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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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지 2

그리움에 대하여 _ 이름 없는 다방에서, 정수지 감독

# 0. 이제 다시는 싫어. 웃는 것도 싫어졌네.이제 다시는 싫어. 웃는 것도 싫어졌네.        정수지 감독,『이름 없는 다방에서 :: Heyday』입니다.     # 1. 레트로 잡지와 오려 모은 스크랩. 십수 년은 더 돌아갈 금성사 선풍기. 한 장씩 뜯어 넘기는 달력. 엔틱 가구와 레이스 커튼. 둥근 다이얼의 전화기. 무자비한 괘종시계. 푹신하면서 불편했던 신기한 소파. 이젠 생소해져 버린 커피 배달.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던 보자기. 때 묻은 팔토시. 분홍색 머리띠. 노란색 드레스. 노른자 한 알 곁들인 모닝커피. 200자 원고지 위 사각거리는 연필 소리. 꼬깃한 종이에 수기로 쓴 주소. 팔각 성냥. 담배 연기. 이 모든 것들로 어우러진 1986년의 이름 없는 다방. 우리의 다방은 당신의 스타벅..

Film/Drama 2024.09.02

푸른 밤의 사색 _ 여섯 개의 밤, 최창환 감독

# 0. 모든 여행은 여행자가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 최창환 감독, 『여섯 개의 밤 :: The Layover』입니다. # 1. 오스트리아 철학자 마틴 부버의 글귀와 함께 시작됩니다. 해당 글귀를 인용함은,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여행자로 규정한다는 의미임과 동시에, 작품을 통해 탐구하고자 하는 바가 눈에 드러나는 목표가 아닌 '알 수 없는 비밀스러운 목적지'라는 것에 있음을 의미하는 거겠죠. 알 수 없다는 것은 통제 불가능한 불확실성을 의미할 텐데요. 예측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개인의 나약함으로도, 계획 밖의 영역에 대한 가능성과 풍요로움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영화가 탐구하려는 목적지란 것이 문자 그대로의 장소라거나 성취와 같은 것은 아닙니다. 타인과 함께 하는 ..

Film/Romance 2023.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