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728x90

맛있는 영화 3

소녀는 엄마는 친구 _ 좋은날, 황슬기 감독

# 0. 단편 옴니버스 의 마지막 에피소드입니다. '황슬기' 감독, 『좋은날 :: A Good Day』입니다. # 1. 진수성찬입니다. 이전 두 편의 음식과는 결이 많이 다르군요. 장소도 휴양지에 있을 것만 같은 호젓한 한정식집입니다. 네 명의 여사님들이 등장합니다. 진한 사투리를 쓰고 있습니다. 흔히 그 나이대 여자들이 모여 나눌 법한 이야기와, 생길 수도 있을 법한 갈등이 전개됩니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발견되는 키워드는 친구와 엄마입니다. 친구는 상황이 성립되기 위한 관계를 만들고 정체성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돕는 보조적 역할을 수행합니다. 감독은 엄마의 정체성을 진수성찬으로 정의합니다. 풍요롭고 화려하고 든든하지만, 때론 지루하고 까다로우며 불편하기도 합니다. # 2. 서울입니다. 유독 티격태격하던..

Film/Drama 2021.11.10

올해의 단편 _ 맛있는 엔딩, 정소영 감독

# 0. 이번 옴니버스 너무 좋은데요? 단편 옴니버스 두 번째 에피소드입니다. '정소영' 감독, 『맛있는 엔딩 :: Tasty Ending』입니다. # 1. 무수히 많은 신발과 오브젝트는 누적된 무언가를 의미합니다. 특유의 물 빠진 색감과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깊은 한숨이 인물과 공간의 수분을 제거합니다. 제법 긴 시간 동안 대사는 단 한 마디도 없습니다. 물건을 챙기기도 하고 버리기도 하는 손길에 과격하면서도 처연한 정서가 엿보입니다. 서랍장에서 상자를 꺼냅니다. 상자 속에서 다이어리를 꺼냅니다. 1000일. 3년 여가 넘는 긴 시간을 만났다는 것보다, 1000일 이후론 세지도 않았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시콜콜한 잘잘못에 대한 작품이 아닙니다. 여자의 이별은 어떤 사연 어떤 핑계를 댄다 하더라도 결국..

Film/Romance 2021.11.08

숙주와 라임. 고수는 빼고 _ 나이트 크루징, 김정인 감독

# 0. 단편 옴니버스 의 첫 번째 에피소드입니다. '김정인' 감독, 『나이트 크루징 :: Night Cruising』입니다. # 1. 오르막길의 뒷모습. 누군가를 부축하는. 지나는 차량에 가려진. 물리적으로 홀로 남겨진. 사회적으로 홀로 낙오된. 주인공 '송이'에 대한 감독의 소개입니다. 줄지은 건물들 앞 대로를 가로지르는 차량들과, 언제 밥이나 먹자는 형식적인 인사는 '김정인' 감독의 도시인이죠. 두리번거리는 송이는 미로 같은 골목길이라는 중간지대를 지나 초현실적 공간으로 이동합니다. 오프닝에서부터 차근차근 진행된 공간 변화로 점층 된 기대감은 작은 트럭에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에 연결되고, 이내 한 그릇의 음식 위에 강하게 집중됩니다. 높은 밀도의 기대감에 부응하듯, 감독은 최대한 가까..

Film/Drama 2021.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