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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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버트 윌슨 3

정체와 요행의 미스터리 _ 9명의 번역가, 레지 루앙사르 감독

# 0. 왜 문학이어야 했을까. 왜 번역이어야 했을까. 레지 루앙사르 감독, 『9명의 번역가 :: Les Traducteurs』입니다. # 1. 장르와 소재의 연동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대부분의 설정은 걸맞은 권위를 부여받지 못합니다. 문학과 번역이라는 코드는 작품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을 텐데요. 왜 문학이어야 했는지, 왜 번역이어야 했는지에 대한 설득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이죠. 어떤 수학 난제가 있고 그걸 풀어낸 누군가가 있어 이를 검토하기 위해 전문가를 모아뒀다 가정해 봅시다. 사실 진짜 난제를 풀어낸 건 무명의 젊은 친구였고, 그가 스승의 복수를 위해 검토팀에 잠입했다 하더라도 이야기가 굴러가는 데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겁니다. 혹은 회사 병합을 하는 데 관련된 기밀이 있어 관계자들이 밀실에 모..

Film/Thriller 2023.02.28

46년간의 겨울 ⅱ _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46년간의 겨울 ⅰ _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 0. 신기한 영화입니다. 대단히 편안하고 친절한 동화이긴 한데 어린이용 동화로만 보기엔 무지막지하게 많은 코드가 동시에 읽히거든요. 겨우 8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영화 안에 이렇게나 많 morgosound.tistory.com # 10. 아빠곰은 사탕을 팝니다. 엄마곰은 이빨을 팔죠. 돈을 벌 수만 있다면 자신의 자식에겐 절대 권하지 않을 쾌락을 판매하고 그 비용을 다시 판매하는 비윤리적 짓거리를 저지르는 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창고에 숨어든 '어네스트'가 경찰에 잡혀가는 순간 아빠곰은 방금 전까지 자신의 아이에겐 절대 먹지 못하게 할 사탕을 다른 어린아이들을 홀려 팔았던 자신 스스로를 정직한 시민이라 칭합니다. 자본가들의 엘리트 의식과 이중성은 저녁 식..

Film/Animation 2020.06.17

46년간의 겨울 ⅰ _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 0. 신기한 영화입니다. 대단히 편안하고 친절한 동화이긴 한데 어린이용 동화로만 보기엔 무지막지하게 많은 코드가 동시에 읽히거든요. 겨우 80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영화 안에 이렇게나 많은 은유를 녹여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말이죠. 그림쟁이 쥐와 음악가 곰의 사랑스러운 동화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글로 풀어놓을 필요가 없을 만큼 안정적이기에 생략하구요. 이 글에선 제 나름대로 이해한 코드들에 대한 생각들을 조악하게나마 풀어보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이 영화를 공산주의 진영(쥐)과 자본주의 진영(곰) 간의 냉전 시대 갈등과 인간성 회복에 대한 우화로 읽었습니다. '뱅상 파타', '스테판 오비에', '벵자맹 레네' 감독, 『어네스트와 셀레스틴 :: Ernest et Céles..

Film/Animation 2020.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