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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Drama

마리옹 꼬띠아르 _ 라비앙 로즈, 올리비에 다한 감독

그냥_ 2020. 8. 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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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이동진' 평론가는 이 영화를 들어 에디트 피아프보다 더 에디트 피아프 같은 마리옹 코티아르라 평했다고 하는데요. 개인적으론 50줄이 넘은 '이 평론가'가 태어나기도 전인 63년에 사망한 사람이 원래 어떠했는지를 피차 알 턱이 없는 마당에 저 평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만,

 

 

 

 

 

 

 

 

'올리비에 다한' 감독,

『라비앙 로즈 :: La Vie en Rose (La Môme)』입니다.

 

 

 

 

 

# 1.

 

영화를 보고 난 후 너무도 적절한 평이었다는 걸 인정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목소리로 노래하는 사람은 아마도 '마리옹 꼬띠아르'가 연기한 '에디트 피아프'였을 것이다를 넘어 이런 목소리로 노래하는 사람은 분명 '마리옹 꼬띠아르'의 '에디트 피아프' 였어야 한다라는 말도 안 되는 억지를 관객 스스로 부리게 됩니다. 배우가 그렇게 만듭니다. 대단하죠.

 

 

 

 

 

 

# 2.

 

영화 『라비앙 로즈』는, 프랑스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위대한 예술가, '에디트 피아프Édith Piaf'의 전기 영화입니다. 작품은 불행하다는 말조차 가벼워 보일 굴곡진 인생과, 그 굴곡을 인물의 정서와 멘탈리티에 강하게 연결하는 파격적인 플롯과, 플롯의 힘을 완벽히 접수하는 '에디트 피아프'의 환상적인 노래들과, 그 목소리까지 압도하는 '마리옹 꼬띠아르'의 연기력입니다.

 

 

 

 

 

 

# 3.

 

전기 영화 주인공의 생애를 단순히 '소개'하거나 '학습'하는 것을 넘어, 그녀의 인생을 깊은 감수성으로 '공감'하고 '통찰'하게 유도하는 구성이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명곡을 매개로 삼아 그 근원을 찾아 과거의 불행했던 인생의 지점들로 시간을 옮겨가는 식의 구성은 자칫 관객을 혼란스럽고 어지럽게 할 수도 있습니다만, '올리비에 다한' 감독은 어려운 미션을 완벽히 수행해 냅니다. 독특한 구성의 힘을 '에디트'가 남긴 불멸의 명곡들로 연결하는 방식 하나하나 매우 강렬합니다.

 

 

 

 

 

 

# 4.

 

첫 뮤직홀에서의 무대, 직접 부르는 곡은 의도적으로 뮤트시키면서 부르는 노래가 끝나자마자 그 순간 그녀의 감수성을 음악으로 전달하는 표현 방식. 스스로 단 한 명뿐인 사랑이라 말했다던 '마르셀 세르당Marcel Cerdan'을 사고로 잃은 후의 격정적인 감정을 무대 위에 그대로 이어받게 하는 연출. 쉽게 정의하거나 연기할 수 없는 인물의 멘탈리티에 대한 묘사를 인터뷰로 대체하는 영특함은 모두 인상적이죠.

 

 

 

 

 

 

# 5.

 

다만 일련의 유려한 연출에도 불구하고 노래가 흘러나오는 동안에는, 이전과 명확히 다른 집중을 하게 됩니다. 첫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부터 노래가 끝나는 순간까지는 영화가 아닙니다. 음악이죠. 인기가 많은 뮤지션, 기술적으로 능숙한 뮤지션, 상업적으로 큰 성취를 이룬 뮤지션은 많지만 그들과 '위대한 뮤지션' 사이엔 결코 쉽게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있다는 걸 명확히 이해하게 됩니다.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느냐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명곡은 시간과 공간과 문화를 초월한다는 표현이 문학적 수사가 아닌 논리적 명제라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어린아이의 울먹임이 터져 나오는 것만 같은. 사랑을 꿈꾸는 소녀의 간절한 눈빛이 보이는 것만 같은. 회한에 떨리는 중년의 서글픔이 느껴지는 것만 같은. 온갖 종류의 섬세한 정서가 하나의 목소리 안에 동시에 살아 들려오는 걸 경험하게 됩니다. 

 

 

 

 

 

 

# 6.

 

그럼에도 이 영화는 '마리옹 꼬띠아르'의 영화입니다.

 

막말로 영화의 집중력은 '에디트 피아프'의 심리 상태보다 '마리옹 꼬띠아르'의 표현에 의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닌 정도죠. 분명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격찬을 들을 충분한 자격이 있는 연기를 폭발적인 카리스마와 함께 선보입니다. 하지만,

 

 

 

 

 

 

# 7.

 

전기 영화라는 걸 생각한다면, 캐릭터보다 배우가 더 도드라진다는 게 반드시 좋기만 한 것인가라는 데 있어선 의문이 있습니다. 영화에서의 '에디트 피아프'는 본래 알려진 그녀보다 조금은 더 과장되게 해석된, 이를테면 '캐릭터화'되어 있습니다. 그 캐릭터화 덕에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는 보다 넓고 자유로운 운신의 복을 얻었습니다만, 정확히 그만큼의 반작용으로서 자연인 '에디트 피아프'가 가려진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며 '프레디 머큐리'를 기억하고 사랑하게 되지, '라미 멜릭'의 성취를 그보다 앞서 논하지는 않았다는 걸 생각하면, 전기 영화에서의 배우의 연기라는 건 어떠해야 하는 걸까라는 질문은 한번쯤 재고해 볼만한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문득, 엄청난 연기력을 선보이면서도 필요하다면 자신의 존재감을 거짓말처럼 지워버리기도 하는 '이자벨 위페르' 였다면 이 배역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하는 잡생각도 잠시 드는군요.

 

 

 

 

 

 

# 8.

 

사실 리뷰를 작성하고 있는 오늘 본 영화는 아닙니다. 이 영화를 본건 지금으로부터 거의 보름 전이였죠. 그리고 그 2주 동안 전 '에디트 피아프'의 『Le Disque D'or』 앨범의 늪에서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뭐에 홀린 듯 벨소리와 컬러링까지 『Milord』로 싹 바꿨네요. 누가 좀 꺼내 주세요;; '올리비에 다한' 감독, 『라비앙 로즈』였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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