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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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개봉 5

통제하는 눈빛과 다그치는 목소리 _ 황혼의 빛,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 0. 코이스티넨.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황혼의 빛 :: Lights in the Dusk』입니다.     # 1. 소외된 인간을 향한 연민과, 인간 소외를 강요하는 사회구조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고유한 스타일로 풀어내는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2006년작이다. 네오리얼리즘적 전통에 특유의 북유럽 감성을 더해 새로운 영화 언어를 창조했다 평가되는 감독은, 언제나 북유럽 노동자의 구체적 현실을 배경으로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주변화된 인간을 담백하게 건조하게, 그럼에도 섬세하게 포착한다. 브레히트나 소격효과 같은 식상한 이름을 빌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누구나 위화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의 필모그래피는 이질적이다. 작품의 연대를 추측하는 게 힘들 정도의 미니멀리즘은 비단 이야기뿐 아니라 캐..

Film/Drama 2024.09.24

위대한 쇼타임 _ 파프리카, 곤 사토시 감독

# 0. It's the greatest show time!        곤 사토시 감독,『파프리카 :: Paprika』입니다.     # 1. 2010년의 무더웠던 여름날.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도 모르지만, 당시에는 제법 친했던 녀석과 영화관을 찾았다. 걸작 를 통해 완전히 궤도에 오른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은, 둘이서 영화를 보는 쑥스러움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는 것이었다. 꿈과 무의식에 대한 독창적인 재해석, 플롯을 루빅스 큐브 가지고 놀듯 한다⁽¹⁾는 평을 들은 (2010)을 본 후, 홍조 띤 얼굴로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녀석에게 말했던 감상은 지금도 유효하다.  "매우 흥미롭고 감동적이다. 다만 애석하게도 나는 이미 를 봤다." 파프리카는 작품을 만든 곤 사토시조차 모르겠다 말할 정도로 모..

Film/Animation 2024.06.08

꽉찬 육각형 _ 해피 피트, 조지 밀러 감독

# 0. 사람들은 어떤 영화를 좋은 대중 영화라 평할까요? 아무래도 이야기가 직관적이고 쉬우면 좋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뻔하기만 해서는 곤란할 겁니다. 등장인물들은 충분히 매력적이되 그들의 구분과 관계는 선명하면 좋을 테고요. 남녀노소 모두가 불편함 없이 즐길 수 있는 볼거리, 들을 거리가 풍성하면 좋겠죠. 코미디든 스릴러든 뭐가 되었든 지향하고자 하는 장르적 재미가 확실하면 더욱 훌륭할 겁니다. 새로운 영상 기술이나 기법을 경험할 수 있다면 땡큐, 그게 단순한 기술 자랑을 넘어 고유한 정서를 건드려 주기까지 한다면 때댕큐겠죠. 사회적 메시지들이 담겨 있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일 테구요. 혹 그 이상의 보편적 가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까지 한다면 화룡점정畵龍點睛일 겁니다. '조지 밀러' 감독, 『해피 피트..

Film/Animation 2020.05.22

명콤비의 커튼콜 _ 라디오 스타, 이준익 감독

# 0. 2006년에 소환된 1990년대 영화입니다. 다소 평면적인 캐릭터 설계와, 무던하고 진중한 관계 설정, 상황을 풀어나가는 단단하고 온건한 방식, 보수적 가치 위에 세워진 관계 중심의 주제 의식과, 다소 연극적 색채가 묻어나는 표현 등 영화 전반에 걸쳐 , , 과 같은 90년대 명작 드라마 영화들의 분위기와 냄새가 짙게 묻어나기 때문이죠.        '이준익' 감독,『라디오 스타 :: Radio Star』입니다.     # 1. 공식적으로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기에 이를 존중해 리뷰의 카테고리 역시 드라마로 잡긴 했습니다만, 플롯만 보자면 버디무비라기보다는 로맨스에 더 가깝습니다. 삯바느질하는 조강지처(안성기)와 헛바람 든 철없는 남편(박중훈), 지고지순한 내조 끝에 남편이 성공한 후, 바람이 날..

Film/Drama 2020.03.30

Citizens, Be Ambitious _ 브이 포 벤데타, 제임스 맥테이그 감독

# 0.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토록 이 영화에 열광하게 하는 걸까. '제임스 맥테이그' 감독, 『브이 포 벤데타 :: V for Vendetta』입니다. # 1. Revolution도, Revenge도 아닌 Vendetta의 'V'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토록 'V'에 열광하게 하는 걸까요. 낭만적인 언변 때문일까요? 화려한 가면 때문일까요? 유려한 칼솜씨 때문일까요? 아니면 신사적이고 여유로운 태도 때문일까요? 마지막 모습에 담긴 비장미 때문일까요? 아니면 형이상학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지적인 존재에 대한 막연한 동경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부패한 사회에 대한 불만을 투영하는 걸 수도 있겠죠.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어쩌면 그 이외의 것 때문일 수도 그 모든 것 때문일 수도 있겠죠. 다만 분명한 ..

Film/Action 2019.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