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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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 세두 3

에펠탑의 뒤편 _ 오 머시!, 아르노 데플레솅 감독

# 0. 어두운 밤 보다 더 어두운 에펠탑의 뒤편 아르노 데플레솅 감독, 『오 머시! :: Oh Mercy!』입니다. # 1. 통상 영화 속 사건과 인물은 창작된 것이라며 도망갈 길을 열어두기 마련인데요. 되려 등장하는 모든 사건은 소소한 것이든 큰 비극이든 실화라 강조하며 시작됩니다. 실존하는 문제를 강하게 지적하는 고발성 작품이라는 것이죠. 배경인 프랑스 루베(Roubaix)는 감독 데플리솅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강한 비판 아래로 자전적이고 온화한 시선이 함께 느껴지는 독특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밥 딜런의 앨범(Oh Mercy(1989))으로부터 끌고 들어온 듯한 영화의 제목은, 도시의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는 숙연한 기도로서 감독의 지향을 엿보게 하죠. 오프닝의 선언처럼 전반..

Film/Drama 2024.03.10

맑은 하늘의 자화상 _ 어느 멋진 아침, 미아 한센 로브 감독

# 0. 불안한 선택의 미로 끝에 뒤돌아 깨닫는 맑은 하늘의 자화상 미아 한셀 로브 감독, 『어느 멋진 아침 :: One Fine Morning』입니다. # 1. 파리라는 배경, 불안이라는 코드, 걷는다는 이미지는 아녜스 바르다의 같은 작품을 생각나게 합니다. 마침 프랑스 영화이기도 하고, 각각 코린 마르샹과 레아 세두의 존재감으로 견인하는 작품이기도 하니까요. 혹은 삶의 무게에 떠밀린 주인공의 분투를 현실적으로 그린다는 면에서 노아 바움백의 같은 작품이 연상되기도 하는군요. 겉보기에는 주인공 산드라의 고단한 삶을 진중하게 조명하고 독려하는 드라마처럼 보이는데요. 생각하기 따라서 그보다 조금 더 깊은 주제의식을 가진 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벤슨 증후군에 걸린 산드라의 아버지 게오르그의 메모에 담긴 ..

Film/Drama 2024.01.12

레아 세두 화보집 _ 어느 하녀의 일기, 브느와 자코 감독

# 0. 집사랑 눈 맞은 하녀가 주인집 털고 런하는 이야기입니다. 농담하지 말라구요? 감동 실화입니다만? 브느와 자코 감독, 『어느 하녀의 일기 :: Journal d'une femme de chambre』입니다. # 1. 좋게 말하면 당당하고 나쁘게 말하면 꼬장꼬장한 '셀레스틴'이라는 이름의 하녀가 시골 마을에 취업해 적당히 착취적이고 적당히 고생스러운 직업 생활을 보내다 15년 간 충직한 집사 행세를 했던 '조세프'라는 남자와 눈 맞아 불꽃 섹스를 즐긴 후 고가의 은식기 세트 낭낭하게 털어 부둣가 술집 마담으로 전직하는 이야기입니다. 중간중간 셀레스틴의 과거 회상과 이웃들과의 담소, 처참한 살인 사건 따위가 자극적으로 묘사되긴 하지만 주요 서사만큼은 말씀드린 것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않죠. 이야기..

Film/Drama 2022.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