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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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영화 3

송곳니를 지킬 수 있겠나 _ 송곳니,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 0. 언어는 인식을 조직한다. 인식은 사고를 통제한다. 사고는 상상을 지배한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송곳니 :: Kynodontas』입니다. # 1. , , 등을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출세작입니다. 불쾌하고 찝찝한 영화 깎는 장인답게 호불호를 많이 타는 감독임엔 분명하지만, 특유의 초현실적 설정과 음울한 분위기, 치밀하고 절제된 미장센 덕에 수많은 팬을 거느린 인물이기도 하죠. 몇 년 전 라는 제목으로 이야기 나눈 게 어렴풋이 기억나는데요. 오랜만에 요르고스 란티모스를 다시 보게 되었군요. 끔찍한 가족입니다. 아빠는 보호라는 명목 하에 가족을 고립시킨 후 왜곡되고 통제된 정보들로 자녀를 세뇌합니다. 장성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어른의 행동과 말투를 보이지 못하는 아이들을 지..

Film/Drama 2023.02.26

겁쟁이의 기억법 _ 애플,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

# 0. 인물을 고립시킵니다. 화면 끝으로 강하게 밀어냅니다. 스크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큰 거울과 등지고 앉은 남자입니다. 머리 위나 뒤를 최대한 넓게 잡은 구도와, 멍하니 흐릿한 초점의 표정 연기가 남자의 머릿속을 공간에 던져 시각화합니다. 이 영화는 거울 속에 온전히 갇혀버린 남자의 이야기군요. 집을 나서 거리를 걷습니다. 줄지은 검은색 차량과 단조로운 패턴의 건물이 남자의 걸음에 방향성과 연속성을 부여합니다. 차 앞에 기억을 잃은 누군가가 주저앉아 있습니다. 일련의 시퀀스는 이후 남자가 걷게 될 선택을 압축적으로 은유합니다. 일정한 방향으로 연속되던 시간을 거칠게 단절하는 기억 상실입니다. '크리스토스 니코우' 감독, 『애플 :: Mila』입니다. # 1. 반전 영화입니다. 언제나의 반전 영화들처..

Film/Drama 2021.11.28

꽃을 찢고 질문하다 _ 더 랍스터,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 0. 독특합니다. 고유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독창적인 이야기가 관객의 이목을 부여잡습니다. 서사가 어떻게 굴러가게 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습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귀에 꽂힙니다. 설정은 각자의 영역에서 자기 매력을 지키되 따로 놀지 않습니다. 완성도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얻은 감동을 다른 영화에서 얻기란 매우 힘들어 보입니다. 이 영화는 누군가에겐 '요르고스 탄티모스'라는 이름을 평생 기억하게 할 계기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반면, '요르고스 탄티모스' 감독, 『더 랍스터 :: The Lobster』입니다. # 1. 기괴하고 불편합니다. 특유의 건조한 분위기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설정 위에서 이야기는 밑도 끝도 없이 널을 뜁니다. 서사에 깊은 개연성..

Film/Romance 2019.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