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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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71

완벽 ⅱ _ 그래비티, 알폰소 쿠아론 감독

완벽 ⅰ _ 그래비티, 알폰소 쿠아론 감독 # 0. 천재 감독이 인생 역작을 만들면 이런 결과물이 나옵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 『그래비티 :: Gravity』입니다. # 1. 관객을 가지고 노는 솜씨는 예술입니다.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 기술을 동 morgosound.tistory.com # 7. 잠깐의 휴식이 끝나고 스톤 박사와 코왈스키의 눈앞에 우주정거장 ISS가 보입니다. 버틸 듯 말 듯 아슬아슬한 산소와 연료가 긴장감을 더하죠. 중력을 잃고 표류한다는 건 위태롭고 숨 막히는 일입니다. 충분하지 못한 연료 탓에 안정적으로 ISS에 닿지 못한 두 사람. 우주 공간으로 튕겨나가려는 찰나 가까스로 박사의 발에 끈이 걸립니다만 헐거운 끈은 두 사람의 체중에 부합하는 운동량을 버텨내지 못합니다. 이대로..

Film/SF & Fantasy 2019.02.22

완벽 ⅰ _ 그래비티, 알폰소 쿠아론 감독

# 0. 천재 감독이 인생 역작을 만들면 이런 결과물이 나옵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 『그래비티 :: Gravity』입니다. # 1. 관객을 가지고 노는 솜씨는 예술입니다.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 기술을 동원해 시각과 청각을 흔들 수 있는 방법을 이상적인 형태로 총집합시켜놓은 듯 한 영화입니다. 영화는 '600km 상공에선 생명이 사는 게 불가능하다'는 상투적인 문구와 함께 시작합니다. 사실 일련의 문구들은 큰 의미는 없습니다. 그저 관객이 스크린을 가까이에 있는 평면으로 받아들이게끔 하기위해 동원된 문장에 불과하죠. 관객의 등을 의자에서 떼어 내 스크린 앞으로 끌어당긴 감독은 연이어 600km 상공에서 내려다본 지구를 압도적인 스케일로 보여줍니다. 눈 앞에 있던 평면에 어마어마한 깊이감이 생깁니다...

Film/SF & Fantasy 2019.02.20

찐따들의 대환장파티 _ 엄브렐라 아카데미, 피터 호어 감독

# 0. 뭔가 하나를 재밌게 즐기고 나면 뽕이 남아 비슷한 걸 더 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여행을 가도, 게임을 해도, 쇼핑을 해도, 영화를 봐도 그렇죠. 이번에도 여지없이 버릇이 터져 『킹덤』으로 생긴 드라마뽕이 와버렸네요. 그런 우스갯소리가 있죠. YG는 '니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내가 좋아하는 걸 준비했어', JYP는 '니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날 준비했어.', SM은 '니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그냥 다 넣어봤어'라는 마인드로 아이돌을 만든다고 말이죠. 이 드라마는 'SM 식 사고방식'의 결정체라 할법합니다. 어쩌면 당신이 좋아할지도 모를 모든 것이 들어 있습니다. 그게 효과적이냐 아니냐는 둘째치고 말이죠. '제라드 웨이' 원작, '피터 호어' 감독, 『엄브렐라 아카데미 :: The Umbrel..

Series/SF & Fantasy 2019.02.18

샤말란이 돌아왔다?! _ 글래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 0. 트릴로지를 좋아합니다. 단편 영화들은 선명하고 간결한 맛은 있지만 아무래도 세계관에 대한 묘사가 부실할 수밖에 없고, TV 드라마물은 섬세하게 긴 호흡의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대신 무난하게 늘어지는 감이 있죠. 트릴로지는 이 두 가지의 장점을 적절히 섞은 시리즈라 할 수 있습니다. 역시 어딜 가나 반반이 정답이네요. 일방적으로 후라이드나 양념을 강요하는 독재자들은 이참에 반성하시길 바랍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글래스 :: Glass』 입니다. # 1. 슈퍼히어로물의 21세기적 재해석의 모범이라 할 법한 샘 레이미 감독의 나 역대 최고의 슈퍼히어로 시리즈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는 대사를 달달 외울 만큼 좋았습니다. 역시 훌륭하죠. 윌 스미스의 촐싹거림과 외..

