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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Thriller

천재사용설명서 _ 더 프로디지, 알렉스 호게이 / 브라이언 비달 감독

그냥_ 2021. 2. 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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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2018년에 개봉한 테일러 실링 주연, 니콜라스 맥카시 감독 작 <프로디지>에 대한 글이 아닙니다.

그보다 한해 앞서 개봉한 동명의 다른 작품에 대한 리뷰죠.

 

 

 

 

 

 

 

 

'알렉스 호게이', '브라이언 비달' 감독,

『더 프로디지 :: The Prodigy』입니다.

 

 

 

 

 

# 1.

 

영화뿐 아니라 대부분의 서사 중심 창작물에서 가장 만들기 어려운 캐릭터를 꼽으라 한다면 단연 1순위는 천재 캐릭터일 겁니다. 여타 모든 종류의 캐릭터들과는 달리 설정이나 연출로 적당히 뭉개고 넘어갈 수 없기 때문이죠.

 

슈퍼맨보다 더 쎈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면 그냥 쎄다고 하면 됩니다. 까짓 거 한 대 맞자마자 날아가는 슈퍼맨을 보여주기만 해도 설득은 충분하죠. 플래시보다 더 빠른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면 플래시를 앞지르는 모습만 연출하면 됩니다. 졸라 짱 쎈 보석 달린 장갑이 있어서 그걸 끼고 손가락만 튕기면 죄다 우수수 죽어나간다. 라는 감독의 설정 앞에 관객이 할 수 있는 거라곤 받아들이는 것 밖엔 없습니다.

 

하지만 천재 캐릭터만큼은 다릅니다. 다른 모든 종류의 설정은 영화 안에 있는 상대 캐릭터를 압도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만 지적 캐릭터만큼은 스크린 밖의 관객을 압도해야만 설득할 수 있는 설정이니까요.

 

해당 인물이 얼마나 똑똑한 지는 똑똑함을 증명하는 '내용'으로 밖에 설득되지 않는데요. 불행히도 정작 그 천재적인 똑똑함을 창작해야 할 감독은 평범한 인간일 뿐이죠. 따라서 감독 입장에서 관객이 혀를 내두를 만큼의 똑똑함을 짜내기란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물론 대단히 특출난 몇몇의 감독들은 긴 시간을 시나리오에 투자해 천재를 설득하기도 합니다만 그런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죠.

 

 

 

 

 

 

# 2.

 

영화는 평범한 감독들이 천재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동원하는 꼼수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반도 채 되지 않아 누구나 눈치챌만한 소소한 메시지 정도를 제외하면 평범한 감독이 천재 캐릭터를 설득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기초적 방법론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확인할 수 있다. 정도가 작품의 최대 의의라 할 수 있을 정도죠.

 

함께 짚어봅시다. 우선 ⑴ 다양한 직군의 전문가를 모아놓고 그 사람들이 호들갑 떨며 쩔쩔매는 모습을 보여주면 손쉽게 천재의 체면을 살릴 수 있을 겁니다. ⑵ 회의주의적 성격의 거만한 사이코패스 기믹을 보조적으로 얹어 냉혈한 같은 이미지를 더하면 더욱 효과적이겠죠. 대체로 이런 캐릭터들은 ⑶ 하루 온종일 손으로 굴리는 스피너나 척척 맞춰내는 루빅스 큐브 혹은 체스 같은 고상한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영화에 접어들면 ⑷ 감독이 만든 설정을 캐릭터가 미리 들어 알고 있다는 듯 읽게 만들고 맞은 편 상대방으로 하여금 놀라는 연기를 주문합니다. 혹 그걸로 부족하다 싶으면 아예 ⑸ 이후 전개될 서사를 통째로 읊어버리게 만들기도 하죠. 이를테면 '누가 들어오겠군!' 하면 들어오고 '누가 죽겠군!' 하면 죽는 식으로요. 정 안 되겠다 싶으면 ⑹ 냅다 사이코메트리 계열이나 염동력 따위의 초능력을 얹어버리기도 합니다. 뭐가 되었든 영화의 결말에서 천재 빌런이 지능으로 발리게 할 순 없으니 대충 ⑺ 감성적인 사랑의 힘 정도로 정리되겠죠.

 

 

 

 

 

 

# 3.

 

놀랍게도 그대~~로 영화가 데굴데굴 굴러갑니다.

 

말씀드린 일곱 가지 방법론을 하나하나 짚다가 영화가 막을 내리는 진풍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다양한 직군의 멤버가 모여 호들갑을 떠는 가운데 감성적인 심리학자 지미가 면담을 들어가구요. 영재 엘리는 지미라는 주인공 캐릭터의 설정과 이후 전개를 시니컬한 표정으로 줄줄 읊어 놓습니다. 앨리는 회의적 성격의 거만한 사이코패스구요, 지미와 엘리는 중반부 적당히 체스를 한판 둡니다. 결말에서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염동력이 등장해 사람과 책상을 이리저리 날려버리구요, 마지막 죽기 직전에 사랑의 힘으로 구원받으며 끝납니다. 여러모로 놀라운 영화죠? '알렉스 호게이', '브라이언 비달' 감독, <더 프로디지>였습니다.

 

 

 

 

 

 


 

* 본 리뷰는 전문적이지 않은 일반인이 작성한 글이며, 상당 부분에서 객관적이지 않거나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이 가지는 의의의 최대치는 "영화를 좋아하는 팬 중 단 1명의 견해"에 불과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모든 리뷰는 영화관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WatchaPlay, Netflix, Google Movie 등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매한 영화만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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