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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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4

코와쿠나이 _ 이웃집 토토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 0. 우리 이별이 두렵지만, 이젠 두렵지 않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웃집 토토로 :: となりの トトロ』입니다. # 1. 사춘기 소녀의 호기심과 두려움을 특유의 창의성으로 섬세하게 그린다. 이제 막 자아를 발견하고 탐색하기 시작한 사츠키는 따스한 가족의 보호 아래 세계를 질문하며 성장한다. 크레디트에서 함께 뛰노는 다른 모든 아이들이 그러한 것처럼. 언제나 다정한 칸타의 할머니가 그러했던 것처럼. 어딘가에서 영화를 보고 있을 관객들이 지난날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쓰러질 듯 낡은 집은 이전까지 인지하지 못했던 시간의 흐름이 투영된 세계다. 미처 시간을 인지하지 못하기에 두려워하지도 않았던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지만, 비로소 그 안에 숨어 있던 위화감을 발견한다. 마쿠로 쿠로스..

Film/Animation 2025.05.16

세계관 최강자 _ 천공의 성 라퓨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 0. 세게관 속 최강자 말고 세계관 만들기 최강자라는 뜻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천공의 성 라퓨타 :: 天空の城 ラピュタ』입니다.     # 1. 을 극장에서 봤던 순간은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난쟁이 둘의 눈물겨운 장거리 하이킹, 대단한 걸로 대단한 절대 반지의 존재감, 둘이어도 넷이어도 안될 것만 같은 삼총사의 우정, 스텟을 잘못 찍은 게 분명한 힘법사 간달프와, 뜻하지 않게 작품의 마스코트가 되어버린 골룸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소년의 눈망울을 반짝이게 하는 즐거움이었다.  다만 그럼에도 가장 매력적인 건 톨킨에 의해 창조된 세계 그 자체다. 평화로운 호비튼의 언덕에서부터 황량한 운명의 산에 이르기까지. 음습한 팡고른 숲에서부터 폭압적인 아이센가드 탑에 이르기까지. 배수진..

Film/Animation 2025.02.22

경이로운 세계 _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 0. 大丈夫、怖くな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바람계곡의 나우시카 :: 風の谷の ナウシカ』입니다.     # 1. 온종일 비행하듯 자유롭지만, 마스크 없인 숨 쉴 수 없을 정도로 구속적이다. 붉은 눈의 오무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공포, 푸른 눈의 오무는 숲을 지키는 수호자다. 압도적인 곤충은 두렵지만, 가볍고 튼튼한 허물은 요긴한 것이기도 하다. 독을 내뿜는 숲은 스스로를 희생해 땅을 정화하고, 인간은 자신의 죄악을 대신 갚는 줄도 모른 체 숲을 증오하며 불태운다. 평화로운 구름 속엔 매서운 번개가 몰아친다. 바람은 포자를 실어 나르는 무서운 것임과 동시에 막아내는 고결한 것이다. 문명은 풍요의 이유이자 멸망의 이유다. 쌍둥이 여동생을 거둔 줄도 모르고 나우시카를 공격하던 아스벨은 이내 ..

Film/Animation 2025.02.18

아이가 쓴 동화 _ 벼랑 위의 포뇨,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 0. 그림체와 별개로 영화 자체는 제법 난해합니다. 이후의 글에선 이 난해함이 대한 제 개인적인 인상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만 언제나와 같이 뻘소리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냥 이렇게 본 놈이 하나쯤은 있구나. 하는 정도로 이해하시면 좋겠군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벼랑 위의 포뇨 :: 崖の上の ポニョ』입니다. # 1. 보고 나면 이 영화가 이름값이나 흥행에 비해 왜 그리도 욕을 먹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이야기가 엉성하고 조악하게 접붙여져 있거든요. 벼랑 위에 사는 꼬꼬마가 우연찮게 인면어를 득템하고 제초제 뿌리는 수상한 아저씨를 지나 엄마 차 타고 어린이집을 갔다가 파도에 휩쓸려 방생했더니 쓰나미가 몰려와 사람으로 만들어 환불합니다. 인스턴트 라면 한 사발..

Film/Animation 2020.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