Film/SF & Fantasy 2019.01.28

Citizens, Be Ambitious _ 브이 포 벤데타, 제임스 맥테이그 감독

# 0.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토록 이 영화에 열광하게 하는 걸까. '제임스 맥테이그' 감독, 『브이 포 벤데타 :: V for Vendetta』입니다. # 1. Revolution도, Revenge도 아닌 Vendetta의 'V'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토록 'V'에 열광하게 하는 걸까요. 낭만적인 언변 때문일까요? 화려한 가면 때문일까요? 유려한 칼솜씨 때문일까요? 아니면 신사적이고 여유로운 태도 때문일까요? 마지막 모습에 담긴 비장미 때문일까요? 아니면 형이상학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지적인 존재에 대한 막연한 동경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부패한 사회에 대한 불만을 투영하는 걸 수도 있겠죠.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어쩌면 그 이외의 것 때문일 수도 그 모든 것 때문일 수도 있겠죠. 다만 분명한 ..

Film/Action 2019.01.17

스칼렛 요한슨 목소리 삽니다. 선제시 _ 그녀, 스파이크 존즈 감독

# 0. 변태 감독이 부리부리한 눈이 매력적인 배우를 불러다 찐따 같은 헤어스타일에 콧수염을 붙인 다음 컴퓨터 프로그램과 폰섹스를 하게 만들고 까이게 만들어 0 고백 1 차임의 나락으로 떨어트린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주소록에 여자번호라곤 엄마밖에 없는 우리 모태솔로들도 기술적 특이점까지만 버티면 스칼렛 요한슨 목소리를 한 여친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헛된 희망도 주는 작품이죠. 한 작품으로 인싸에겐 빅엿을 먹이고 아싸에겐 정신승리를 안기다니. 역시 아카데미 각본상은 아무나 타는 게 아닙니다. 잠시 애인이 있다는 상상을 해봅시다. 아, 진정하시구요. 상상 정도는 해 볼 수 있는 거잖아요? 꼼냥 거리는 상상 연애는 각자 많이들 해 보셨을 테니 과감히 생략하고 있지도 않은 애인이 바람이 난 단계로 넘어갑시다..

Film/SF & Fantasy 2019.01.10

꿀노잼 성장드라마 _ 범블비, 트래비스 나이트 감독

# 0. 마이클 베이의 막장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리부트, 그 첫 번째 작품입니다. 이를테면 트랜스포머 홈커밍이랄까요. 딱히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으면 리부트 하는 게 트렌드인가 보죠. 영화도 리부트, 드라마도 복고풍, 게임도 M, 디아블로도 이모탈. 그럼에도 세태에 편승하지 않고 내적 성장에 자체 슬로모션이 걸려버린 망해버린 자식 놈을 리부트 시키지 않으시는 우리의 부모님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황급히 영화 얘기로 넘어가 봅시다. '트래비스 나이트' 감독, 『범블비 :: Bumblebee』입니다. # 1. 시작부터 설 연휴마다 펼쳐지는 어설픈 발음과 어울리지 않는 한복 차림의 외국인 노래자랑만큼이나 상투적인 오토봇 진영과 디셉티콘 진영의 축제 한마당이 펼쳐집니다. 전작에 비하면 상당히 소소해진 총알 주고받..

