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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es/Romance

천우희느님 _ 출중한 여자, 윤성호 / 박현진 / 백승빈 / 전효정 감독

그냥_ 2020. 6. 1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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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삶의 여러 단면을 논하는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 청년 실업의 자해적 고통 『한심해서 죄송합니다』. 2시간 30분짜리 막장 영화 『라스트 데이스 오브 아메리칸 크라임』. 냉전 시대의 아픔과 인간성의 저력을 관조하는 『어네스트와 셀레스트』. 과학적 메시지를 다루는 방법론에 관한 고찰 『빙하를 따라서』까지. 최근 빈약한 지적 내구력의 한계를 시험케 하는 어렵고 복잡한 영화들을 연이어본 결과 결국 방전되고 말았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지칠 대로 지친 심신을 달래줄 뇌의 전원을 내리고 볼 수 있는. 아니면 말고식 가벼운 웹드라마나 하나 찾아봐야겠네요.

 

 

 

 

 

 

 

 

'윤성호', '박현진', '백승빈', '전효정' 감독,

『출중한 여자 :: Prominent Woman』입니다.

 

 

 

 

 

# 1.

 

웹드라마는 기본적으로 단단한 내러티브를 쫓는 장르가 아닙니다.

 

오히려 일부러 그러는 건가 싶을 정도로 중량감을 최대한 제거해 날아갈 듯한 감각으로 만든 소위 짧은 호흡의 휘발성 연작물이죠. 과장된 만화적 느낌의 주인공 캐릭터를 극 중심에 딱 놓고 연출적 기교를 최대한 경제적으로 동원해 주인공의 귀염뽀짝한 매력을 연성해내는 걸로 상업적 모멘텀을 찾는 고런 친구들입니다.

 

 

 

 

 

 

# 2.

 

대체로 한창 말랑말랑한 감수성을 온몸으로 뿜어내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소녀들을 타깃으로 합니다. 손발이 오그라들듯 하면서도 미묘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아기자기한 사랑에 대한 환상과, 사회적-경제적 성공을 이룬 쿨하고 췰한 인스타 감성의 싱글 라이프에 대한 환상을 동시에 간지럽히는 장르물이죠.

 

관객의 이상이 투영된 멋들어진 워너비 언니들의 러블리함은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여차하면 내 손에도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눈높이까지 적당히 끌어내려주는 것 또한 필수입니다. 미니홈피 시절 귀여니식 인소 감성을 유튜브 시대에 걸맞게 적절히 버전업한 장르랄까요.

 

 

 

 

 

 

# 3.

 

우리의 주인공, 싱글즈 에디터 '우희'가 정확히 그런 인물입니다.

 

수많은 멋들어진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성공적 커리어를 걷고 있는 셀러브리티이자 한창 사랑이 고픈 20대들의 선망을 한 몸에 받는 인플루언서죠. 적당히 솔직하고 적당히 사랑스러우면서도 또 적당히 허당이고 적당히 의뭉스럽고 적당히 무례하기도 한 인물입니다. 자신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던 남사친과 마음 한켠에 놓지 못하고 있는 전남친과 자신에게 과감하게 들이대는 귀여운 꽃돌이와 그런 남자들과의 솔직한 감정을 함께 받아줄 베프를 주변에 두고서, 어느 하나 놓치기 아까워 밀당을 하다 결국 다 놓치고 마는 귀여운 푼수의 이야기죠.

 

 

 

 

 

 

# 4.

 

네. 유치하죠.

 

유치하고, 말 안 되고, 싸구려고, 과장되고, 밑도 끝도 없고, 말초적이고, 싼마이 패러디가 난무하고. 이 작품 역시 그렇습니다만 적어도 이런 웹드라마에게 있어 그건 그다지 흠이 되지는 않습니다. 원래부터가 그런 장르니까요. 스크롤 드르륵드르륵 긁으며 킬링타임 하는 일상 웹툰들마냥 가볍게 가볍게 즐기고 치우는 드라마니까요.

 

 

 

 

 

 

# 5.

 

그건 그렇다 치고 그럼 왜 다 늙은 징그러운 30대 아저씨인 너는 이걸 좋다고 본 건데? 라 물으신다면. 대답해 드리는 게 인지상정.

 

 

그건 바로

'천우희'느님이 등장하시기 때문입니다!!!

 

 

배우 팬 입장에선 작품이 한없이 가볍기에 편안하게 배우 덕질이나 하며 표현을 감상하고 즐기기에 이런 웹드만 한 게 또 없기 때문이죠. 드라마 『출중한 여자』를 본다기보단 그냥 『천우희』나 보자 정도의 감각으로 1시간 남짓 카페에 퍼질러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하면서 태블릿 들고 힐링한다는 괴상한 목적 하에서라면, 이 드라마는 주연배우를 알뜰히 써먹어 주는 방식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합니다. 참, 잘했어요!

 

 

 

 

 

 

# 6.

 

작품의 퀄리티에 썩 예민한 사람들조차도 붙잡아 둘 수 있을만큼 배우 '천우희'라는 컨텐츠는 참 매력적입니다. 혹 그녀를 『써니』와 『한공주』와 『곡성』의 강렬하고 파괴적인 이미지 정도로만 알고 있으신 분이라면 요런 빙구미 가득한 러블리한 배역의 '천우희'는 어떠신가요. '윤성호', '박현진', '백승빈', '전효정' 감독, 『출중한 여자』였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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