹평을 들어야 했던 건, 두 제작자는 이 시리즈를 평범한 극과 같은 <산문의 작법>으로 대했기 때문입니다.

 

 

 

 

 

 

# 6.

 

원작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건 원작에 대한 비판 지점들 역시 고스란히 가져왔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군데군데 등장하는 인종차별 코드나, 아메리카 원주민들에 대한 희화화, 난무하는 총기 따위의 과격한 표현 등은 이 영화에 역시 고스란히 존재하죠. 사람에 따라선 각각의 포인트들이 불편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건 사실입니다.

 

 

 

 

 

 

# 7.

 

다만, 그런 지점에서의 비판이 반드시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선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1940년대에 만들어진 시리즈를 비판함에 있어 2020년의 도덕성 기준을 활용하는 것은 썩 합리적이지 않기 때문이죠. 사극을 보면서 '이순신 장군'이 노비를 부린답시고 계급주의자라 비판하거나, '세종대왕'을 독재자라 비판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 8.

 

더군다나 애초에 1940년대의 『톰과 제리』는 엄연히 성인들을 대상으로 극장에서 상영하던 일반 대중 영화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톰과 제리』를 비롯한 애니메이션들의 과격한 묘사를 보며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 좋지 않다 말하는 데에는, 사실 <애니메이션은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편견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죠.

 

 

 

 

 

 

# 9.

 

편안하면서도 시시하지 않은 슬랩스틱, 아주 오래전 음악들에 대한 취향, 혹은 일요일 아침 절로 눈이 띄어지던 그 시절이 그리울, 겉늙은 꼬꼬마 관객들에게 '톰'과 '제리'는 여전히 스스로의 건재함을 과시합니다. 『헐리우드 가다!!!』와 『맨하탄 가다!!』까지 연이어 3시간 뚝딱. '윌리엄 해나', '조셉 바베라' 감독, 『톰과 제리, 헐리우드 가다!!!』였습니다.

 

# +10. 헐리우드 아니죠, 할리우드 맞습니다. 맨하탄 아니죠, 맨해튼 맞습니다. 나름 공식 제목인데요... ㅠㅠ

# +11. 『헐리우드 가다』는 느낌표 3개, 『맨하탄 가다』는 느낌표 2개.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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