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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Horror

악마의 저주 _ 레디 오어 낫, 맷 베티넬리-올핀 / 타일러 질레트 감독

그냥_ 2024. 11. 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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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익숙한 통속극을 경쾌한 슬래셔 코미디로 전환하는 능숙한 솜씨

 

 

 

 

 

 

 

 

맷 베티넬리-올핀 / 타일러 질레트 감독,

『레디 오어 낫 :: Ready or Not』입니다.

 

 

 

 

 

# 1.

 

르 도마스 일가는 엘리트 가문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스테레오 타입의 불안과 불만을 대변한다. 각각의 스트레스는 서로에 대한 미움으로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파국 속에서도 그레이스에 의해 살해된 사람이 없는 이유다. 그레이스의 엘리펀트건이 발사되지 않는 장면은 클리셰를 비트는 장르적 장치임과 동시에, 가족의 파멸과 그녀가 무관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비밀스러운 르 베일에 의한 것도 아니다. 토니는 전통과 계약이 중요한 듯 말하지만 필요하다면 cctv를 켜고, 규칙 밖의 피고용인을 동원하는 데, 모두 자신들을 옭아매는 것이 스스로뿐임을 의미한다.

 

달콤한 허니문을 파멸로 이끈 자정의 게임이 잔인한 것은 낮은 확률의 숨바꼭질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높은 확률로 숨바꼭질을 피할 수 있고, 피해왔다는 것이다. 원래라면 그때그때 해소되었어야 할 스트레스가 차곡차곡 누적되어 눈덩이처럼 불어나다 특정한 계기를 만나 모순을 노출하며 붕괴되는 이야기다. 그레이스는 산꼭대기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친 바위처럼 불안정 평형 상태에 있던 가문에 균열을 가하는 치명적인 외력으로 기능한다. 전반부 결혼식 장면은 그녀가 가족 구성원들의 어떤 콤플렉스를 건드리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으로, 잔혹한 추격전의 기저에 흐르는 감정선을 도식적으로 나열한다.

 

 

 

 

 

 

# 2.

 

다만, 언제나 그렇듯 스트레스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스트레스란 본질적으로 리액션일 수밖에 없고, 핵심은 유발하는 원인과 응축시키는 압력이다. 화려한 저택의 사람들을 응집시킨 힘은 물론 '돈'이다. 장막 뒤에 숨은 악마가 내린 진정한 저주는 앤딩의 처벌이 아니다. 평범한 선원에게 막대한 돈을 벌게 한 것이다. 가족의 의미를 사랑과 신뢰가 아닌, 물질을 지키기 위한 방범장치로 타락시킨 것이다.

 

유쾌한 슬래셔 영화는 생각보다 더 계급론적이다. 부잣집에 시집간 가난한 며느리가 경제적인 이유로 텃새를 경험한다는 고전적 스토리의 스타일리시한 변주다. 중반부 다른 가문들에서도 비슷한 파멸이 있었다 말하는 것은 부유한 가문들은 대부분 이 탐욕의 저주에 예속된 것과 다름 아니라는 시니컬한 진단이다. 게임의 종료를 알리는 동튼 새벽은 호러 영화의 클리셰를 끌고 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가문의 실체가 세상에 드러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추악한 엘리트의 비밀주의가 세상에 폭로됨으로 인한 평판의 추락 말이다.

 

이 모든 파국이 혈통이 아닌 탐욕에 관한 것임은 가문의 사람들보다 더 처참하게 죽는 피고용인들을 통해 재차 확인된다. 그들은 가문의 일원이 아님에도 그레이스를 추적하고 고발하고 위협하다 변을 당하는 데, 이는 생각 없이 이익에 맹목적으로 복무했기 때문이다. 가정교사와 메이드가 죽어나갈 때마다 가족은 저들의 죽음으로 퉁칠 수 없냐 묻는다. 작중의 엘리트들이 피고용인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유머에 얹어 차갑게 들려주는 장면이다.

 

 

 

 

 

 

# 3.

 

최후의 순간 알렉스만큼은 바로 죽이지 않는다는 것은 흥미롭다. 그레이스에게 자신을 버리지 말아 달라 애원하다 이혼 통보를 들은 후 죽는 장면 말이다. 그 시점의 알렉스는 '부유한 르 도마스 가의 아들'과 '가난한 그레이스의 남편'이 중첩된 사람이다. 그는 아내를 공격함으로써 악마가 내린 물욕의 시험에 실패했고, 그레이스에게 이혼당한 알렉스는 온전한 르 도마스 가의 사람이 되어 파멸한다. 어쩌면 가문의 이익을 버리고 그레이스를 선택했더라면 죽음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엘리트 가문의 탐욕적 결혼문화를 비틀린 유머와 통쾌한 폭력으로 조롱한 작품이다. 과감한 스타일과 호쾌한 유머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소동을 '이혼'과 '시집 문제'로 일축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명쾌한 목표, 경쾌한 진행, 상쾌한 전개, 유쾌한 코미디, 통쾌한 마무리까지 모든 면에서 쾌활한 사마라 위빙의 영화는 결국 가족주의 교훈극이다. 영화의 제목은 숨바꼭질의 구호이기도 한 Ready or Not으로, 진정한 가족이 될 준비가 되었느냐 묻는 것이기도 하다.

 

소하지만 총과 도끼 특히, 석궁의 이미지는 작품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다양한 클래식 무기가 날뛰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재미를 주지만, 작동시키고자 하는 역방향으로 스트레스를 응집시켰다가 일거에 방출하는 냉병기의 역학적 원리는 그 자체로 영화의 내러티브를 은유하는 맛 또한 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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