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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Thriller

더 클래식 _ 12인의 성난 사람들, 시드니 루멧 감독

그냥_ 2021. 2. 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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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짧게 하겠습니다. 얼른 써 놓고 자기 전에 한번 더 볼꺼거든요.

 

 

 

 

 

 

 

 

'시드니 루멧' 감독,

『12인의 성난 사람들 :: 12 Angry Men』입니다.

 

 

 

 

 

# 1.

 

명성이야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만,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도 제법 오랫동안 미뤄뒀던 영화입니다. 고전 영화도 나름대로의 맛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특유의 이물감이 관람을 짐짓 주저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연출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히치콕' 감독의 영화들만 하더라도 부분적으로나마 어색한 점이 느껴될 정도니, 이건 뭐 어쩔 수 없는 거라 봐야 할 겁니다.

 

 

 

 

 

 

# 2.

 

하지만 이 영화는 다릅니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작품입니다.

 

대부분의 고전영화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뭘 하고 싶었는지는 충분히 유추할 수 있으나 기술적-경제적 한계 혹은 패러다임의 차이로 인한 낡은 표현'들이 전혀 발견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제가 본 모든 영화들 가운데 "시대를 초월한다"는 의미의 Classic 이란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가장 잘 증명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입니다.

 

 

 

 

 

 

# 3.

 

대사만으로 조져냅니다. 찰진 대사를 미친 듯이 쏟아내는 수다쟁이 '타란티노' 감독마저도 어찌 되었든 영화의 최종적 재미는 스타일리시한 액션에 의존한다는 걸 생각할 때, 대사만으로 이 정도의 긴장감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은 가히 엽기적인 성취라 할 법합니다. 무려 12명이나 되는 성난 사람들이 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한 좁은 공간에서 끊임없이 뒤엉키고 있음에도, 간단한 회상씬 하나 없이 오로지 말과 몇몇 증거와 컷 구성만으로 영화의 맥락을 완벽하게 풀어내는 걸 보노라면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 4.

 

관객을 상황 안으로 최대한 파고들게 만드는 무지막지한 롱테이크와, 개성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캐릭터 배치와 분배 그리고 균형. 사이사이 장르적 효과의 공백을 정확히 메우는 알토란 같은 메타포들과, 관객 경험을 조율하는 적절한 맥거핀. 각 인물이 대변하는 캐릭터성과, 이들이 의견을 조정하고 취합하는 동안의 이성적-감성적 전개와, '헨리 폰다'를 필두로 한 위대한 이름들의 위대한 연기들과, 섬세한 장르 변화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연극 풍의 연출까지. 모두 명확한 정치·사회적 주제의식이라는 목적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소집됩니다.

 

오롯이 시나리오의 힘만으로 말이죠. 크~

 

 

 

 

 

 

# 5.

 

물론 주인공이 증거물과 같은 모양의 칼을 미리 사왔다거나, 논리의 허점은 대충 변호사가 후지다고 넘어간다거나, 적당히 필요한 증거들 모두 배심원들이 친절하게 대령하는 식의 다소 편의적인 전개가 있기는 합니다. '데이비드'의 무죄 선언으로 인해 11:1이었던 구도가 10:2로 돌아서는 순간부터 결국 모두 무죄로 돌아서게 되리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볼 수밖에 없는 영화라는 점 역시 단점이라면 단점이라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전자의 문제는 회상이나 재연 없이 풀어가고자 하는 영화로서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이해할 여지도 있습니다. 역으로 '범죄 스릴러'가 작위적인 전개와 공개된 결말이라는 차포를 떼고 싸움에도 충분히 재미있다는 건 되려 장점처럼 보이기도 하구요.

 

 

 

 

 

 

# 6.

 

너무 호들갑을 떠는 것 같으신가요? 뭐, 그럴 수도 있겠죠. 제가 <헤이트 풀 8>과 같이 통제된 공간 속 다수의 인물들이 치밀하게 지지고 볶으며 조립되는 작품을 유독 좋아하기 때문일 수도 있긴 합니다.

 

다만 취향만 맞으면 너무나도 맛있는 영화라는 건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분야 끝판왕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60년도 더 전의 흑백영화라고, 모르는 배우들이 너무 많다고, 회상이나 액션이 없어서 밋밋할 거 같다고 생각하신다면 큰 오산입니다. 스릴러의 긴장감을 좋아하신다거나 맛깔스러운 대사의 풍부함을 사랑하신다면 일단 보세요. 저처럼 2트를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실걸요? '시드니 루멧' 감독, <12인의 성난 사람들>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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