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 이제 다시는 싫어. 웃는 것도 싫어졌네.이제 다시는 싫어. 웃는 것도 싫어졌네. 정수지 감독,『이름 없는 다방에서 :: Heyday』입니다. # 1. 레트로 잡지와 오려 모은 스크랩. 십수 년은 더 돌아갈 금성사 선풍기. 한 장씩 뜯어 넘기는 달력. 엔틱 가구와 레이스 커튼. 둥근 다이얼의 전화기. 무자비한 괘종시계. 푹신하면서 불편했던 신기한 소파. 이젠 생소해져 버린 커피 배달.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던 보자기. 때 묻은 팔토시. 분홍색 머리띠. 노란색 드레스. 노른자 한 알 곁들인 모닝커피. 200자 원고지 위 사각거리는 연필 소리. 꼬깃한 종이에 수기로 쓴 주소. 팔각 성냥. 담배 연기. 이 모든 것들로 어우러진 1986년의 이름 없는 다방. 우리의 다방은 당신의 스타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