Film/SF & Fantasy 2019.01.07

5센치처럼 보이는 3센치 _ 맨 프럼 어스, 리처드 쉥크만 감독

# 0. 혹시 그럴 때 없으신가요? 우리 모두 필연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는 순간. 삶의 시계가 죽기 10분 전, 5분 전, 1분 전, 1초 전에 반드시 도달하리라는 절망감. 그 순간에도 지금처럼 살아있어야만 하는구나 라는 공포감. 이따금 그런 생각이 엄습할 때면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불을 켜고 식은땀을 닦게 되는 게 비단 저뿐만은 아닐 겁니다. 때문에 한 번쯤은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상상도 하실 겁니다. 100년, 1000년, 10000년.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 없어지면 힘들 거라고? 웃기고 있네. 넌 뭐 살아봤냐? 라는 식의 철없는 망상이랄까요. 이런 범용적이고 간편한 상상이 영화에 쓰이지 않을 리가 없죠. 오늘은 14000년이나 살아온 크로마뇽인을 이야기해 ..

Film/SF & Fantasy 2018.12.12

어린이용 엽떡 순한 맛 _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일라이 로스 감독

# 0. 판타지물로서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등장 이후, 액션 어드벤처물로서는 아이언맨의 개봉 이후, 동화라는 장르도 어른들의 주요 소비분야가 되면서 정작 어린이들을 위한 시장은 쪼그라들고 말았습니다. 미취학 꼬꼬마들이야 아빠가 들려준 스마트폰 속 뽀로로나 보면 된다지만 취학 아동이면서 아직 15세 물을 소비할 수는 없는 나이, 이때의 아이들은 오히려 영화 시장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겠죠. 겨울왕국의 엽기적인 흥행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일라이 로스 감독,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입니다. # 1. 뭐랄까요. 어린이용 엽기떡볶이, 순한 맛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엽기떡볶이는 매운 음식 브랜드죠. 이 영화도 매워요. 아니, 정확히는 매운맛을 보여주려 노력은 합니다. 근데 타깃이 애들이어서 ..

Film/SF & Fantasy 2018.11.08

Your Friendly Neighborhood [베놈, 루벤 플레셔 감독]

베놈이 단독시리즈 주인공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그것도 무려 믿고보는 배우 톰 하디와 함께!! 기대가 안될 수가 없죠. 데드풀 게 섯거라! 소니-형 안티히어로가 간다! 분명 피 칠갑하는 쿨간지 내뿜는 빌런의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쿨 시크하게 귀찮게 하는 놈들이라면 착한 놈이든 나쁜 놈이든 다 때려잡는 박력! 짐승과 괴물의 중간 어딘가의 괴기한 움직임! 멀리서 지켜보는 스파이디의 뒷모습을 쿠키영상으로 땋! 흥미진진한 새로운 유니버스의 시작!!! 응? PG-13이라고요? 그럼 15세란 거잖아? 베놈인데? 설마! 또 닦을 거라고? 아니야!!! 이 기생충 녀석, 내 머리에서 나가!!!!! '루벤 플레셔' 감독,『베놈 :: Venom』 입니다. 사랑꾼, 베놈 영화를 보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 이상 당..

Film/SF & Fantasy 2018.10.07

본격 점쟁이 체험 [앤트맨과 와스프, 페이턴 리드 감독]

히어로 영화 깎는 노인이 되어버린 마블이 가족영화를 하나 깎아 왔습니다. 작아지고 커지는 히어로라니. 좀 심심하지 않나 하며 영화관을 들어선 전 반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영화의 히어로는 앤트맨이 아니더군요. 히어로는 당신입니다. 하다 하다 마블은 이제 관객을 예언 능력을 갖춘 슈퍼히어로로 만들려고 하나 봅니다. 이 영화는 마치 두 자릿수 덧셈을 수십, 수백 문제 나열하던 눈높이 문제집 같습니다. 아이들은 왜 이 빌어먹을 문제집은 줄지 않고 쌓이기만 하는가라는 전생의 업보에 대한 고찰을, 부모님은 이 애새끼는 누굴 닮아 이렇게 게으를까라는 존재적 회의를 하게 만드는 굉장히 철학적인 문제집이었죠. 새삼 너는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걸 틀리냐 하던 어머님의 사랑의 손길이 다시 떠오르는군요. 어머니 사랑합..

Film/SF & Fantasy 2018.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