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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Comedy

패러디와 떡밥 회수 _ 슈퍼 후?, 필립 라쇼 감독

그냥_ 2023. 9. 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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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패러디와 떡밥 회수.

그게 전부입니다.

진짜루요.

 

 

 

 

 

 

 

 

필립 라쇼 감독,

『슈퍼 후? :: Super-héros malgré lui입니다.

 

 

 

 

 

# 1.

 

프랑스 엉아들이 만든 B급 싼마이 패러디 코미디입니다. 우리의 주인공은 스몰 사이즈 팬티 모델 출신 무명 배우입니다. 미쿡 엉아들이 마블 유니버스로 장사하는 게 배 아팠던 돈 많은 프랑스 할머니가 BADMAN이라는 제목의 짝퉁 히어로 영화를 기획합니다. 여차저차 캐스팅되는 데 성공한 주인공은 촬영 중 집으로 돌아가다 사고가 나는데요. 거 참 공교롭게도 몸뚱이는 멀쩡하지만 기억상실에 걸리고 말았죠. 정신 차리고 보니 슈퍼 히어로 옷을 입고 있길래, 어라? 와타시 어쩌면 배드맨이었던 걸지도?

 

지가 자경단 노릇하던 슈퍼 히어로라 믿은 무명 배우는 돌아다니는 족족 사고를 치지만, 그래도 이쁜 누나야가 입 대신 작은 꼬추에 뽀뽀를 해 줍니다. 우여곡절 끝에 교통 법규를 어겨 뒤가 뚫려버린 은퇴 앞둔 경찰서장에게 잡히는 데요. 다행히 아빠네요. 등신 같은 아들을 둔 아빠는 퇴직 연금을 지키기 위해 자식을 창밖으로 내 다 버리고. 내팽개쳐진 아들은 최후의 결전을 위해 어벤저스를 소집합니다.

 

주인공은 박씨 물고 온 제비마냥 메인 빌런을 포장해 경찰서장 아빠에게 배송하구요, 진짜 독수리는 박씨 대신 다른 유명 배우의 싹퉁바가지 아들을 로켓 배송합니다. 옆 스튜디오에서 영화 찍던 톰 크루즈는 엉덩이에 총을 맞아 엎드린 자세로 망신을 당하죠. 대충 영화가 끝나가니 주인공은 정신을 차리구요, 겸사겸사 멍뭉이 키우는 전 여친과 재결합도 합니다. 공무원 퇴직 연금이 시원찮았던 아빠가 영화배우 아들에게 빌붙기 위해 자랑스럽다며 화해를 신청하는 동안. 드디어 완성된 영화 BADMAN이 상영되고, 업계 1위 PPL 청소기가 조커 꼬추를 뽑아버리며 막을 내린다. 뭐 고딴 내용의 작품 되시겠습니다. 진짜루요.

 

 

 

 

 

 

# 2.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던 스파이더맨을 패러디한 것처럼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식의 소명의식과 관련된 스토리텔링인가 생각도 해 봤습니다만, 개뿔 그런 거 없구요. 왜 하필 배트맨을 가져다 'BAD'MAN으로 만든 걸까를 생각해보려 했지만 역시나 그냥 장난질에 불과합니다. 기억, 인정 따위의 코드를 중심으로 테마를 찾으려 해도 아무것도 없었죠. 네. 그냥 아무것도 없습니다. 뭐 이딴 무근본 영화가 다 있냐 싶습니다만, 프랑스에서 배트맨은 가져다 배드맨을 만드는 영화에서 근본을 찾고 있다면 그건 십중팔구 관객이 잘 못한 겁니다.

 

기본적으론 슈퍼히어로 장르의 패러디입니다. 여타 장르들도 견적 나온다 싶으면 무지성으로 가져다 쓰고는 있습니다만, 어쨌든 근 20년 사이 나온 슈퍼히어로 영화의 클리셰를 비틀다고 있다 보니 일정한 이해도는 있어야겠죠. 그 외에 프랑스를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프랑스 영화 아니랄까 봐 프랑스 사회도 틈만 나면 돌리구요, 영화 밖의 개별적인 사건들까지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돌려 깝니다. 좋게 말하면 매운맛, 나쁘게 말하면 천박한 음담패설도 거리낌은 없습니다. 알겠으니까, 제발 거기까진 가지 마라... 라고 할 법한 순간마다 아득바득 기어들어가 굳이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고 나오는 느낌은 역시나 프랑스 영화다 싶죠.

 

 

 

 

 

 

# 3.

 

이처럼 막 나가는 영화임에도 집착적으로 공을 들이는 딱 하나의 포인트는 바로 회수입니다. 쟤 왜 저러지? 싶은 순간들, 저건 좀 이상한데? 싶은 순간들, 저건 또 뭐야? 싶은 순간들, 저 이야기는 지금 왜 하는 거야? 싶은 순간들은 반드시 후반부에 어떤 식으로든 회수되고 있죠.

 

모두 짚는 건 의미가 없을 테니 구태여 하나만 이야기해 보자면, 중반부 주인공과 우연히 만난 기자랑 스파이더맨 키스를 패러디하는 장면이 있는데요. 아래 스틸 컷의 장면이죠. 입맞추려는 찰나 바지가 찢어져 흘러내리는 바람에 영 좋지 않은 곳에 키스를 하고 말죠. 그런데 여자가 마냥 좋아하거든요? 불쾌하거나 최소한 당황스러워는 해야 맞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결말에서 여자가 당황하지 않았던 이유가 나름대로 회수됩니다. 주인공이 기억하지만 못할 뿐 두 사람이 오래도록 사귀었던 애인 사이였다는 것이었죠.

 

솔직히 매일 이런 영화를 봐야 한다면 어지럽겠습니다만, 가끔씩은 이런 싼마이 영화들이 끌릴 때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누구한테 추천까지 할 작품은 절대 절대 못 되지만, 나는 나름 낄낄 대며 봤으니 뭐 어쩌라고 싶은 영화들이랄까요. 문득 신정원 감독의 영화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말이죠. 필립 라쇼 감독, <슈퍼 후?>였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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