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세요? :)

늦은 저녁 맥주 한 캔을 곁들인 하루 한편의 영화, 그리고 수다.
영화 이야기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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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문 3

고작 8분 _ 싱크 앤 라이즈, 봉준호 감독

# 0. 고작 8분. 봉준호 감독, 『싱크 앤 라이즈 :: Sink & Rise』입니다. # 1. 거칠고 위태로운 인물의 카리스마. 모험 혹은 도박.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골라봐". 허구적 풍요. 삶은 달걀. 매혹적인 롱테이크. 시선과 호기심을 지배하는 샷 전환. 평범한 공간을 구분해 미학적으로 재해석하는 고유의 시선. 입체감을 조작하는 카메라 워크. 압도적인 개방감으로 정의되는 한강이라는 환경. 프레임 인 앤 아웃의 능수능란한 활용. 천 원의 함의. 뜬금 영어와 일본어, 그리고 "내 딸 너 준다". 콤플렉스를 다루는 방식과 풍부한 감정 변화. 돈 주고 산 달걀을 한강에 내버리는 아이러니. 특수 계란과 "아빠 안 믿지"의 페이소스. 다친 다리의 디테일. "우린 다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여"라는 공격적 ..

Film/Drama 2022.07.18

위령제 _ 후쿠오카, 장률 감독

# 0. 여긴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장률' 감독, 『후쿠오카 :: Fukuoka』입니다. # 1. '제문'의 헌책방입니다. 켜켜이 쌓인 헌책은 오랜 시간에 걸친 누적의 산물입니다. 책방은 축적된 기억의 공간이자 관념의 공간입니다. 환청이 들립니다. 이름 모를 남자의 목소리입니다. 모든 정보는 이라는 형태로 구체화되어 있지만 남자의 목소리만큼은 순간 휘발되어 사라지는 에 머물러 있습니다. 제문이 전화를 걸어 해효의 소식을 묻는 동안 소담은 책방 깊숙한 곳에 숨겨진 하얀색 을 꺼내 듭니다. 등의 형상은 책방에 있는 것이라기엔 이질적입니다. 밝고 선명하며 장식 없이 둥근 모양입니다. 완전하고 원형적이며 순수합니다. 소담은 묻습니다. "아저씨, 이런 거 좋아해요?" 제문과 소담이 20년 넘게 연락하지 않..

Film/Drama 2021.06.21

영화 - 배우 = 0 _ 마약왕, 우민호 감독

# 0. 벌써 2018년도 다 지나갔네요. 야심한 밤, 미떼 광고 속 아저씨들처럼 스웨터 차림에 핫초코 한잔 뽑아 들고 창가에 서서 지난 한 해를 떠올려 봅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2017년은 아마도 김수현 주연 의 광풍이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간 해로 기억되시겠죠. 곱게 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날 모텔로 향하는 커플을 본 솔로의 마음처럼 너덜너덜 해진 팬들에게, 12월 끝자락에 혜성같이 나타난 장준환 감독의 은 1달 만에 뽑기 성공한 무신사 할인 쿠폰처럼 따뜻하셨을 겁니다. 다행히 올해 2018년은 과 같은 인피니티 건틀렛 장착한 타노스가 나타나진 않았습니다만, 슬프게도 유례를 찾기 힘든 망작의 다단 히트에 멍든 한 해로 기억됩니다. 관상과 이승기 팬덤 빨로 날로 먹으려다 체한 이..

Film/Thriller 2018.12.20