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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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윌리스 5

노스탤지어의 풍경화 _ 문라이즈 킹덤, 웨스 앤더슨 감독

# 0. 사진이 아닌 그림이고 설명이 아닌 문학이며 대화가 아닌 음악이다.        웨스 앤더슨 감독,『문라이즈 킹덤 :: Moonrise Kingdom』입니다.     # 1. 사소하다. 뉴 펜잔스 섬의 곳곳도, 카키 스카우트의 야영장도, 낡은 경찰서와 항구도, 사랑의 도피를 떠난 샘과 수지도, 그들의 탐험과 낙원도 모두 작고 사소하다. 웨스 앤더슨은 그 심각성이 사소해 보일 수 있도록 다운스케일링된 이야기를 최대한의 사랑스러움으로 가다듬어 인형의 왕국을 축조한다. 사소함을 역설하는 달뜨는 왕국에서 감독은 무엇을 찾고 싶었던 걸까. 무엇을 담고 싶었던 걸까. 세계는 안전함과 별개로 구속적이다. 바다에 둘러싸인 섬이 그러하다. 울타리에 둘러싸인 야영지가 그러하다. 스카우트의 규율과 규율을 증명하는 무..

Film/Comedy 2025.01.30

대도시의 고고학 _ 머더리스 브루클린, 에드워드 노튼 감독

# 0. 이야기가 이미지와 뉘앙스를 떠받치지 못한다.        에드워드 노튼 감독,『머더리스 브루클린 :: Motherless Brooklyn』입니다.     # 1. 지금의 뉴욕은 어디에서 왔는가. 그 시작을 탐구하려는 영화의 시선은 거침없는 제목처럼 서늘하다. 에드워드 노튼의 1950년 맨해튼은 대립하는 양면성과 그로 인한 고독감으로 요약된다. 풍요와 빈곤이 대립하고, 개발과 파괴가 충돌하는 뉴욕. 사랑과 죽음이 공존하고, 신용과 배신이 교차하는 브루클린. 낮은 자본과 다투고 밤은 낭만에 물드는 도시와, 이를 배회하는 외로운 개인들의 시대라고 말이다. 각자의 사정에 따라 내외면이 유리된 모두는 영화 내내 고독하다. 이들은 빠짐없이 뉴욕을 모자이크 하는 조각이라는 면에서,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씨앗은 어디로 틔울까 _ 루퍼, 라이언 존슨 감독

# 0.  화려한 상상과 호쾌한 액션으로 역사를 통찰한다.        라이언 존슨 감독,『루퍼 :: Looper』입니다.     # 1. '선택'이라는 기준에서 보자면 영화는 생각보다 더 단순하다. 자신이 살기 위해 절친을 팔았던 사람이, 아무 연고 없는 세라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야기라고 말이다. 인생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수수밭과 같고, 그것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라는 선택의 과정이다. 조는 방탕하고 쾌락적인 인생에 집착하는 보신주의적 인물로, 삶에 대한 태도는 지하실에 숨겨둔 은괴 가득한 금고가 증언한다. 과거의 조가 세라에게 수수밭을 태워버리자 말하는 대목이 있는 데, 이는 그의 사고방식을 잘 보여준다. 불안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자신의 내일을 태워버리는 어리석음이고, 그 ..

Film/SF & Fantasy 2024.06.04

뱀파이어 힐스 _ 죽어야 사는 여자,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

# 0. 50대 중년에겐 두 갈래 길이 있다. 40대처럼 보이려 발버둥 치거나, 혹은 포기하거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 『죽어야 사는 여자 :: Death Becomes Her』입니다. # 1. 가끔은 아쉽다. 50대 중년에게 '멋진 50대가 된다'라는 선택지는 정녕 없는 걸까. 만약 그런 선택지가 있었다면 40대처럼 보이려 발버둥 치는 사람은 조금 덜 괴롭지 않았을까. 자조적으로 포기해 버린 사람도 조금 더 자신을 사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예로 든 것일 뿐 비단 50대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젊어 보인다는 말이 칭찬으로 통용되는 것은 세대를 막론한다. 40대는 30대로 보이고 싶어 하고, 30대는 20대로 보이고 싶어 하고, 20대는 10대로 보이고 싶어 한다. 이 집착의 굴레에서 벗어난 것은..

Film/SF & Fantasy 2024.04.20

샤말란이 돌아왔다?! _ 글래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 0. 트릴로지를 좋아합니다. 단편 영화들은 선명하고 간결한 맛은 있지만 아무래도 세계관에 대한 묘사가 부실할 수밖에 없고, TV 드라마물은 섬세하게 긴 호흡의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대신 무난하게 늘어지는 감이 있죠. 트릴로지는 이 두 가지의 장점을 적절히 섞은 시리즈라 할 수 있습니다. 역시 어딜 가나 반반이 정답이네요. 일방적으로 후라이드나 양념을 강요하는 독재자들은 이참에 반성하시길 바랍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 『글래스 :: Glass』 입니다. # 1. 슈퍼히어로물의 21세기적 재해석의 모범이라 할 법한 샘 레이미 감독의 나 역대 최고의 슈퍼히어로 시리즈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는 대사를 달달 외울 만큼 좋았습니다. 역시 훌륭하죠. 윌 스미스의 촐싹거림과 외..

Film/SF & Fantasy 2019.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