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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Romance

내 실수였어 _ 넌 실수였어, 타일러 스핀델 감독

그냥_ 2020. 5. 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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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개인적으로 근래 본 모든 영화 중 가장 적절한 제목의 영화라는 생각입니다. 이 영화에는 아주 사소하고 귀여운 '실수'들이 몇몇 있기 때문이죠.

 

 

 

 

 

 

 

 

'타일러 스핀델' 감독,

『넌 실수였어 :: The Wrong Missy』입니다.

 

 

 

 

 

# 1.

 

첫 번째 실수.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 캐릭터가 비호감입니다.

 

조금 독특한 성격 탓에 평소엔 그닥 주목받지 못하지만 자세히 보면 예쁘고 오래 보면 사랑스러운 그런 풀꽃 같은 여자... 가 아니라 '미시' 얜 그냥 비호감입니다. 아니, 비호감이라는 말도 순화된 표현이구요. 역겹다는 게 더 정확할 지경입니다.

 

 

 

 

 

 

# 2.

 

두 번째 실수. 로맨틱 코미디의 남주인공 캐릭터가 비호감입니다. 주인공이 둘인데 둘 다 비호감이라는 거죠.

 

내일모레 환갑인 64년생 할아재를 데려다 섹스 코드가 가득 담긴 청불 로맨틱 코미디의 주연을 맡기겠다는 건 설마 감독이 미치지 않고서야 실수한 거라 봐야겠죠. 여주가 과장된 미치광이 연기를 선보이는 동안 남주 '데이비드 스페이드'는 갱년기를 정통으로 처맞은 듯한 무표정의 발연기를 일관되게 쏟아냅니다. 역시 위대한 골든 라즈베리 '최악의 여우조연상' 수상자다운 포포몬쓰랄까요.

 

 

 

 

 

 

# 3.

 

세 번째 실수. 코미디가 후집니다.

 

로코물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분위기와 인물 관계, 서사 따위는 '로맨스'로부터. 장르적 재미와 극의 리듬, 동력 따위들은 '코미디'로부터 얻는 장르인데요. 이 작품은 그 코미디가 무지막지하게 후집니다. 대부분 억지로 과장된 표정의 분장개그나 밑도 끝도 없이 구르고 넘어지는 식의 말초적인 슬랩스틱으로 채워져 있는 가운데 그 퀄리티조차 요즘의 개콘 수준에 불과하죠.

 

 

 

 

 

 

# 4.

 

네 번째 실수. '무례하거나 불쾌한 것'과 '재미있거나 유쾌한 것'을 구분할 줄 모릅니다.

 

절벽에서 사람이 떨어지는 건 대체로 웃기지 않습니다. 도망치고 싶을 만큼 끔찍이 싫어하는 여자가 핸드잡을 40분 동안 해줬다느니, 엉덩이를 들이밀고 비벼댄다느니 하는 건 보통의 사람들은 대체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상어가 케이지 안에 난입하고 상어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는 건 대체로 너무 유치한 발상이라 생각합니다. 검은색 쫄쫄이를 맞춰 입은 남자들의 면상에 다른 남자의 꼬추를 들이미는 건 무용을 하다 말고 똥을 지리는 건 씨발 하나도 재미가 있지 않다구요.

 

 

 

 

 

 

# 5.

 

다섯 번째 실수. 청불 로맨틱 코미디물과 싼마이 화장실 개그는 궁합이 좋지 않다는 걸 모릅니다.

 

개그씬 대부분을 결국 마지막에 가서 남자 주인공과 함께 관객이 사랑해야 하는 여주인공을 똥밭에 굴리는 걸로 때워냅니다. 엉덩이를 때린 손의 냄새를 맡는다던지 술 먹고 토하고 핸드워시를 쳐 마시는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게 당연합니다. 생선 토막을 뒤집어쓰고 끈적거리는 진액 줄줄 늘어트리며 걸쭉하게 토하는 건 로코물의 여주인공은 해선 안 되는 짓입니다. 걸걸대는 역겨운 목소리로 화장이 번진 상태에서 눈깔에 나뭇잎을 붙이고 젖은 머리카락으로 수염을 만드는 짓거리는 로코물의 여주인공이라면 해선 안 되는 짓이라구요!

 

 

 

 

 

 

# 6.

 

여섯 번째 실수. 개연성이 돌아가셧습니다.

 

'상대가 자살하려 했다 해서 무턱대고 데리고 다니며 데이트를 한다.'라는 설정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걸 감독만 모릅니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 식으로 밑도 끝도 없이 최면술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우기는 건 흥미롭지도 감성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로맨틱하지도 않다는 걸 감독만 모릅니다. 그딴 어거지로 여주가 남주에게 점수를 땄다고 우기면 곤란하다는 것 역시 감독만 모릅니다.

 

 

 

 

 

 

# 7.

 

일곱 번째 실수. 마지막 20분을 앞두고 여주가 정상인 코스프레를 한다 해서 없던 매력이 생기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로코물에서 전 여친과의 3P는 벌이는 건... 이런 말 해서 죄송합니다만 우리의 감독님께선 미친 새낀가 싶습니다. 영화를 이 꼬라지로 만들어 놓고 마지막에 감동 코드를 쑤셔 박는다고 뚝딱 해결될 만큼 로맨틱 코미디가 만만한 장르가 아니라는 걸 이해 못한 단 한 사람이 하필 연출자였다는 게 비극적이죠.

 

 

 

 

 

 

# 8.

 

물론 관객에 따라 몇몇의 파편적 슬랩스틱은 건질만하다 생각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영화를 보며 '건질만한 포인트'를 찾고 자빠져 있다는 건 그 자체로 매우 좋지 않은 신호임에 분명합니다.

 

『첫 키스만 50번째』식의 하와이안 풍 분위기에 『저스트 고 위드 잇』의 플롯을 대충 섞은 후 파격적인 개그와 섹스 코드로 승부를 보려고 한... 쓰레기입니다. 부탁드립니다. 보지 마세요. 부디 여러분의 시간을 소중히 여겨주세요. 오랜만에 넷플릭스 탈퇴 욕구를 부르는 영... 상물, '타일러 스핀델' 감독, 『넌 실수였어』였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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