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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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 5

왓포드 역배 _ 습도 다소 높음, 고봉수 감독

# 0. 무더위의 짜증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라면 [습도 높음] 정도로도 충분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작품의 제목은 습도 [다소] 높음.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거겠죠. '고봉수' 감독, 『습도 다소 높음 :: The rain comes soon』입니다. # 1. 영화관을 공습하는 빌런들의 영화입니다. 영화판을 사수하는 어벤저스의 영화입니다. 이율배반적인 설정이 캐릭터 쇼에 풍성함을 더합니다. 에어컨도 돌아가지 않는 텅 빈 영화관을 박봉에 홀로 지키는 '찰스'를 모두가 무자비하게 괴롭힘에도, 마냥 불쾌한 것이 아니라 찡하고 짠한 건 본질적으로 이들이 미운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죠. 각각은 영화 상영이라는 사건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일상, 이를테면 아르바이트라거나 소개팅, 결혼 준비, 무료 음료수 따위를..

Film/Comedy 2022.01.12

내일도 날씨는 맑음 _ 병훈의 하루, 이희준 감독

# 0. 오염 강박과 공황 장애를 앓고 있는 병훈은 남들에겐 별일 아닌 숙제를 전쟁처럼 치러낸다. 하루의 끝에는 그를 위한 진짜 선물이 있었다. 병훈은 늘 가지고 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제대로 보지 못했던 선물을 재발견하고 이 순간에 감사를 느낀다. '이희준' 감독, 『병훈의 하루 :: Mad Rush』입니다. # 1. 이희준 감독 작품입니다. 이희준이란 이름은 배우밖에 모르신다구요? 네, 그 사람 맞습니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 '병훈'의 하루입니다. 시나리오 특성상 메시지는 주인공을 묘사하는 방식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고 묘사의 완성도는 다시 배우의 연기력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역할을 담당한 배우가 바로! 이희준이죠. 감독도 하고 주연도 하는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

Film/Drama 2021.08.04

김종관의 영화세계 _ 최악의 하루, 김종관 감독

# 0. 감독 김종관의 영화입니다. 김종관 감독, 『최악의 하루 :: Worst Woman』입니다. # 1. 골목길입니다. 물리적인 '방향성'과 다양한 골목들의 '보편성'과 좁은 곳을 파고드는 '탐구성'의 이미지입니다. 폭이 있는 도로를 구태여 한 곳으로 몰아 잘라버릴 정도로 감독은 좁고 깊은 길을 집요하게 묘사합니다. 한 일본인이 골목길을 걷습니다. 길가에 앉은 할머니가 엄한 외국인을 보며 다른 사람을 찾는 것은 이 인물에게 겉으로 보이는 모습 외에 다른 함의가 있음을 암시합니다. 길을 걷다 말고 공사장의 구멍을 들여다보는 장면 역시 이 인물이 무언가 혹은 누군가의 속을 들여다보게 될 인물임을 암시합니다. 한예리입니다. 레슨을 진행하는 교수가 연기하는 동안 그녀는 거울을 등지고 앉아 있습니다. 거울은 ..

Film/Romance 2021.06.15

영화 - 배우 = 0 _ 마약왕, 우민호 감독

# 0. 벌써 2018년도 다 지나갔네요. 야심한 밤, 미떼 광고 속 아저씨들처럼 스웨터 차림에 핫초코 한잔 뽑아 들고 창가에 서서 지난 한 해를 떠올려 봅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2017년은 아마도 김수현 주연 의 광풍이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간 해로 기억되시겠죠. 곱게 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날 모텔로 향하는 커플을 본 솔로의 마음처럼 너덜너덜 해진 팬들에게, 12월 끝자락에 혜성같이 나타난 장준환 감독의 은 1달 만에 뽑기 성공한 무신사 할인 쿠폰처럼 따뜻하셨을 겁니다. 다행히 올해 2018년은 과 같은 인피니티 건틀렛 장착한 타노스가 나타나진 않았습니다만, 슬프게도 유례를 찾기 힘든 망작의 다단 히트에 멍든 한 해로 기억됩니다. 관상과 이승기 팬덤 빨로 날로 먹으려다 체한 이..

Film/Thriller 2018.12.20

방치된 사람들에 대한 진중한 시선 [미쓰백, 이지원 감독]

영화는 소외된 사람들의 상처, 그리고 그 모두에 대한 연민을 이야기합니다. 주요 인물들은 모두가 소외되고 고립된 사람들입니다. 미쓰백과 지은은 물론이거니와, 미쓰백에게 절망적인 유년기를 물려준 엄마 정명숙, 심지어 지은의 아비 김일곤과 그 애인 주미경도 악인이긴 하지만 어찌 되었든 의지할 곳을 상실한 사람들이죠. 그들의 서로에 대한 폭력과 냉소의 연쇄, 대물림의 참상이 이어집니다. 그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에 대한 감독 나름의 대답을 이야기의 형식으로 풀어갑니다. '이지원' 감독,『미쓰백』 입니다. 지옥같은 연쇄를 끊어낼 수 있을까 감독은 사각지대에 방치된 위태로운 삶을 이야기합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상처받은 인물들 사이사이로 각자의 일상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

Film/Drama 2018.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